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IT쪽에 이런 게 있었음. 저성능, 저전력 컴퓨터를 개발해서 제3세계에 뿌려 그 지역 정보접근성을 향상시키자는.
그래서 실제로 엄청 값싼 컴퓨터가 개발되었고, 자금도 모였는데... 실현되지는 않았음. 그 이유가 씁쓸한데, 일단 엄청 싸게 만들었다고 해도 저개발국가 수준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웠음. 그리고, 기부를 받아서 제공한다고 해도 불안정한 정세 때문에 필요한 계층, 그러니까 어린 학생들에게 전달되지도 못하고 빼돌려진 게 많았음. 무엇보다 인터넷 연결이 필요했는데, 이걸 감당할 국가역량이 여의치 않았고.
여기까지가 2000년대 이야기임.
2010년대가 되자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이 대중화되기 시작했음. 물론 이 비싼 물건이 그 때라고 특별히 싼 가격은 아니었으니 앞서 말한 저개발국가들에는 그림의 떡이나 다름 없었지. 그런데 여기서 의외의 기회가 발생했음. 그건 잘 사는 나라 사람들이 신기술의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새 스마트폰을 샀다는 거지. 그리고 전에 쓰던 중고 스마트폰이 시장에 풀리게 되었음. 상당한 고성능의 경량/저전력 초미니 컴퓨터가 싼 가격에 등장하게 된 것이지.
그리고 이 중고 스마트폰들이 저개발국가에 보급되면서 정보접근성이 비약적으로 향상됨.
지금은 베글의 내용처럼 아예 저가형 스마트폰들도 나오고, 저개발국가들도 유선망 대신 비교적 구현이 가능한 무선인터넷 환경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음. (원래 이동통신 개발에 적극적인 나라들이 북유럽이었던 것도 일맥상통함. 유선망 집집마다 깔고 관리하는 것보다 무선망이 더 편했거든)
예상치 못한 전개지만, 그럼에도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게 참 재미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