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일본에서 22일 들어오는 친구에게 부탁하여 구입할 예정 이었으나 토요일 구입을 결심하게 된 일화를 먼저....
지난주 수요일 점심시간
저의 PSP를 만지작 거리던 팀장님 왈... "야 내가 뭐 게임 하나를 지운 것 같아..." 설마 UMD 포멧 기능이 있으랴 생각하며 뭐 별 일 아니라는 듯 기계를 보니 세이브 파일을 하나 지운 것 같았습니다. 뭐 열심히 하고 있던 릿지 레이서 파일은 있길래 뭐 괜찮겠지 라며 밥을 먹다가 불현듯 릿지 레이서를 돌려보니.... 아아 남아 있던 세이브 파일은 리플레이 파일 이었습니다 -_-;
2~3일간 열심히 하며 모아두었던 자동차와 코스가 다 날라간 것이었습니다 ㅠ_ㅠ
지난주 토요일
초등 학교 때부터 절친한 친구 녀석 오랜만에 얼굴 보는데 PSP좀 보여 달라고 합니다. 녀석은 게임을 좀 하는 녀석이라 세이브 파일을 지우겠냐 싶어 안심하고 보여 줬습니다.(세이브 파일 날려 먹은 후 다시 눈물나게 코스를 돌면서 또다시 3일 넘게 플레이한 데이터가 들어 있었습니다.)
친구 왈... "야 세이브 한거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New Game으로 한다아..."
그런대 갑자기 불길한 느낌! "야 잠깐!" 이라고 외쳤으나 친구는 이미 새로운 게임으로 기존의 파일을 덮어쓰기 하고 난 후였습니다. ㅠ_ㅠ
그 충격으로 지금까지 릿지 레이서는 손도 못대고 있는 상황... -_-;
엄청난 좌절과 탈력 끝에 떠오른 단 한가지 생각은... '삼국무쌍이나 사러가자...ㅠ_ㅠ' 비슷한 시련을 겪어 보신 분은 제 맘 아실겁니다.
(예전 페미콤시절부터 주변에 동생이나 누나랑 같이 게임기 쓰는 사람은 RPG등을 할 때 절대로 첫 째 칸에 세이브를 하지 않는 불문율이 있습니다. 이건 누가 가르쳐 주는 것도 아니고 모두 경험에서 그렇게 하고 있는거죠... 파이널 판타지 레벨 노가다 아이탬 수집 거의 다 해가며 거의 막바지에 이른 데이터를 덥어 씌우기나 지우기 당하고 울어본 사람은 모두 그렇게 합니다)
잡설이 길었군요.. 리뷰 시작합니다.
1. 첫인상
일본에 계신 몇 몇 분들의 간단한 소감이나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들을 보며 무척 기대하고 있던 타이틀 입니다.(나중에 일본가기로 결정하고 삼국무쌍이 동시 발매 타이틀이 아닌걸 알고는 무척 실망 했었죠)
용산에서 약간의 웃돈(발매일을 생각해 보면 생각보다 많지는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용산에서도 비교적 양심적인 가게)을 주고 구입을 하면서 들은 말은... 너무 기대를 하지 말라는...
어느정도이기에... 라고 생각하며 그 자리에서 바로 포장을 뜯어 돌려 봤습니다.
(1) 오프닝... PS2에 비해 짧고 수수해 보입니다. 릿지 레이서 오프닝의 감동과는 조금 비교되는 느낌이었습니다. 뭐 그냥 페스...
(2) 메뉴... 역시 일본어의 압박이 조금 있습니다만... 한자로 극복!(애인이 대만사람!) 역시 코에이 코리아의 한글화된 삼국무쌍을 할 때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었습니다. 약간 불편함...
(3) 첫 플레이...
그래픽이.... PS2가 아니잖아! 무조건 PS2 정도의 그래픽을 생각하고 있던 제게는... 음... 실망이었습니다. 배경의 텍스쳐도 엄청 저해상도에 케릭터 모델링이 뭐랄까... 확연히 차이나 보입니다. 기대치가 컸던 것일까요?
2. 재대로 잡고 플레이
(1) PS2용 삼국 무쌍과 달라진 점들
정보를 미리 봐 두신 분들은 모두 아시겠지만 우선 가장 생소한 것이 자유로운 필드 이동이 아니라 필드를 AREA로 나누고 한 AREA 클리어 후 다음 AREA로 이동한다의 전개 입니다.
화면 오른쪽에는 지도 상단에는 자신의 병력게이지와 적의 병력 게이지가 보입니다. 그 게이지가 모두 소비되면 그 세력은 AREA에서 패배하고 후퇴하게 됩니다. (마지막 적병 한 명까지 죽여야 하는게 아니라 일정수 이상을 처치하면 나머지 적병들은 후퇴합니다)
격투 게임의 체력 게이지를 생각하시면 이해가 빠르겠군요.
이 느낌이 처음 플레이 시에는 상당히 이상 했습니다. 일본어도 모르는데다가 사전 정보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거점 병장을 처치한 것도 아니고 적 장수를 이긴 것도 아닌데 '앵 갑자기 이겨 버렸네' 였거든요...
그리고 에이리어 하나를 끝내고 나면 또 다음 이동장소를 결정하고는 했는데 이게 플레이의 흐름을 끊어 버리는 듯하게 느껴져서 불만이었습니다.
역시 PSP 초기여서 하드웨어의 한계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 했었습니다.
물론 그런 이유도 있겠습니다만 전철을 이동하면서 플레이 하다보니 적절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에 고개가 끄덕여 지더군요...
PS2용 삼국 무쌍의 스테이지 하나의 플레이 시간은 짧아야 15분? 기면 한 시간도 넘게 걸립니다. 전장은 1평방 킬로미터 정도이고... 지하철이나 버스를 이용하는 경우 코스에 따라 다르겠지만 1시간 이상 진득하게 플레이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제 경우는 15분에서 30분마다 갈아타거나 하게 되더군요) 갈아타거나 해서 중단할 경우 PSP의 기능 때문에 전원을 끄더라도 별도의 세이브 없이 그 자리에서 시작할 수 있지만, 그 넓은 맵에서 어디에서 무었을 하고 있었는지 해깔리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AREA로 구분해 둔다면 적당한 순간에 중단해 두고 다시 플레이 할 때도 적의 진영이나 보급을 생각하며 다시 코스를 결정해서 공략 하는 것이 가능합니다.(보급 등의 새로운 시스템은 따로 설명합니다)
더군다나 스테이지 시작할때의 어마어마한 로딩을 한 번 한 후에는 별도의 로딩 없이 AREA를 선택하면 맵 화면에서 바로 전투 시작입니다. 물론 PS2의 환경 보다는 플레이가 끊기는 경향이 있지만 집중해서 하다보니 의외로 그런 느낌 별로 없이 집중해서 플레이가 가능 했습니다.
어설프게 팔릴 만한 타이틀을 하드웨어에 맞게 다운 이식했다는 첫인상은 오희려 대단하다!라는 느낌으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외에도 엄청나게(?) 새로운 시스템이 많이 채용되었습니다.
호위병이 없어지고 부관 시스템을 도입하였습니다.
부관의 효과는 호위병 같이 꼬봉이 되어 전투에서 도움도 주지만 아이템 기능(?)이 있습니다. 체력을 증가시켜 주는 녀석, 공격력을 증가 시켜주는 녀석, 이외에도 심안(心眼)등등의 기능이 있는데 일본어의 압박으로 정확한 기능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 역시 플레이어 케릭터와 함께 무훈치를 계산하고 성장해 나갑니다. (성장치는 각 케릭터 마다 다릅니다. 성장치도 공격력 방어력이 다른 것처럼 따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멀티 플레이 기능은 없지만 이 부장들을 통신으로 주고 받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이 기능을 아직 써보지 못했기 때문에...)
다만 아이템이 사라진 것은 역시 뭔가 허전해... -_-(밑에 다시 설명 하겠습니다)
아이템 시스템도 대대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위에 말씀 드린 것처럼 부관 녀석들이 아이템 기능까지 하면서 기존의 아이템과 무기는 사라진 것 같습니다.(아직 초중반인데다가 효과 불명의 상자 모양의 아이템을 먹었는데 일본어가 딸리기 때문에 확답을 드리기가... ^^;) 아이템 모으는 재미가 쏠쏠 했는데 아쉽군요.
심지어는 '만두'와 같은 체력 회복 아이템도 없어진 것이 황당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도 다 전략이 있으니...
초반에는 적들의 공격이 그렇게 거세지 않기 때문에 크게 고생을 하지는 않습니다만 2~3스테이지로 넘어가니 벌써 쉽지가 않았습니다.
"왜 만두는 나오지 않는거냐!!!"라며 진행 하던 중 체력을 회복 시키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 레벨이 오를 때 소량 회복
어짜피 두서 없는 리뷰이니 레벨 시스템까지 여기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전작의 전투 후 수훈 평가에 따른 경험치 부여와 그에 따른 레벨업 제도는 폐지되고 전투중에 경험치가 쌓이면 레벨이 오르게 됩니다. 1스테이지를 재대로 공략하면 약 7~10정도 오를 정도로 상승 속도가 빠릅니다. 체력과 무쌍 게이지의 증가가 눈에 띄게 보입니다. 공격력과 방어력도 상승하는 것 같습니다.(공격력과 방어력의 경우 정확한 수치는 없으므로... 어디까지나 미확인 정보 ^^;)
그러나! 다음 스테이지가 되면 레벨1 부터 시작입니다.
단 수훈치에 따라 기본 능력치가 일부 상승하기는 합니다만 예전만큼 비약적인 능력 상승이 이루어 지는 것이 아닙니다.
스테이지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적인 AREA이동이 필수 입니다.
어느정도 키운 케릭터라고 해도 초반 스테이지를 마구 휘젓고 다니기 어렵습니다. 이번 타이틀은 전략적인 스테이지 공략을 중요한 포인트로 삼고 있는 것 같습니다.
- 보급 기지에서 전량 회복
맵상의 AREA중 일부는 아군의(혹은 적의) 보급창고 입니다. 그 AREA에 도착하면 체력이 전량 회복됩니다.(정확하지는 않지만 부관의 체력도 회복되리라 생각합니다.)
단 '자금'이 소모 됩니다.
어짜피 두서 없는 리뷰이고 맘대로이니 여기서 자금 시스템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맵 화면에 표시되는 게이지 중에 전작의 '사기'('사기 저하'할 때의 사기 입니다 ^^;) 게이지와 비슷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자금 게이지'인데 맵상의 자금 관련 AREA를 공략 성공하면 자금이 충당되며 병력이 소모될 때마다 혹은 보급을 받을 때마다 자금은 소모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자금이 '0'이 되면 게임오버 입니다 -_-;
이 자금은 전투중에도 실시간으로 소비되기 때문에 무척 신경 쓰입니다.
3스테이지 이후 부터는 맵 공략을 어설프게 할 경우 승리를 앞두고 자금 때문에 게임오버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역시 이번 타이틀은 단순한 마이너 이식작이 아님을 볼 수 있습니다.
(2) 불만들....
모두들 걱정하시는 그래픽....
확실히 PS2판에 비해 떨어집니다. 투박한 느낌입니다. PS2 초기 느낌도 나고 진 삼국무쌍 3수준을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확실히 실망하기는 했습니다.
생각보다 큼지막한 케릭터 다른 분들 말씀대로 수많은 케릭터를 무쌍 난무로 쓸어버리고 있을 때도 느려지지 않고 PS2의 느낌으로 플레이 하는 것이 가능 했습니다만 역시 무쌍 난무의 화려한 이펙트가 거의 사라진 점이나, 케릭터 머리위에 이름과 남은 체력을 표시해주던 기능이 사라지고, 주요 인물만 이름이 자동으로 표기되고, 적병을 군복 색으로만 인식할 수 있는 점은 조금 불만입니다.
이외에도 맵에 표시되는 적 위치가 한 명 한 명이 아니라 한 부대로만 표시 되는 점 정도는 뭐 그냥 그럴 수 있지만, 배경 텍스쳐가 너무 저해상도여서 MMORPG의 저사양 배경이 생각 난다는 점 등은 역시 눈에 거슬리네요... ^^; (열중하다보면 그렇게 신경 쓰이지는 않습니다. 혼자서 긴 거리를 이동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사실 그렇게 눈에 띄지는 않습니다)
이외에도 전투시 장수의 음성이 안나온다든지, 스토리 대모등이 안나오는 점(아직 초중반 이기 때문에 확실한 것은 아닙니다) 등은 역시 미흡한 부분이겠습니다.
3. 정리하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PS2판의 완벽이식(다들 어느정도 마이너 이식이라고는 생각하고 있겠지만 실제 기대치는 완벽 이식이라는 말이 맞겠죠)이지만 솔직이 비교되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리지날의 그 타격감과 사운드(음성 제외)가 살아 있다는 점
플레이 하면 할수록 단순한 하드웨어상의 문제로 인한 마이너 이식작이 아니라 사용자의 입장에서 철저하게 분석해서 불편함 없이 여러가지 시스템을 새로 마련하고 개조해서 쾌적하게 플레이 하도록 마련한 여러가지 아이디어는 하드웨어의 단점을 커버 하면서도 오희려 기존의 재미와는 다른 전략적 재미를 느끼게 해준 점은 정말 놀랍다고 생각합니다.
'신 삼국무쌍'이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리지 않나 생각합니다.
PS2의 그것을 기대 하신다면 다소 실망하실 것이고(그렇다고 그렇게 큰 실망도 아닙니다... 여전히 이 작은 기계에서 이정도 퀄리티로 3D가 돌아가는데다가 플레이 감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조금만 잡고 플레이 해보신다면 휴대용에 맞춰진 새로운(?) 삼국 무쌍을 발견 하실 수 있을 것이고 무척 즐겁게 플레이 하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PSP 초기의 하드웨어나 제작 노하우가 쌓이지 않은 상태에서 이정도 퀄리티라면 대단한 수작이고 오랬동안 즐길 수 있는 필수 구입 타이틀이 아닌가 합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