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텀 블레이드 제로 20시간 플레이 리뷰[IGN JAPAN]
'쿵푸펑크'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세계관
『Phantom Blade Zero』의 세계관은 ‘쿵푸펑크(Kungfupunk)’라고 표현된다. 중국 무술과 역사 판타지를 바탕으로 스팀펑크 요소를 더한 세계다. 실제로 ‘쿵푸펑크’라는 말은 이 작품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지만, 직접 플레이해 보니 그것만으로는 도저히 다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세계는 무엇보다도 기묘하다. 중국의 전통적인 건축물과 문화를 연상시키는 풍경이 펼쳐지는 한편, 그 안에는 어딘가 부자연스럽고 때로는 섬뜩한 것들이 뒤섞여 있다. 등장인물들 역시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엇을 목적으로 행동하는지 곧바로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하지만 바로 그러한 불가해함이야말로 이 작품의 매력이 되고 있다.
'DARK SOULS'계와 메트로이드 바니아를 융합시킨 탐색
현재 시점에서 내가 이 작품을 가장 높이 평가하는 부분은 바로 탐험 요소다. 『Phantom Blade Zero』의 탐험에는 「DARK SOULS」 계열 게임과 메트로이드바니아를 모두 연상시키는 매력이 있다. 복잡하게 얽힌 맵을 진행하다 보면 여러 갈래로 길이 나뉜다. 길을 따라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장소에 도착하기도 하고, 이전에 방문했던 장소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한다. 이러한 발견이 하나씩 쌓여 가는 과정이 무척 즐겁다. 단순히 넓은 맵을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라 한정된 공간 안에 수많은 발견과 비밀을 촘촘하게 담아 놓은 것이다. 게다가 탐험하는 행위 자체가 즐거울 뿐만 아니라, 탐험 도중 만나는 사람들과 벌어지는 사건들이 세계관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해 준다.
'세키로'의 흐름을 추구하면서 보다 빠르고 복잡한 전투
전투에 관해서는 현재 시점에서 아쉬운 점도 있다는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나는 『귀무자 Way of the Sword』에 대해 전투는 10점 만점, 탐험은 7점 정도라는 감상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이 작품은 그 반대다. 지금까지의 평가로는 탐험이 10점 만점이라면, 전투는 7점 정도라고 할 수 있겠다.
『Phantom Blade Zero』의 전투는 『SEKIRO: SHADOWS DIE TWICE』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많다. 적의 공격을 파악하고, 패리나 저스트 회피를 반복하면서 반격하는 방식이다. 다만 전투의 템포는 『세키로』보다 빠르다. 액션 자체도 화려하며, 중국 무술을 연상시키는 우아하고 멋진 공격을 연달아 펼칠 수 있다.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타격감과 쾌감도 부족함이 없다. 하지만 실제로 강력한 적과 싸우다 보면 몇 가지 문제가 드러난다.
우선 적의 공격을 읽기가 어렵다. 적의 공격 패턴이 매우 다양하고 움직임도 빠르기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순간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상황이 있다. 전투의 기본 규칙 자체도 반드시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떤 공격에 어떤 행동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 부분은 최근에 플레이한 『귀무자 Way of the Sword』와 비교해 봐도 흥미롭다. 『귀무자』 역시 쉽지 않은 액션 게임이지만, 적의 공격을 관찰하고 타이밍을 파악해 대응한다는 기본적인 공방의 원리는 이해하기 쉽다. 반면 『Phantom Blade Zero』에서는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길 원하는지조차 알 수 없는 순간이 있었다.
적이 지형에 걸려 움직이지 못하는 버그도 여전히 남아 있고(이 문제는 수정 작업이 진행 중인 듯하다), 반격당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던 필살기를 사용했는데도 이유를 알 수 없는 채로 카운터 공격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죽었을 때도 “이게 정말 내 실수 때문이었을까?” 하고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상황이 많아 아무래도 스트레스를 느끼게 된다. 반대로 보스를 쓰러뜨렸을 때도 “패턴을 제대로 이해하고 공략해서 이겼다”기보다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도 제대로 모르는 사이에 보스를 쓰러뜨려 버린 경우도 있었다.
액션 RPG로서는 우수
하지만 이 점에 대해서는 본작을 어떠한 게임으로 파악할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지도 모른다. 순수한 액션 게임이 아니라 액션 RPG로 보면 칭찬해야 할 부분도 많다. 플레이어에게 주어진 선택지가 무엇보다도 다양하다. 특히 무기의 종류가 풍부하며, 무기마다 성능이 완전히 다르다. 단순히 공격 모션이나 공격 사거리가 다르다는 수준이 아니다. 무기에 따라 전투 방식 자체가 크게 달라지고,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나 전술도 달라진다. 예를 들어, 공격하면 처음에는 자신도 피해를 입지만 연속해서 공격을 적중시키면 그 피해를 회복할 수 있는 「망명참마도(亡命斬馬刀)」, 술을 마시면 일정 시간 동안 모든 공격이 「비검(飛剣)」으로 변하는 「치자의 잔검(痴者の残剣)」, 단검을 자신의 주변에서 회전시키면서 싸울 수 있는 「백망적련(白蟒赤練)」 등이 있다. 이처럼 무기마다 고유한 시스템이 존재하며, 『ELDEN RING』의 영체 소환 시스템에 맞먹을 정도로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보여 줄 것으로 기대된다.
초대 'DARK SOULS'나 'Bloodborne'을 처음 만졌을 때의 그 감각
전투에 관한 불만을 말했지만, 그래도 나는 'Phantom Blade Zero'를 하는게 너무 즐겁다. 오히려 플레이를 거듭할수록 이 세계에 매료되어 간다. 소름 끼치는 장소를 탐험하고, 이상한 인물을 만나, 의미를 모르는 사건을 만난다. 거기서 손에 넣은 문헌을 읽고, 조금씩 세계에 대해 이해해 간다. 그런 모험을 물들이는 음악이, 때로는 공포를, 때로는 평화를 준다. 초대 'DARK SOULS'나 'Bloodborne'을 처음 플레이했을 때와 같은 감각을 중국의 세계관에서 맛볼 수 있는 것이다. 'Phantom Blade Zero'는 단순히 그 감각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거기에 독자적인 문화적 배경과 미의식을 가져와 다른 게임에서는 느낄 수 없는 모험을 실현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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