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국민학생이었고 편도선 절개수술을 했었음
수술이 끝나고 모친이 보호자로 옆에 앉아있고 나는 마취가 깨고 나서 몽롱한 상태였는데 목이 갑갑하고 가래가 자꾸 나오려고 하는데 가래는 뱉으면 안된다고 엄마가 하시는거임
봉합한 자리 터질지도 모른다면서
엄마몰래 쓰래기통에 가래를 뱉음 목이 너무 갑갑했거든
근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주먹만한 핏덩어리가 목구멍에서 울컥하면서 튀어나옴
토사물 뱉어내듯 식도를 너무 커다란게 갑자기 나오니까 눈물 찔끔 나왔고 눈을 다시뜨고 주먹만한 선지덩어리를 보니까 그무렵 책에서 봤던 심장은 자기 주먹만하다는 글이 생각남
그래서 나는 심장이 튀어나올만큼 놀램
당시에는 진짜 심장인줄ㅋㅋㅋ
문제가 뭐였냐면 수술후에 봉합이 제대로 안되어서 혈액이 식도로 조용히 계속 넘어가고 있었던거
그게 뭉쳐져서 6시간동안 선지처럼 된거 였음
다시 수술대에 누워서 급히 국부마취만 하고 재봉합을 해야하는 상황인데
위장에 혈액이 가득 차있고 지금도 넘어가고 있는데 편도선 위치를 마취주사로 찌르면?
당연히 구토반사 일어나서 발작적으로 토함
주사바늘으로 찌르고 토하고 찌르고 토하다가 지쳐서 늘어져서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는데
배꼽이 보인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꼽에 피가 차서 옆으로 흐르고 있더라고
그때 무슨생각을 했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나는데 드라큐라가 배탈나면 나처럼 토하려나 하는 생각을 했던거 같음
이 글을 쓴 이유는 어제쯤 문득 기억난게 10살짜리 애새끼가 갑자기 꺽꺽거리며 웃는걸 보던 의사와 간호사의 눈이 기억났음
30년이 지났지만 마스크쓴 두사람이 동그랗게 뜬 눈이 아직도 기억남
의료진 : (우리가... 뭔가 감당할 수 없는 것을 깨워버린건 아닐까...?)
으악.... 무서워
내면에 잠들어있던 신앙심이 깨어나는 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