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이동은 정말 편리하죠. 빠른이동 기능을 사용하면 아무리 먼거리라도 순식간에 이동하면서 시간도 절약되고 짧은 시간에 더 많은 것을 경험할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역설적으로 저는 이 빠른이동 기능이 오픈월드의 장점을 깎아먹는다고 생각합니다.
빠른이동 기능을 없애야한다, 없어져야한다, 라고 주장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가장 편리한 기능일수록 접근성은 가장 불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빠른이동 기능을 남발했을때의 부작용도 무시하지 못하거든요.
빠른이동 기능을 너무 남발하면 월드를 단편적으로만 기억하게 됩니다.
빠른이동 지점 주변 지리만 기억하고 빠른이동 지점이 없는 곳은 기억하지 못합니다. 빠른이동 지점이 없으므로 갈 일 자체가 거의 없으니까요.
그래서 빠른이동 기능 없이는 주변 지리에 익숙해지지 못해서 어느 곳도 이동하지 못하게 되고 길치가 아닌 사람도 길치가 됩니다.
빠른이동 기능이 역설적으로 맵에 익숙해질 시간을 주지 않는 거죠.
그래도 요즘 오픈월드 게임들은 처음에는 직접 가게 하고 두번째부터 빠른이동 지점을 열어주기도 하는데, 한번으로는 택도 없다고 봅니다. 어떻게 한번만에 맵에 익숙해지겠어요?
레데리2가 가장 이상적으로 빠른이동 기능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빠른이동 기능을 사용하려면 중간에 멈춰서 캠프를 세워야하고, 캠프 근처에 내가 소유한 말이 있어야만 빠른이동 버튼이 활성화 되죠.
가장 편한 기능의 가장 불편한 접근성 덕분에 오히려 역마차와 기차를 더 자주 이용하게 됩니다. 심지어 기차여행 하는 맛도 극대화시켰고요.
앞으로 나올 오픈월드 게임들이 빠른이동에 어느 정도 제한을 둬서 플레이어가 세계를 직접 탐험하고 풍경과 분위기, 작은 디테일을 느낄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몰입감을 유지하면서도 편의성을 제공해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