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시 (부- 웃자(14))
사랑 말고는 뛰지 말자
가뿐가뿐
바람같이
바람아!
누운 풀잎들 위를 내용 없이 지나
강으로 가자.
바위들이
말을 버리며
산을 굴러내려와
강가에 우뚝
서면
산 넘어 구름이 얼마나 홀가분하고
좋을까.
사랑 말고는 뛰지 말자.
아직은 생명이 다 오지 않은
마른 풀밭에
햇살이 부서져 튀는
봄날에는
환장하고
미치면 된다.
장작불 때는 무쇠솥에서
뜨거워 훌훌 뛰는
참깨를 보았느냐.
사랑 말고는
뛰지 말라.
사랑 말고는 뛰지 말자
김용택,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