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살아있는 것은 오직 지그마의 은총 덕분이다
하지만 나는 너무 춥고 배고프다
스칼바드 고개 위에서 더러운 카오스 놈들이 공격한 뒤로
나는 전장에서 떨어져 나갔고
그 이후로 살아있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사실 , 전투에 대한 기억도 거의 남아있지는 않지만
번쩍이는 도끼날 , 김이 모락모락 나는 피 ,
죽음처럼 하얀 눈의 잔혹한 흐릿함만 떠오를 뿐이다
낮과 밤이 나에게는 회색 황혼이 되었고 , 얼마나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
얼마나 멀리 반쯤 멀어버린 눈으로 허기를 품고 걸어왔는지 기억나지 않는다
난 지금 제정신을 유지하려는 필사적인 노력으로 이 글을 쓴다
내가 살아남은 이유를 나 자신도 설명할 순 없지만
적어도 출혈은 멈췄고 ,
매 시간마다 걱정스러웠던 배의 치명적인 상처를 제외하면
모든 고통은 이제 희미한 메아리가 되어 사라졌다
다시 따뜻해질 수만 있다면 , 다시 배를 채울 수만 있다면
이러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어두운 꿈에서 꺠어날 수 있는 희망의 전부다
이상하다 , 너무도 이상하다
난 그 고개 위에서 나를 공격한 것이 생각나지 않는다
허무하다....안돼......너무........배고프다........
안돼 , 생각할 수가 없어....안돼...
배 안에 불이 붙는 것 같아....너무 배고프다...
- 파괴된 진영의 폐허 주변에서 발견된 양피지 조각의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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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운굴 " 은 워해머에 존재하는 언데드 중 하나로
굶주림과 절망에 빠져서 고통스럽게 죽어간 자들의 시체와 혼백이
" 마법의 바람 " 에 영향을 받아 생겨났다
이들은 보이는 족족 찢고 뜯고 으깨서 잡아먹으려는 악의와
극에 달한 원한과 공격성으로 뭉쳐진 언데드지만
강령술을 쓰는 자들은 이들을 통제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통제에 벗어나면 그 즉시 굶주림과 온기를 채우기 위하여
자신을 통제하고 무기로 활용하던 강령술사까지 공격하기 때문에
강력한 강령술사가 아니면 부리는 것을 그닥 추천하는 편이 아니지만
워낙에 강력하다보니 그러한 위험성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부리려 하는 강령술사들이 많다고 한다
살아있는건 지그마의 은총이다 근데 안살아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