그래서 가볼려고 합니다.
갔다온 소감을 미리 말씀드리자면 돌로미티 여행중에 스위스 생각이 안나더라고요.
스위스는 워낙 고물가로 또 갈 엄두가 안난다면
돌로미티는 여건이 된다면 또 가고 싶습니다.
알베르토가 무슨 심정으로(속으로는 피를 토할거 같겠죠) 저렇게 말한건지 이해가 가고 공감합니다.
오직 잠만 자기 위한 저렴한 숙소인데도 미식의 나라 이탈리아답게 조식부터 화려합니다.
항상 먹던 빵 잼 우유 버터 햄 베이컨 요거트인데도 종류별로 가짓수가 하나씩 더 많고 후식용 빵도 달달하니 맛있습니다.
어제 대중교통으로 "이게 이탈리아?" 에서 "이게 이탈리아!" 로 바뀝니다.
오늘 일정은 돌로미티의 동쪽 거점인 코르티나 담페초(Cortina d'Ampezzo)입니다.
잠시 돌로미티 지역을 먼저 설명하자면 돌로미티는 크게 동부와 서부 지역으로 나눠져있습니다.
이 둘 사이는 딱 붙어있고 거리도 가깝지만 정 중앙에 큰 산맥으로 가로막혀 있어 오고가는데 매우 불편합니다.
그래서 대중교통도 거의 없다시피 하기 때문에 동부와 서부는 거점 도시가 각각 다릅니다.
나중에 후술하겠지만 순수하게 동부에서 서부로 넘어가는데 4시간이 넘게 걸리더군요.
서부의 거점 도시는 돌로미티 입구에 위치한 볼차노(Bolzano) 혹은 좀 깊이 들어가면 있는 오르티세이(Ortisei) 두곳이 있으며
동부의 거점 도시는 코르티나 담페초. 오늘의 목적지가 있습니다.
(물론 다른 마을에 거점을 잡아도 되지만 유명한 곳은 이유가 다 있는 법입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코르티나에서 2박, 오르티세이에서 2박입니다.
코르티나 담페초는 돌로미티 지역 동쪽의 거점 도시로서 접근하기 위해서는 베네치아에서 올라가는게 가장 좋습니다.
조식먹고 바로 이동합니다.
베르나역 앞의 동상이 인상적이네요.
워낙 화려해서 게임 홍보용 동상인가 했는데 어떤 전시회 홍보용인거 같더라고요. 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전날 탔던 낡은 이탈리아 기차가 이상했던 것인지 이번에 탄 기차는 매우 깔끔하고 좌석도 넓고 핸드폰 충전도 잘 되네요.
이제 베네치아 "중앙역"에서 내려야하는데요. 중앙역 같은데 사람들이 아무도 안내립니다.
한도시의 중앙역에서 사람이 아무도 안내린다고? 그럴리가 없죠.
그래서 여기가 아닌가보다 하고 앉아있었죠.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
정신 차려보니 바다를 건너고 있는거 아니겠습니까?
많이도 아닙니다. 딱 한정거장입니다.
많이 당황스러운 상태에서 종점인 베네치아 산타 루치아 역에 내렸습니다.
산타루치아 역은 우리가 베네치아 하면 생각하는 그 베네치아 "섬"의 역입니다. 베네치아 관광할려면 여기를 와야만하죠.
그러니 그 많은 사람들 관광객들이 산타루치아 역에서 내리지 중앙역에서 안내리죠.
여유 시간이 있다지만 예약한 버스 시간이 많이 남지도 않았고 사람은 너무 많고 매표소는 안보이고
결국 고민하다 기차 안에서 검표원에게 표를 끊어야겠다 생각으로 바로 중앙역으로 가는 기차에 올라탔습니다.
한정거장 차이라서 그럴까요. 그렇게 자주 많이 보이던 검표원이 안보이더라고요.
덕분에 무사히(?) 중앙역 도착...
여러분 지도 잘 보고 다닙시다.
코르티나 담페초행 버스 타러 가는 길에 뒤돌아본 중앙역입니다.
중앙역이라는 말이 무색하고 작고 초라한 역이더라고요.
버스 정류장입니다. 역에서 거리가 꽤 있네요.
와보니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버스 터미널 느낌입니다.
코르티나 담페초로 데려다줄 버스입니다. 예약이 꽉 차서 현장에서 못타는 분들이 꽤 많더군요.
예약을 해서 다행입니다.
근데 좌석이 유난히 좁네요. 불편.
베네치아에서 코르티나까지는 약 1시간 30분 거리.
신나게 달려갑니다.
그런데 가는 길이 알프스 산맥속으로 들어가는데도 기대보다 심심합니다.
바위 색이 달라서 스위스와 다른 멋이 있습니다.
뾰족뾰족한 거친 모습이 멋있습니다.
2박 예정인 숙소입니다. 시내에서 걸어서 30분 거리지만 길이 멋있어서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인도가 있다 없다해서 위험한 느낌이 들었는데요.
나중에 알고보니 사람이 다니는 길이 숲쪽에 따로 있더라고요.
이걸 몰라서 위험한 차도 옆으로 왔으니...
체크인을 하고 케이블카 하나 타러 갑니다. 가까우니 설렁설렁 걸어갑니다.
프레치아 넬 시엘로(Freccia nel Cielo) 케이블카.
정상까지 3개의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수 있는 곳입니다. 정상은 3244m 의 시마 토파나(CIMA TOFANA) 입니다.
여기서 돌로미티 슈퍼썸머 카드 5일권을 구입합니다.
돌로미티 지역의 거의 모든 리프트를 이용 가능한 카드인데요.
아쉽게도 버스나 기차 같은 대중교통까지는 무료가 아닙니다.(!!!)
스위스 융프라우VIP 패스만큼 비싼 가격이긴 하지만 커버하는 범위가 훨씬 넓은걸 감안하면 구매할만합니다.
하지만 트레킹을 많이 하는 분들은 케이블카 이용 횟수가 적기에 잘 계산해야 값어치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하루이틀 돌로미티 여행할거 아니라면 일단 사는게 최고입니다.
올라갔던 케이블카를 또 타기도 좋거든요.
너무 멋진 전망을 감상하며 올라갑니다.
지금까지 탔던 케이블카들 중에서 전망이 두번째로 멋진거 같습니다. (첫번째는 프랑스 몽블랑의 파노라믹 케이블카)
스위스는 뭔가 둥글둥글한 거대한 바위가 있는 느낌이라 정적이라면 돌로미티는 거친 바위가 뽀족하게 서 있거나
평평하게 누워있는 듯한 느낌이 역동적입니다.
특히 마지막 구간에서 급경사로 올라가는데 저 절벽이 바로 코앞까지 오는듯한 느낌도 멋있고
마치 용암이 흘러내린듯한 바위도 멋졌습니다.
정산의 전망대에 도착.
사진에 이 풍경을 다 담을수 없다는게 야속합니다.
이제 내려가봅니다.
마을로 바로 안내려가고 중간 정류장에 내려서 주변을 둘러봅니다.
이곳도 풍경이 환상적입니다.
풀 한포기도 드문 황량이 이 모습이 왜 이렇게 멋질까요?
여기서 한국인 한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마지막 구간의 케이블카가 어제 오픈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코르티나 마을 안에 있는 팔로리나(Faloria) 케이블카가 오픈한다네요.
스위스를 먼저 갔다와서 다행이지 하마터면 손가락만 빨뻔 했네요.
그런 이야기 들으니 마을 내려가기 서운합니다.
또 올라가봅니다.
마지막 곤돌라 타고 내려오죠.
올라와보니 아까는 못본 하리보 곰돌이를 누가 올려놨습니다.
귀여워서 한장.
고산들 사이에 자리 잡은 작은 도시 코르티나 담페초가 보이네요.
해발 4천미터 산들을 보다 이렇게 보니 돌로미티가 참 아담(???)해 보입니다.
마지막 곤돌라를 타고 내려와 저녁을 먹으러 마을로 돌아가는 길에
행사 안내판이 하나 보입니다.
막 도착했을때 정신 없어서 잘 몰랐는데 이제 생각해보니 어떤 행사 혹은 경주를 하는 거 같습니다.
어쩐지 숙박비가 유난히 비싸다 싶었죠.
마을 중신에 있는 평점 높은 식당.
그런데 들어가고 나서 알았는데 피자는 안팔더라고요.
코르티나 담페초 현지 맥주.
라자냐
스파게티
가볍게 먹고 나왔는데 솔직히 평점에 비해서 맛은?
주문을 잘못한거 같기도 하고 배는 부르고 스파게티는 좀 밍밍한거 같기도 하고...
이탈리아 왔으니 후식으로 젤라토는 먹어줘야죠.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많고 맛있네요.
이렇게 돌로미티 첫날이 지나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