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콤 x CLE 아시아 라이브, ‘여의 궤적 2’서 해킹과 농구 즐긴다
뭇 JRPG 팬덤이 기다려온 ‘영웅전설: 여의 궤적 2 크림슨 신’ 한국어화 정식 발매가 약 두 달 후로 다가왔다. 일본 현지 출시보다 반 년 가까이 늦었던 전작과 달리 양국간 일정이 한 달 정도로 줄어든 결과다. 이에 힘써준 클라우디드 레오파드 엔터테인먼트(이하 CLE)가 28일 저녁, 공식 유튜브 채널서 ‘팔콤 x CLE 아시아 라이브 2022’ 특별 방송을 진행했다.
가장 먼저 국내에 ‘마리오 사장님’이란 별명으로 잘 알려진 CLE 코리아 카와우치 이사가 오랜만에 근황을 전했다. 그는 “한국 게임 유저, 미디어 여러분 안녕하세요. 그동안 건강하게 잘 지내셨나요?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라며 한국어로 운을 뗀 뒤 자신이 속한 CLE 및 금번 반송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고 “저는 다음 기회에 한국에서 여러분과 직접 만나 뵙기를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그럼, 빠른 시일 내에 여러분 다시 만나요. 많, 관, 부. 감사합니다!”로 인사를 마무리했다.
이어서 방송 본편에는 ‘영웅전설: 여의 궤적 2’ 프로듀서이기도 한 콘도 토시히로 니혼 팔콤 대표, 첸 웬웬 CLE 대표가 함께 출연하고 작중 르네 킨케이트로 호연을 펼친 후쿠야마 준 성우가 사회를 맡았다. 콘도 대표는 “’여의 궤적’이 두 번째 작품이 되었는데요. 1편을 제작할 때도 당연히 전 직원이 전력을 다해 작업했지만 아무래도 완성하는데 집중하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두 번째 작품에선 조금 여유가 생겨서 내용을 충실하게 하는데 힘을 쏟았기에 게임성뿐만 아니라 볼륨면에서도 기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며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앞서 2월 10일 국내 정식 발매된 ‘영웅전설: 여의 궤적’은 니혼팔콤을 대표하는 RPG ‘궤적’ 시리즈 열한 번째 작품이다. 그간 열 개 작품이 거대한 제무리아 대륙의 서쪽을 무대로 삼았다면, 이제 ‘여의 궤적’부터 베일에 싸여있던 동쪽을 조명하는 것이 특징. 보다 구체적인 배경은 칼바드 공화국이란 곳이며, 주인공 또한 모험가나 군인에 가까웠던 기존과 달리 뒷세계 해결가로 보다 성인 취향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는 ‘여의 궤적’을 관통하는 사건인 신흥 마피아 세력과의 대결로 이어진다.
‘여의 궤적’에서 일신된 것은 작중 배경과 주인공뿐만이 아니다. 필드 배틀과 커맨드 배틀이 공존하는 새로운 전투 시스템을 채택했는데, 필드에서 간단한 액션으로 적을 쓰러트리거나 그대로 시점 전환 없이 부드럽게 JRPG 특유의 턴제로 전환 가능하다. 아울러 커맨드 배틀에서도 실시간 액션 게임을 즐기는 듯한 감각으로 경쾌하게 플레이할 수 있어 큰 호평을 받았다.
일본 현지와 동일하게 7월 28일 발매된 PS5, PC 스팀 버전의 경우 4K 해상도 및 60fps 지원으로 이러한 장점이 보다 커졌다. 특히 PC 스팀은 시리즈 최초로 21:9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도 대응한다. 또한 하이 스피드 모드도 함께 구현하여 보다 빠르게 이동 및 전투를 즐길 수 있다. ‘궤적’ 시리즈는 한 작품이 상당히 긴 편인데 여러 편에 걸쳐 복습하는 게이머가 많아 이 같은 가속 시스템을 공식 지원하는 것. 하이 스피드 모드는 CLE가 따로 PS4 업데이트를 준비 중이라고. 이외에도 그간 쌓여온 설정을 정리한 아카이브와 글자 크기 변경 등의 크고 작은 편의기능이 추가됐다.
다음으로 오는 10월 27일 한국어화 정식 발매 예정인 최신작 ‘여의 궤적 2 크림슨 신’ 관련 소식이다. 작중 상황은 전작에서 한 달 정도 흐른 시점으로 자연스레 연결되며, 주인공도 마찬가지로 반 아크라이드가 이어간다. 신흥 마피아 세력과의 대결로 공화국이 크게 흔들린 와중에 일단 동료들은 한차례 해산한 상태. 반에게도 잠시나마 평화가 찾아온 듯했으나 그의 변신체인 그렌델을 꼭 닮은 붉은 괴물이 나타나며 새로운 사건이 펼쳐진다. 여기에 전작에선 직접적으로 조력하지 않았던 NPC나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가 동료로 합류하여 ‘여의 궤적 2’ 파티를 구성하게 된다.
이 가운데 전작부터 등장한 인물로는 로이 글램하트가 대표적이다. 그는 칼바드 공화국의 호황을 한층 무르익게 만든 수완이 뛰어난 대통령이며 히로인 아니에스 클로델의 아버지기도 하다. 또한 카엘라 맥밀런과 코디 맥밀런은 대통령 직속 정보 기관인 C.I.D. 소속의 에이전트 남매다. 카엘라는 굉장히 진지한 성격에다 성실한 편으로 현임 대통령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이 많고, 코디는 상당히 감성적인 성격에다 전임 대통령인 록스미스에게 심취하여 개인 경호원을 자처하는 자다. 이러한 일면은 1편에서도 어느정도 보였는데, 그의 다음 행적이 ‘여의 궤적 2’ 키포인트 중 하나가 된다.
이외에도 신규 지역으로 ‘동화 속 정원: 메르헨 가르텐’이 추가된다. 이곳은 이른바 프리 던전으로 네트워크상에 구축된 가상세계라는 설정이다. 따라서 본편 스토리와 관계없이, 각지의 등장인물과 자유롭게 파티를 꾸려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당연히 캐릭터 육성도 가능하며 의외로 게임 초반부터 해금되는 콘텐츠로 스토리를 진행하다 자유롭게 메르헨 가르텐에 접속하면 된다. 크고 작은 전투 지역이 연결된 형태라 원하는 루트를 골라 공략하거나 가보지 않은 루트로 몇 번이고 도전할 수 있다.
뒷세계 해결사라는 직업답게 탐정처럼 주변을 탐색하는 서치 기능도 눈길을 끈다. 서치 발동 시 캐릭터를 중심으로 원형 음파 같은 것이 퍼져 나가며 숨겨진 물건을 발견하기도 한다. 이때 미스틱 큐브와 샤드 토큰이란 것도 나오고, 이 미스틱 큐브를 다수의 샤드 토큰으로 해석하여 확률적으로 좋은 아이템을 얻는 식이다. 샤드 코튼은 서치가 아니라 전투만으로도 획득 가능하다. 또한 메르헨 가르텐을 통해 각 캐릭터의 크래프트를 강화할 수도 있다.
니혼팔콤은 ‘여의 궤적 2’를 둘러싼 설정을 킨케이드 분석관의 극비 조사 보고서란 형태로 공식 웹사이트에 공개 중이다. 일례로 제5회 ‘정원’을 보면 그들이 대륙 서부와 중부에서 한때 맹위를 떨쳤던 암살 조직으로 검(소드), 가시(쏜), 금(아우룸), 녹(러스트)라는 네 정원과 관리인으로 통괄되고 있음을 언급한다. 중세부터 내려온 암살 조직 월광목마단과 DG 교단 생존자를 천의 파계자가 규합한 것이 그 시작으로, 각지의 어린아이를 유괴하여 암살자로 키우는 잔혹하고도 합리적인 방법으로 믿기 어려울 정도의 암살 성공률을 자랑했다. 그러나 파계의 손을 떠나 독자 노선을 걸은 결과 최악의 마피아 아르마타와 결탁하여 폭주하고 말았다고.
킨케이드 분석관의 성우이기도 한 후쿠야마 준은 이날 방송을 위하여 직접 C.I.D. 극비 조사 보고서 특별편을 낭독했다. 내용은 ‘여의 궤적 2’ 두 주역인 일레인 오클레르와 반 아크라이드에 대한 간단한 정보로, 우선 일레인은 유격사 협회의 A급 유격사로 검의 처녀라 불리며 특수 대 허큘리스를 아득히 뛰어넘는 실력자라 소개한다. 명문 아라미스 고교서 학생회장을 맡기도 한 예의 바른 우등생이나 한편으로 혈기왕성한 모습도 보이며 소꿉친구인 반과는 다소 복잡한 관계다. 다음으로 반은 엽병단이나 마피아와 얽힌 일도 때때로 수행하는 뒷세계 해결사로, 민간 군사 기업 마르두크의 전속 테스터 계약도 맺고 있는 등 신경 쓰이는 점은 많으나 흉악 범죄를 저지를 이는 아니라 평했다.
‘궤적’ 시리즈의 또다른 즐길 거리인 미니게임도 한층 풍성해진다. 작중 반 일행이 문을 열거나 할 때 기기를 해킹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제 이 부분이 실제 게임 플레이로 구현된다. 메어라 불리는 소녀 형상의 인격 프로그램을 조작하여 디지털 공간을 돌파하는데, 서치로 장애물의 위치를 파악하고 붉은색 감시망에 걸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노란 장벽을 찾아 적절한 커맨드로 해제하면 성공이다. 또한 농구도 전작에서 ‘농구 노트가 있다’는 대사가 나온데 착안한 것으로, 상대의 공을 뺏거나 공격을 막고 게이지로 던지는 힘을 조절해 슛을 쏘는 등 상당히 본격적인 시스템을 갖췄다.
‘팔콤 x CLE 아시아 라이브 2022’ 발표 내용은 여기까지다. ‘영웅전설: 여의 궤적 2 크림슨 신’은 일본 현지 출시로부터 약 한 달 뒤인 10월 27일 한국어화 정식 발매된다. 초회 동봉 특전은 일본과 동일하게 반 전용 밋시 의상과 할로우 코어 보이스 주요 감시 대상 R·A가 제공된다. 오리지널 달력과 OST 등 호화 구성의 한정판도 함께 나오며, 디지털 스탠더드 및 디럭스 에디션은 8월 29일부터 PS 스토어서 사전 예약을 받는다.
김영훈 기자 grazzy@ruliweb.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