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게임은 데드 바이 데이라이트이다.
숨바꼭질 게임인데 거기에 슬래셔 무비의 모티브를 갖다 붙인 독특한 게임이다.
* 원래 공포 겜을 진짜 싫어한다.
무서움을 잘 타는 것을 넘어서 공포 게임이라는 거 자체에 회의감이 있다.
그것도 있고.
아무리 가상의 공간이라지만 생존자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발전기 수리하는 모습은
온천에서 원숭이들이 털 골라주는 것도 아니고, 너무 이상하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살인마 위주로 플레이 하였다.
* 본 게임은 살인마에게 굉장히 가혹한 구조를 띄고 있다.
슬래셔 무비고 뭐고 근간이 숨바꼭질, 술래잡기인지라 살인마의 앞길은 가시밭길이다.
어릴 때 했던 놀이에서 술래가 즐거웠던 기억이 별로 없다. 이것도 마찬가지다.
생존자들은 미칠 듯한 피지컬로 둥글게 둥글게 놀이를 하며 살인마를 왕따 시킨다.
같이 놀자고 울고 불고 매달려 봐도 소용없다. 그들은 가차없이 나무 판때기로 길을 막고
뭣 좀 하려 치면 후레쉬로 눈뽕을 날린다. 기껏 붙잡아도 이응! 하면서 등에 칼을 꼽는다.
간신히 한 명 갈고리를 걸면 생선 가게에 고양이 출몰하는 것마냥 생존자들이 서성거리기 시작하는데
공포가 따로 없다.
종국엔 다들 출구에 모여서 엉덩이를 들썩들썩하며 구애의 춤으로 마무리를 짓는다.
* 퍽이니 에드온이니 뭐니 하는 것들도 은근 거슬린다.
사소한 능력치 추가를 떠나서 갑자기 부스터 쓰면서 쌩하니 도망친다거나, 붙잡혀도 허잇! 하면서 탈출한다거나,
눈에다가 태양권을 쓴다거나 하는 정신 나간 기능들이 판을 치는지라 양민은 살아 남을 수가 없는 곳이다.
PVP 게임이라면 모름지기 즐거움의 순간이 존재해야 한다. 롤을 예로 들면 CS를 하나씩 먹을 때마다
차랑 하는 소리가 나면서 돈이 쌓인다. 차곡 차곡 모아서 비싼 아이템을 구매할 때도 즐겁고, 게임이 안 풀려도
중요한 스킬 한 방만 맞춰도 나름의 재미가 있다.
오버워치의 경우는 공격군, 돌격군, 지원군의 역할에 따라 팀에 기여하는 만족도가 존재한다.
공격군이면 딜링을 하고 킬 따는 재미, 돌격군을 적을 마크하는 재미, 지원가는 피만 채워도 그 자체로 즐겁다.
이런 사소한 재미의 포인트는 승패에 관련 없이 행위 그 자체로 즐겁게 다가오는이다.
* 하지만 이 게임에는 그런 사소한 재미의 포인트가 존재하지 않는다.
승패조차 무의미해서 다들 포인트 벌이에 혈안이 되어 있다.
그 포인트 벌이마저 즐거움이 되지 못 하는지 생존자들은 갖은 방법을 총동원하여 살인자들을 골려 먹기에 바쁘다.
얼마나 고인물화가 심각한지 생존자로 플레이하다가 싹 다 털리고 나만 살아 남았는데,
안쓰러웠는지 나를 발전기로 끌고 가서 강제 노역을 시키더라. 점수 벌으라고.
스샷의 빨간 불빛이 살인자가 뒤에 있다는 의미이다. 뉴비인 나를 나름 배려한답시고 한 거겠지만
오히려 더 비참하더라.
* 생존자는 무섭기도 하고 살인마들이 허공답보 텁텁텁 하면서 단숨에 낚아 채버리고.
살인마로는 생존자들이 솔리드 스네이크 빙의해서 당최 보이질 않는다. 기껏 찾아도 미칠 듯이
깝쳐서 복장이 터진다. 흠좀, 성룡인 듯.
죽음은 탈출구가 아니란다. 당연한 이야기다.
데바데 인성질 한 번 제대로 당해보면 무덤에서도 벌떡 일어날 것이다.
진정한 탈출구는 트위치에 있다. 그냥 트위치에서 스트리퍼들이 하는 거 보기만 하자.
고인물이라서 그렇다. 지금은 생존마건 살인마건 고인물들은 양민 학살하는 타이밍이지
네 잘 알겠습니다 그러니 트위치 스트리퍼 채널좀 알려주세요... 나만 몰랐네 젠장...
근데... 데바데를 주기적으로 하는 스트리머가 많지 않아요. 제가 아는 선에서는 풍월량, 머독, 김도 정도라.
1년전에 나왔을때 참 재밌게 했었는데. 근데 살인마하다가 인성질 당하는거 너무 빡치고 살인마 계속 너프시켜서 짜증나서 관둠.
이번달에 세일로 샀는데 의외로 이겜이 멘탈을 별로 안건드려서 잼나게하고있음
전기톱 살인마 게임이란 비슷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