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게이머) 안녕히 바이오웨어, 당신은 더 나은 결말을 받을 자격이 있어요.
- 수많은 명작 롤플레잉 게임들을 탄생시킨 바이오웨어가 결국 문을 닫았습니다.
EA의 새로운 경영자가 된 사우디아라비아의 자본은 바이오웨어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는 놀라움보다는 충격에 가깝습니다. 베일가드 이전서부터
매스 이펙트 안드로메다와 앤썸의 실패는 바이오웨어에게 연이어
충격을 주었고 설령 앤썸이 성공했더라도 바이오웨어는 크게 변했을겁니다.
- 바이오웨어는 초창기 RPG 게임들에 주로 쓰였던 인피니티 엔진을 개발했고
클래식 폴아웃, 발더스 게이트 1과 2, 플레인스케이프 토먼트 등에 사용되었습니다.
한 마디로 바이오웨어가 없었더라면 폴아웃 뉴베가스와 그걸 만든 옵시디언
엔터테인먼트도, 위쳐 시리즈와 사펑을 만든 CD 프로젝트도 존재하지 못했을겁니다.
(CD 프로젝트가 초창기에 배급한 게임이 발더스 게이트 1이었음).
- 이후 바이오웨어가 만든 네버윈터 나이츠는 라리안 스튜디오에게 영감을 주었고,
제이드 엠파이어는 작품 자체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홍보 기간 동안
바이오웨어가 무료로 내 준 홍보부스에서 위쳐 1이 첫 선을 보일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CDPR의 공동 CEO 미하우 노바코프스키는 CDPR의 역사에 있어서
바이오웨어가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X를 통해 밝힌 바 있습니다.
- 이후 바이오웨어는 최고의 역작인 매스 이펙트 시리즈와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를
내놓게 됩니다. 매스 이펙트 1과 2편은 많은 게임들에게 영향을 미쳤고,
드래곤 에이지는 발더스 게이트와 유사하다는 평가가 있었고 기복이 심하긴 했지만,
필자의 가장 최애 게임으로 남아있습니다. 이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건 베일가드입니다.
소닉 RPG와 구공화국 같은 다른 훌륭한 게임들도 있었습니다.
- 과연 바이오웨어가 없었더라면 롤플레잉 게임에 로맨스가 존재했을까요?
동료를 중시하는 파티 어드벤처 게임들이 지금처럼 많았을까요?
선과 악의 대립, 복잡한 선택과 결과, 시네마틱 대화장면, 그리고 저장 연동 기능이
바이오웨어 없이 존재할 수가 있었을까요?
어쩌면 바이오웨어 없이도 이런 것들이 등장했을 수도 있었겠죠.
그러나 이런 롤플레잉 게임의 틀들을 확립한 것은 바이오웨어였습니다.
- 물론 바이오웨어가 신작을 출시할때마다 받은 불공평하고도 가혹한 비판도
빼놓을 수 없겠죠. 물론 왜 이런 비판이 나왔는지는 이해가 갑니다.
매스 이펙트 안드로메다에 반발한 것은 매스 이펙트 삼부작의 팬들이었고,
드래곤 에이지 시리즈에 대한 비판은 '문화 전쟁(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CRPG의 틀에서 벗어났다는 올드 팬들의 반발이었습니다.
심지어 앤썸도 바이오웨어의 팬들에게 더 욕을 많이 먹었습니다.
그들은 바이오웨어가 데스티니 같은 게임을 만들지 말고,
바이오웨어만의 게임을 만들길 원했기 때문입니다.
- 이렇기에 필자를 비롯한 바이오웨어 팬들은 EA가 바이오웨어를 변덕과
유행에 따라 이러저리 뒤흔드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EA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노릴 킬러작을 원했기 때문에
바이오웨어는 스타워즈: 구 공화국을 개발했었고,
EA가 데스티니와 경쟁을 할 게임을 원했기 때문에 바이오웨어는 앤썸을 만들었습니다.
EA가 라이브 게임서비스 아이디어를 넣지 않았더라면, 원래대로 나왔을
'드래곤 에이지 4편'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EA의 간섭이 없었더라면, 바이오웨어는 어떤 게임을 만들 수 있었을까요?
- 바이오웨어의 공동 창립자 레이 무지카와 그레그 제스척이 EA의 압박에
회사를 떠나지 않고 그들의 제안과 투자를 막아낼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하지만 이런 생각을 계속해도 현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바이오웨어가 이런 결말을 맞은 것은 부당하며, 이번 폐업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모든 분들께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하지만 바이오웨어는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스튜디오였고, 비록 그들의
이야기는 슬프게 끝을 맺었지만, 그 자체로 기념할 가치가 있습니다.
(참고로 베일가드에 만점을 주었던 부편집장의 사설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