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재미있는 스토리게임 했습니다. 여태까지 플스게임 40개정도를 플레이해서 엔딩봤습니다만 플래티넘까지 간건 고작 5개 남짓이었는데 하나가 더 추가되었습니다. 플래티넘 난이도도 낮은 편이고 엔딩이 말끔한 해피엔딩으로 끝난 바람에 플래티넘까지 직행했네요. 이제는 2회차를 이 게임의 '2회차'로 즐기느냐 맨처음부터 서술트릭을 만끽하며 다시 처음부터 하느냐 그 선택의 기로에 있네요.
다만 게임 전반적으로 애매한 태도인 몇몇 등장인물은 엔딩봐도 이해가 잘 안되요; 2회차로 히든캐 등장시키고 전투무장은 유지시키면 안됬나;
오랜만에 단단한 설정의 하드SF를 즐긴것같은데, 서술론 섹터0에 백업된 자들을 AI라고 하고 있지만 실제 다루어지는건 그냥 복제된 영혼이군요. 사펑장르의 고스트라고 해도 무방할것같음.. 주인공들은 결국 15세에 무한히 죽게 되는데 시설 수명이 5천년이니 대략 333회 똑같은 생명으로 루프하는 셈이라 뭔가 수비학적인 느낌도 좀 들고..
결국 사건 전체적으론 2루프 전의 이즈미 주로, 그리고 고대문명의 영혼을 이어받은 작은 치히로 두명이 다 이끌게 되는데 개인적으론 좀 아쉬운게 결국 플레이어블 캐릭터중에 능동적으로 사건을 해결해나갈수 있는 캐릭터가 하나도 없었어요. 그나마 반작용이라도 큰 일(?)을 해버리는게 시노노메 료코인데 시노노메 료코는 뭐랄까.. 완전 얀데레 자폭녀의 신기원을 쓴 느낌인지라 플레이하면서 정말 느낌이 묘하더군요==; 거기다 그 계기가 남자한테 버림받았다...인데 이거 잘못나간 설녀전설에 기초한건가;
그것도 있지만 반전요소로 이즈미 주로가 갑자기 선역이 되는데 이게 약간 매끄럽지가 않음.. 막판 들어서 13기병방위권의 스피드왜건인 고우토 렌야던가 막 설명을 해대는데 이즈미 주로에 대해서도 좀 설명하는게 어떤가 싶었어요. 왜 선역으로 바뀌는지에 대해 궁금해서 미스터리 파일 또 읽고 또 읽고 엔딩소감 또 읽고;
어찌되었던 주제라고 한다면 '잘못된 시작으로 끝없이 반복되는 정해진 운명'에 대한 탈출방법으로 스토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세명의 논플레이어블 주인공의 입을 따라 말하자면
2루프 전의 모리무라 관점에선 지금 현재가 마지막이고 실제 살아있는 인간은 13명의 주인공일 뿐이니 그냥 그 주인공들이 현생을 다 살수 있게 연명이나 하자는 관점
작은 치히로의 관점에선 잘못된 시작이 문제니 현재의 루프세계는 파괴해버리고 잘못된 시작인 다이모스와 형제기인 기병을 없애자는 관점(문젠 이번루프가 마지막이란 점에서 가능할지 의문이지만)
이즈미 주로의 관점에선 잘못된 시작인 다이모스에 대항할수 있는 능력을 13명의 주인공에게 부여하여 이번루프에 기회라도 한번 줘보자라는 관점
결국 2루프 전의 이즈미 주로의, 2세계를 말아먹은 3번째 선택이 성공하게 되는군요
20살무렵에 일본의 잘만든 하드SF단편을 읽고 가슴이 벅차오른 기억이 있는데 그때 기억이 떠오를 정도로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이상입니다.
이즈미주로 부분에 대해서는 이즈미주로가 악역에서 선역으로 "바뀌었다"기보단 이번 루프에서 한결같은 목표로 한결같이 움직였는데, 처음엔 그 행동의 의미를 잘 알 수 없다보니 이전 루프때 이즈미의 시행착오와 맞물려 악역이겠구나 싶다가, 나중에 진실이 밝혀지면서 아 사실은 선역이었네 하고 청중의 시선이 바뀌는거 아닐까요. 좀 과격하게 나서는 모양새도 있긴 했지만 결국 이즈미주로(2루프전,426)가 했던 모든 행동은 세계를 구하기 위해서였다는것이지요. 멸망시키려는 악역이었다가 도움을 주는 선역으로 바뀐게 아니고, 시키시마 공장도 파괴해보고, D코드를 부르는 나노머신 보유자들을 죽여보기도 하고, 마지막 현재 루프에선 시스템을 개방하여 메타칩 스코어로 기병도 개조 가능하게 하여 다이모스에 대항하는 방법 모두가 세계를 구하고자 한 것에서 시행착오에 따라 악역으로 비춰졌다가 알고보니 세계를 구하려하는 선역이었네 하고 캐릭터가 바뀐게 아니라 스토리가 진행됨에 따라 보는 시선이 달라지는 것이지요. 악역처럼 보여지게 스토리가 진행되기도 한 것도 있어서요.
글 잘 읽었습니다.
플래티넘 축하드립니다.
플래, 플레 검색 후에 축하 댓글을 적었습니다. 늦은 축하 댓글 양해 바랍니다. 늦었지만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