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그먼 교수는 지난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직후 코로나19 대책으로 1조9000억 달러(약 2500조원)의 부양책을 마련한 데 대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적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그는 대규모 부양책이 경기와 고용을 일시 과열시킬 수는 있어도 물가를 급격하게 끌어올리지는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고용과 물가간 상관관계는 끊겼고, 미국인들이 정부지원금을 받더라도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하기 위해 소비보다는 저축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겁니다.
그 믿음이 낳은 이론이 현대화페이론(MMT)이었습니다. MMT이론은 발권력이 있다면 아무리 돈을 찍어도 인플레이션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가정합니다. 경제학자들은 MMT 이론을 곧바로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지지자는 점점 늘어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움직임은 지난 6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발표되면서 바뀌었습니다. 물가상승률은 9.1%를 찍었고 40년만에 고물가가 재현됐습니다.
폴 크루그먼의 반성은 여기서 시작됩니다. 코로나19가 바꾼 세상을 생각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코로나19라는 감염병은 글로벌 공급망을 뒤흔들었습니다. 이동에 제한이 생기면서 이민자가 감소하고, 보조금을 받은 사람들이 조기퇴직을 선택하면서 인력난이 생겼습니다. 반면 소비자들은 코로나19로 대면활동이 어려워지자 온라인을 통해 상품구매를 늘렸습니다. 생산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생산은 줄고 소비는 늘었으니 가격이 뛸 수 밖에요. 자동차는 계약을 해도 출고까지 1년이상을 기다려야 합니다. 돈을 줘도 상품을 못구한다니요. 코로나19 이전에는 쉽게 상상하지 못했던 상황입니다.
코로나 19는 밀레니엄 이후 구축했던 지난 20년의 경제학을 무용지물로 만들었습니다. 돈이 없지 상품은 넘쳐났던 세상이 돈은 넘쳐나지만 상품이 없는 세상으로 바뀐 겁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이 ‘뉴노멀’로 굳어지게 될까요?
너무 많이 풀린 화폐 -> 화폐가치 하락 -> 원자재 가격 폭등 -> 폭등한 원자재 때문에 유통 + 제조단가 상승 -> 물가 상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