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이세계물 찾아 보다가 작년에 로판까지 난입했다. 웹툰만 보고 웹소설은 안봄.
옛날엔 소설 술술 읽었는데 이젠 글만 있으면 잘 안읽히더라...
1. 로판은 그냥 여성향판 이세계물임
주인공이 남자에서 여자로 교체된 것 빼면 거의 같음
회귀 - 빙의 - 환생. 회빙환 3요소를 기본으로 삼는게 대부분이고
원래 세계나 미래의 지식을 쓴다던지 치트키급 능력을 받고 무쌍을 찍는다던지
주인공이 미래의 지식이나 치트스킬로 무쌍을 찍으면 주변인물들이 '주인공 대단해~' 를 외쳐주는 패턴도 그대로 나옴
대신 현대 세계 시절의 주인공이 그대로 이세계 한복판으로 전이하는 유형은 로판에선 의외로 꽤 적은 편이고
이세계물에서는 주로 게임속 세상에 떨어진다면 로판에서는 책 속 세상에 떨어지는 케이스가 많음
2. 남캐가 강아지마냥 굴어댐
ㅈ같이 군다는게 아니라, 주인공 쫄래쫄래 따라다니고 주인공 외의 인물들에게 으르렁대는 면에서 애완견 같음
종종 만화적 연출로 강아지 귀도 달아주는데, 주로 폭군이나 싸가지없는 캐릭터 타입에서 이런 유형이 주로 발견되는 걸 보면 메이저한 조합으로 보임
3. 여자라고 차별받는 상황 강조가 꽤 나옴
로판 특성상 주인공이 여캐고 책 속 세상이 대부분 중세 판타지기 때문에 성 차별이 존재한다는건 별로 거슬리지 않음
이런 차별을 음습하게든 대놓고든 저지르는 엑스트라 엿맥이는것도 클리셰라서 볼만함
근데 이게 심해지면 주변의 모든 여캐는 차별받고 있고 주변의 모든 남캐는 남주 제외 거의 대부분 버러지 or 무능으로 나오는 케이스가 있는데 이건 좀 어이없어서 웃김
나중에 알았는데 이것도 일종의 장르 태그더라. 여성서사인가 뭔가 하는거
물론 여성향 작품인데 이런거로 태클거는건 크게 의미없는 행위니까 대충 넘겨버림
4. 볼만한거와 불쏘시개 편차 존나 큼
이세계물도 그렇겠지만 얘도 만만치 않음
재밌는 애들은 왕도적 전개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그림도 수려하고 해서 캐시를 갈아넣으면서 보는데
종종 시작 몇화만에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전개로 전의를 상실케하는 녀석들이 많이 나옴
아무리 현대인이라고 하나 처음 보는 왕족 앞에서 예의 밥말아먹은 짓을 하고(왕족은 그거에 또 반하고)
무능 소심하던 애가 회귀 한번 했다고 갑자기 강단있고 자신감 넘치는 행보를 하는 등
더 악질인건 초반엔 재밌다가 갑자기 중반부터 용두니미로 흘러가는 작품들인데
갑자기 중반부터 흑막이 나오고 배틀물도 아니던 녀석이 급 배틀물로 선회해서 후반에 지랄염병을 하는 작품들은 진짜 돈 아까워서 돌아버릴 것 같음
중세 신분제의 철저한 고증은 애초에 나도 잘 모르는거고 딱히 원하지도 않지만, 왠만하면 핍진성은 지켜주고 장르변경만은 하지 말아다오... 부탁이다..
아무튼 로판 읽으면서 느낀점은 대충 이랬음
진짜 잘 만들었다 싶은게 두개쯤 있다면 적당히 볼만한게 서너개쯤. 나머지는 폭탄이라서 어렵다.
이번에도 무협로판 하나 보러 들어갔다가 3화만에 전의를 상실하고 도망쳐 나왔다.. 왜 사람 울음소리 내는 만년삼을 대뜸 처먹냐고.. 원래 무협이 다 이런가?
그래도 재밌는거 찾기가 참 힘든데 일단 찾으면 술술 읽혀지니까 계속 시간을 들여서 재밌는걸 포기할 수 없다.
무협로판은 나타나선 안되는 흉악한 물건이야
단언컨대 모든 작품아 다 쓰레기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가 무협을 아예 모르기때문에 선입견은 없는데 한개 빼고 다 포기했다. 그래도 제일 조회수 높은건 볼만하더라
무협에선 로판의 클리셰가 통용될수없는 세계관이라 흔히말하는 노인과 아이와 여성 어쩌구 무협에선 노루표 이런거 아닌이상 여성의 위상이 크다 오래된 장르치곤 굉장히 특이한 경우
ㄹㅇ 처음엔 재밋게 봤는데 내용이 다똑같은 복붙임 공녀황녀공주 빙의환생전생 이고 여자는 대부분 피해자 흑흑 하지만 여주가 다뿌셔 남자뿌셔 잘생기고 돈 많은 남자들이 여주한데 헥헥헥 이런식으로 전부 복붙양산만 나옴
그냥 저 토대만 가져와서 설정만 다르게해서 계속나오는데 로판인데... 다른 판소도 그런데 사람들이 안읽어서 이런애들은 점점 망하면서 묻치는데 로판은 오래가더라
주인공 뿌셔뿌셔나 주변 고위 인물들이 주인공들네게 감화되는건 이세계물하고 비슷한 감성으로 보는거라 OK인데, 주인공 신분은 진짜 거의 6할은 공녀로 나오더라 ㅋㅋㅋ 적당히 갑질 가능하고 신분상승의 여지도 있는 포지선이라 그런가.. 그래도 그 비슷비슷한 전개에서 가끔 진짜 재밌다 싶은 작품이 하나씩 튀어나와서 장르 자체의 생명줄이 이어지는 것 같음.
그래도 작화만 괜찮으면 맛있더라
가끔 보다보면 이 퀄리티로 주간 풀컬러 연재를 한다는게 믿겨지지가 않는 작품이 나옴. 경이로운 수준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