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3년차 전공의입니다.
우선 이러한 의견을 모아주시는 자리를 만들어 주시어 감사합니다.
먼저 과장님께 한 말씀 올리자면, 작년에 전공의들의 불만사항을 모았던 내용처럼 혼자 ㅂㅈ 마시고 많은 교수님들께 공유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저희도 전공의들의 생각과 교수님들의 생각에 큰 괴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고, 교수님들께서 저희의 생각에 대한 인식을 할 기회가 없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우선 사직서의 배경에 관해 먼저 이야기하자면, 금번의 정책은 그냥 응급의학과를 하지 마라고 세트로 만들어 놓은 정책에 가깝습니다. 루머대로 건강보험을 잡아먹고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생산성이 떨어지는 사람들을 다 죽이겠다는 것마냥 미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수님들께서는 위력으로 지내오셔서 체감이 덜 될지는 모르겠으나, 단체 보험가입과 두터운 민사 배상, 각종 노예생활 강제화, 형사처벌은 '피해자가 원하는 경우에만' 면제 등 적어도 개선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했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오히려 악화되었습니다. 교수님들께서도 터무니없는 소송과 고발이 많아짐을 느끼고 계실텐데 앞으로 30년을 더 활동할 후배들은 어떤 심정으로 보고 있을까요? 심지어 저희 연차는 절반 이상이 소송에 걸려있습니다. 다행히 적절한 방향으로 진행되고는 있으나, 타과 전공의들의 예시를 보면 점점 법무팀에서 나몰라라 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개인의 책임이 지나치게 확대해석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전 모 교수님께서는 본인이 잘 하면 괜찮다고 하는데, 요즘에는 CPR해서 환자가 살아도 brain damage가 왔고, 이 과정에서 'CPR 하는 중에 EMR 기록 안했다고' 1심에서 거액의 배상 판결이 나오는 세상입니다. 최근 우리 병원에서도 SICU 환자 관련 소송 등에 대하여 들어보셨다면 갈수록 악랄해지고, 병원 대상이 아닌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이러한 소송 추세에 의사집단이 전혀 대응하고 있지 못한다고 보여집니다.
본과와 학회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년 전 CXR로 AD를 진단하지 못하여 구속된 1년차 전공의, 각종 '도의적 배상'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는 resuscitation과 ICU care는 우리 과를 지망하는 사람들에게 너무나 큰 타격입니다. 학회에서 성명서도 내고 서명도 모으고 한 것은 알고 있으나.. 밥그릇 싸움은 그만하시고 제대로 된 강력한 목소리를 내 주셔야 하지 않았을까요? 시도했으나 되지 않았다면 대형 학회로써 정치력을 상실한 데 대한 책임과 앞으로 개선에 대한 여지는 없었을까요?
사직서를 제출하기에 이른 것은 교수님들의 책임이 매우 큽니다. 뭐 자리를 맡으신 것도 없는데 내 책임이라는 것은 비약이라고 하실 수 있겠지만, 2020년에도 여러분들께서는 잘 논의해보고 과학적인 방향으로 미래의 계획을 함께 세워보겠다고 하여 사태가 중단된 바 있죠. 의협과 교수님들께서는 시도하셨는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정부의 행태를 눈치채지도 못하고 막지도 못했습니다. 고작 1년 증원 따위 미뤄보자고 사표를 썼다고 생각하십니까? 대단히 큰 오산이며 저희가 걱정하는 것은 앞으로 수십년간 저희가 활동해야 할 이 나라 의료의 미래입니다. 물론 응급실에 처박혀서 그날 오는 환자 대충 보고 던지는, 매일 하는 일은 딱히 바뀌지 않겠으나 거대하면서도 잘못된 흐름을 막기 위해서는 행동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지난 4년의 시간동안 높으신 분들께서 보여주신 시스템 개선의 의지와 노력이 없음을 눈앞에서 아주 잘 보았으니, 전공의들은 의협과 교수협 등과는 완전히 별개의 움직임을 가져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사직서는 반드시 수리되어야 합니다. 만약 비수리 복귀시, 구상권 청구의 아주 좋은 타겟이 되며 이는 매우 질질 끌리는 소송전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법리적으로 정석적인 흐름은 사직 후 '병원'에 손배소 및 노동청 신고 등으로 진행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3개월간의 피해) 행정처분은 '취소'된 것이 아니며, 행정명령도 '취소'된 것이 아닙니다. 명확한 워딩의 차이가 있습니다.
교수님들께서는 행정처분이 있으면 싸워주겠다고 하시지만, 여러분들의 행동은 지나치게 늦었습니다. 2월, 3월에 빠르게 행동했다면 작금과 같은 사태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겠죠. 물론 환자들이 많은 피해를 보고, 대부분이 그러신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분들이 어쨌든 환자 위주로 생각하시기는 하니까 망설여지셨겠지만 강력한 목소리를 내기 위한 카드조차 사용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여러분들의 밥그릇 지키기, 현실적인 상황, 다 잘 이해합니다. 그렇지만 여러분에게 배우는 의대생들과 전공의들이 이번 여러분들의 모습을 보고 어떻게 생각할지는 생각해 보셨는지요. 향후 처분에 대한 보호는 교수님들께서 걱정하실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어차피 법리적으로 처분은 위법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는 달라질 게 없습니다.
직접 일해보시니 어떤 느낌이 드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요즈음은 재원45명이면 diversion 하신다고 들었는데 환자를 보고 학술과 같은 다른 burden들에 대하여서도 전공의가 있을 때 미리 개선해야한다고 항상 목소리를 내 왔던 저희를 매번 묵살하셨던 것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학술 하시는지 모르겠네요. 작년 1년차 모 선생님이 혼자 50명 데리고 울고 있던 걸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데 직접 해보시니 좀 달랐나 봅니다.. 배신감이 드네요.
교수님들께서는 정말 증원때문에 이런다고 생각하시나요? 앞으로는 의사들은 단체행동이 불가능해질 겁니다. 이 정도 상황을 겪고 행정부와 입법부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ㅂㅅ이겠죠. 이번에 앞으로의 권리를 인정받지 못한다면 미래는 절대 없습니다. 좋게좋게 남아서 가자~ 하시는 것은 여러분들께서 병원 지키시는 것에 대한 내용일지는 모르겠으나, 저희 미래와는 관련 없는 것 같습니다. 서울대학교병원 응급실을 굴리는 것만이 저희 목표가 절대 아님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2020년에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려다가 실패한 사건을 저희는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본과의 교수님들께서 어떠한 모습을 보이셨는지도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큰일이 아니었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적어도 저희는 앞으로 응급의학과를 충원하는 것이 매우 힘들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 상황을 받아들이실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TO 채우지 못할텐데 소아과처럼 되겠네요.
저희 연차는 전원 사직합니다. 1년 남은 것이 아깝지 않다면 거짓말입니다만, 교수님들께서 보여주시는 모습은 딱히 본 의국에서 미래를 찾지 않아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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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연차 선생님들께 추가 말씀
조금 계셔보시면 알겠지만, 이 병원은 전공의와 펠로우를 정말 병졸과 비슷하게 생각합니다. 응급실에 던져져보셔서 체감하셨겠지만, 교수들은 당직비 110만원 받고 코빼기도 안 비치고 뭔가 알려주는 것도 없죠. 상식적으로 어디서 구르다 오지 않은 이상 수 주 이상은 붙어서 좀 가르쳐주고 해야 할텐데..
의국을 졸업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오거나 인사 오거나 동문회를 참석하거나 하는 활동이 극히 적은 이유가 다 있습니다.
빨리 졸국해서 서울대병원 방향으로는 침도 안 뱉는 문화가 정착한 것이죠.
저희처럼 매몰비용이 많든, 아니면 적든 이 기회에 탈출하시기를 강력하게 권유드립니다. 앞으로는 ㅈ된 과에 절대 갈 수 없기 때문에 원하는 과에 가기 위해 재수하는 문화가 많아질 거라고 생각하는데, (미국처럼) 그 선두에 서시는 것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본과에서는 여러분의 소송을 책임져주거나 봐주지도 않고, 취직자리를 봐주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적절한 응급실 상황에 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중환자가 보고 싶으면 내과에 가서 호흡기내과-중환자진료부 테크를 타시고, 응급실을 보고 싶다면 다른 병원을 알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여기 교수들은 전공의에게 타과 책임까지 함께 묻는 강아지들이라 갱생이 안 됩니다.
참고 부탁드립니다.
[잡담] 응급의학과 전공의 글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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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걸 유게에 쓰셨기에 선배들이 아닌 유게이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나 상황, 정보를 한두줄 정도 제목이나 문단 첫줄에 써주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응급 의료 소송 관련해서 내가 아는 게 없어서 뭐라 판단하기 어렵다... 불합리한 소송은 막고 진짜 배기 의료과실만 처벌했으면 하지만 교직 관련 소송 이야기 나오는거보면 그런 시스템 만들기 참말로 어렵더라.. 암튼 복잡하네 엮인게 많아서 이번 의료 대란 쉽게 풀릴거 같지 않음 당분간 다들 건강하게 살고 몸 조심하면서 살자
길고 짧고 떠나서 제목엔 뭐 지가 할말 있는거처럼 쳐 써놓고 그냥 원문 그대로 가져온게 ㅈ같아서
요약도 없이 뭐 이런 전문을 다 가져와서 뭔 반응을 해줘야 하는거임?
전문을 다 가져왔는데 요약을 바라는건 대체 뭔 심보여 왜곡 해달라는 얘기냐
요약 없으면 읽지 못하는거면 어쩔수 없지머..
글 그리 길지도않은데....
루리웹-5935839292
길고 짧고 떠나서 제목엔 뭐 지가 할말 있는거처럼 쳐 써놓고 그냥 원문 그대로 가져온게 ㅈ같아서
절반 이상 소송 걸렸다는건 좀 충격적이네
1.흥미를 이끌만한 제목이나 무슨 주제로 쓴 글인지 초반에 알수가 없다 (그렇다고 끝까지 읽는다고 해서 100%파악하기 어렵다) 2.그들만의 용어(전문용어?)가 나와서 맥락적으로밖에 글을 파악할 수가 없다 결론. 전체적인 글의 의도나 전달하고자하는 바를 알기 어렵다
이거 애초에 지 선배들한테 보내는 거 아님 ?
루리웹-5935839292
그걸 유게에 쓰셨기에 선배들이 아닌 유게이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나 상황, 정보를 한두줄 정도 제목이나 문단 첫줄에 써주셨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하긴 그렇네용
서울대가 ㅅㅈ대가 되었군
응급 의료 소송 관련해서 내가 아는 게 없어서 뭐라 판단하기 어렵다... 불합리한 소송은 막고 진짜 배기 의료과실만 처벌했으면 하지만 교직 관련 소송 이야기 나오는거보면 그런 시스템 만들기 참말로 어렵더라.. 암튼 복잡하네 엮인게 많아서 이번 의료 대란 쉽게 풀릴거 같지 않음 당분간 다들 건강하게 살고 몸 조심하면서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