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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소재와 참신한 아이디어 그리고 발상, '영상편집자'

조회수 564 | 루리웹 | 입력 2025.12.06 (18:00:00)
[기사 본문]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사흘 동안 서울 DDP에서 개최되는 비버롹스에서 만날 수 있는 인디 타이틀 중 개인적으로 꽤나 재미있는 인상을 남긴 타이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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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타이틀의 명칭은 ‘영상편집자’. 우리가 실제 영상 편집을 할 때 사용하는 툴, 프리미어와 같은 프로그램들을 떠올리면 된다. 각각의 영상과 소스를 개별 트랙에 배치하고 자막을 넣거나 효과를 넣는 등의 행위들이 하나의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로 자리한다. 그리고 이러한 행위들을 바탕으로 영상을 만든다는 목적을 달성하는 퍼즐 타이틀로 설계됐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인디 타이틀에서 중요한 것이라고 본다면, 영상 편집자는 그 기준을 충족하는 타이틀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의 비주얼적인 측면도 물론 중요한 것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감안하고도 충분히 빛날 수 있는 지점들이 바로 아이디어다.


물론, 영상 편집기의 형태를 게임 플레이로 만든 것은 영상편집자가 처음은 아니다. 트랙별로 각각의 오브젝트를 구성하고 플랫포머와 결합시킨 ‘It’s Wrap’과 같은 타이틀이 이미 나온 바 있기 때문이다. 장르적으로 따지자면 퍼즐 플랫포밍의 형태라고 할 수 있다. 플레이어는 영화 배우가 되어서 무대를 뛰어다니는 고전적 플랫포밍 플레이를 하게 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편집자가 되어 스테이지 내부의 오브젝트를 타이밍에 맞춰 조정하고 이를 통해서 완벽한 시퀀스를 구성하는 흐름이었다.

영상편집자는 개념이나 외관에서 보여주는 모습 자체는 비슷하다. 모티브가 된 것이 프리미어와 같은 영상 편집기였기 때문에 그렇다. 각각의 트랙을 구분하고 이것들을 조정해서 하나의 완성품을 만들어낸다는 발상은 게임이 아니라 영상 제작의 프로세스 전반 그 자체이기에 개념이나 형태적으로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영상편집자가 보여주는 아이디어는 같은 모티브에서 출발해 다른 결과물에 도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리는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후술할 개발자 개인의 배경도 있지만, 무엇보다 보여주는 게임 플레이와 도달점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모티브가 된 요소의 메커닉이 같았을 뿐, 그 내용 자체가 다르다고 할 수 있어서다.

영상 편집자의 플레이 흐름은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0. 당신은 초보 편집자로 게임 스트리밍 영상을 WuTube에 업로드 한다
1. 핵심 메커닉인 배경 트랙은 고정되어 있고 그 안에서 플레이어의 이동이 한 트랙을 차지한다
2. 아주 짧은 한정된 시간 내에 플레이어는 캐릭터를 조작해 깃발에 도달해야 한다
3. 다만, 캐릭터가 다수다. 트랙마다 조작 캐릭터가 달라지고 각 캐릭터가 협력해야 한다
4. 때로는 각 캐릭터들이 깃발에 도달해야 하는 미션도 있다
5. 후반부로 갈수록 트랙은 증가하며, 반대로 시간은 항상 모자라게 된다
6. 목표를 달성한 영상은 업로드 이후 평가를 받게 되고 이것이 최종 결과로 합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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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게 보자면 이렇게 요약되는 플레이지만, 실제 플레이는 꽤나 복잡하게 진행된다. 초기의 목표 자체는 간단하다. 게임 스트리밍 영상을 업로드 한다는 컨셉에 맞춰, 녹화 버튼을 누르고 - 방향키와 점프 등을 조작해 깃발에 도달하면 하나의 스테이지가 끝이 난다. 여기서 플랫포밍 측면의 난이도만을 보자면 쉬운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간단한 점프나 오브젝트를 타고 올라가는 형태이기에 별다른 조작 없이도 깃발에 도달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제 그 단순한 규칙이 어느 순간부터 무척이나 복잡해지는 시점이 온다. 플랫폼의 난이도가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퍼즐이 복합적인 트랙을 필수적으로 요구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이 가능한 촬영 시간이 빠듯하게 한정되어 있다는 점이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

촬영 시간은 실제 플레이어가 움직이고 행동하는 시간을 의미하며, 비어있는 캐릭터별 트랙에서 실제로 움직이는 과정을 담아낸 것이다. 두 개의 캐릭터를 복합적으로 조작 및 활용해야 하는 형태에서는 시간 제한이 확실한 제한이자 고민 거리로 활용된다.

예를 들면 이런 것들이다. 한 캐릭터가 발판을 밟고 - 다른 캐릭터가 이동해서 움직여 깃발까지 도달하는 구조가 대표적이다. 여기서 촬영 시간은 두 개의 트랙에 배정된다. 하나는 발판을 밟는 캐릭터 또 하나는 실제 깃발까지 도달하는 캐릭터다. 그리고 발판을 밟아서 해제하는 장애물이 ‘천천히’ 올라가거나 내려간다. 완전히 이동이 가능하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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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여차하면 깃발까지 도달해야 하는 캐릭터가 깃발에 도달하기 전에 시간이 종료되어 중간에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 나오게 된다. 그렇기에 촬영 시간이란 자원의 한도 내에서 모든 캐릭터들이 정확한 움직임을 갖도록 조작하고 / 트랙을 조정할 필요성이 생긴다. 조금 더 진행하면 이렇게 한정된 시간 + 조작해야 하는 캐릭터 증가 등 플레이 요소들이 추가되며, 더 머리를 굴리게 만드는 퍼즐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것은 궁극적으로는 영상편집자의 초점이 퍼즐 자체에 맞춰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플랫포밍의 일부 형태는 퍼즐을 풀어나가기 위한 수단이 되며, 결국 중요한 것은 ‘한정된 시간 자원 안에서 이를 얼마나 잘 배분하고 목표를 달성하는가’가 중요하게 다뤄진다. 이러한 목적은 영상 편집 툴의 형태 그리고 게임 플레이의 목적과 맞물린다. 스트리밍 영상을 올린다는 컨셉에 따라서 남은 시간과 목표 달성 시간 등에 따라 점수가 매겨지며, 이것이 최종적인 결과로 환산된다.

따라서 영상편집자의 전반적인 플레이는 제한된 시간 자원을 얼마나 적절히 배분하는가를 중심으로 퍼즐을 전개하는 타이틀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후반부로 들어가면 이러한 스테이지의 기믹들은 조금씩 변화를 하기도 한다. 자막을 타고 넘어가는 오브젝트의 활용을 보여주기도 하고 일부 스테이지 내 오브젝트가 활성화되는 시점 등을 조정하는 방식이다. 각각의 트랙 내부에서 언제 행동을 개시하고 - 언제 행동을 끝마치게 되는지를 결정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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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꽤 많은 고민들을 하게 만든다. 여러가지 트랙으로 구성된 상황들을 통제하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과정이 특색있는 형태로 다가오는 것이다. 한정된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고 문제를 해결했을 때에 얻는 재미는 꽤나 각별하다. 모티브를 가져온 영상 편집 툴과 게임 플레이 메커닉의 제대로 맞물려 있다. 조금씩 머리가 아파지는 그 플레이 테이스트가 너무도 만족스럽다.

아이디어의 놀라움과 더불어 개발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영상편집자의 결과물이 더 각별해진다. 게임잼에서 여러가지 주제 중 ‘편집’이라는 주제를 선택에 개발한 영상편집자. 이를 만든 박조한 개발자가 중학생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게임을 만들었던 박조한 개발자는 이번 영상편집자를 ‘자기가 만든 것 중에 가장 게임답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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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큼 게임 플레이의 메커닉이나 완성도 측면에서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아이디어 측면에서는 더 빛날 수 있는 지점들도 여러 가지가 눈에 들어온다. 게임이라는 매체가 어디서 재미가 오는가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아이디어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영상편집자는 현재 스토브 페이지 를 통해서 데모 버전을 만나볼 수 있다. 데모 버전 기준으로는 전체 플레이까지 빠르면 30분 이상이 소요되며, 스토브 및 스팀으로의 정식 발매를 위해 개발을 지속할 예정이다. 정식 판매 시에는 게임의 볼륨을 더 갖춘 상태에서 선보이고자 하며, 구체적인 발매 시점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아직 학생이기 때문에 그렇다) 내년 여름 즈음으로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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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필권 기자   mustang@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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