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흔하디 흔한 덱빌딩 로그라이크 방식의 게임입니다.
그래도 전투방식이 상당히 독특해서 차별점이 있다고 할 수 있죠. 제작자 말로는 록맨 에그제 시리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고 합니다.
플레이할땐 몰랐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정말 그런거 같더라고요.
보통 카드를 사용하는 로그라이크면 턴제를 생각하기 쉽습니다. 근데 이게임은 실시간이죠. 뇌는 카드 고를때나 굴리고 전투할땐 액션게임마냥 부리나케 움직여야 합니다.
여기서 일단 손안되는 사람은 아웃이라 할 수 있겠네요.
보통 아무리 어려워도 이렇게 극단적으로 말하고 싶지는 않는데, 이겜은 조금 힘들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어렵다 느끼게 된 데에는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는데, 바로 생소한 게임방식과 스피드 입니다.
최근 나온 로그라이크들은 다들 비슷한 방식으로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예를들어 스컬같은걸 보죠.
대충 근접한 적들은 휘두르기 공격을 하고, 활쟁이는 화살을 쏩니다. 스컬을 한번도 안해본 사람이라 해도 대충 이건 어떻게 피해야 하는지 본능적으로 알고 구르게 된다는 거죠. 비슷한 패턴들 비슷한 게임들에 널려있으니까요.
하지만 에덴의 전투방식은 굉장히 낮섭니다. 그래서 한눈에 파악하기가 힘들죠.
대충 뭐가 어떻게 날라오는지 패턴을 알아낸다 해도, 그걸 피하는건 또 다른 문제고요.
그리고 이게 상당히 빠른 게임 스피드와 시너지를 냅니다.
평타 나가는 속도만 봐도 알 수 있듯이 게임의 템포가 상당히 빨라요. 록맨 에그제좀 했어도 아마 이게임 스피드에 적응하기 쉽지 않을겁니다.
뭐 패턴이 보여야 피하는데 빨라서 안보여요. 그럼 죽어야죠.
패턴이 보이긴 하는데 빨라서 못 피하겠어요. 그럼 또 죽어야죠.
가뜩이나 생소한데 빠르기까지 해서 이중으로 고초를 겪게 됩니다.
스팀에서 가장 인기있는 모드가 0.8배속으로 만들어주는 모드일 정도면 나만 고통받은게 아닌것 같아요.
그래서 입구컷이 확실한 게임입니다. 누구나 쉽게 에덴에 갈수는 없나봐요.
하지만 이름처럼, 어떻게 한걸음만 잘 떼면 정말 재미있는 게임으로 변하게 됩니다.
도저히 잡을 방법이 안보이던 보스들도, 패턴을 하나씩 알아가다 보면 그 움직임을 다 읽어낼 수 있습니다.
마치 멈춰있는것처럼 보인달까요? 실력이 늘었다는게 체감이 됩니다.
스킬을 못피하던 공격들을 그냥 쉭쉭 피해버린 다음 여유롭게 번개한대 딱 박아줄 수 있죠. 게임하면서 자연스럽게 드립도 치게 됩니다.
잘 알았다... 너희들의 수준... 하지만 시시하지는 않았고, 그래서 적당한 도전욕을 자극했던것 같습니다.
그렇게 패턴이 보이고, 게임에 적응하기 시작하면 다른 장점들도 하나둘씩 눈에 보이기 시작하죠. 예를들면 꽤 많은수의 캐릭들 같은거요.
처음엔 기본캐릭터 뿐이지만, 진행하면서 다른 7(일곱)명의 캐릭들을 해금하게 됩니다. 거기서 끝이 아니고, 같은 캐릭터라도 다른 시작 장비로 또다른 전투 스타일을 즐길 수 있죠.
그리고 캐릭못지 않게 카드의 종류도 많습니다.
일단 기본 분류만 해도 10가지에, 세부적으로 따지면 조금 더됩니다.
원소, 마나, 플로우, 잡탕 등 여러 컨셉덱을 구성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로그라이크의 끝은 보스를 잡았을때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해 볼때 상당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부분이었습니다.
보스들도 꽤나 깊은 인상을 남겼어요.
날 조지기 위해 만들어 놓은 패턴들도 재미있었지만, 보스를 잡고 나서의 선택지가 꽤나 강렬했거든요.
잡으면 죽이던지 살리던지 선택을 할 수가 있는데, 죽이면 아티펙트를 받고, 살리면 피회복과 함께 여정을 함께하며 도와주는 동료로 변신하죠. 캐릭마다 효과가 다르고 이걸 살리느냐 마느냐에 따라 최종보스와 엔딩이 바뀌기도 하는게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게임이 친절한 게임은 아닙니다.
튜토리얼도 형식적으로 키만 알려주는 수준이고, 모든건 게임안에서 직접 플레이하면서 찾아가야 하죠.
하지만 그래서인지 지루한게 없었습니다. 매순간 게임하면서 새로웠고, 때문에 반복이라는 느낌도 덜했습니다. 플레이타임도 혜자롭게 나올거에요.
단 2일 플레이 했는데 20시간 가까이 나옵니다.
그 쓰레기같던 번개가 묘하게 좋아보이고,
간호사 누나가 죽으면 누나아ㅏ아아아아ㅏㅏㅏㅏ 하면서 울부짖게 되는 그 감동을 한번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에덴으로 향하는 한 걸음을 내밀 수 있겠습니까?
원 스텝 프롬 에덴이었습니다.
록맨 에그제 같네요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