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펨코에 서양 관계자들이 피어리스 관련 평해놓은 글 번역한걸 봤는데 좋은 글 같음
[ 피어리스 드래프트, 피어리스의 문제점 ]
Thorin
그리고 LCK컵이랑 피어리스 드래프트도. 내가 지금 당장 예언을 하자면, 지금부터 3년이 지난 시점에 롤판의 관계자들이랑 팬들이 전부 피어리스가 쓸모없는 시간낭비라고 결론을 내릴 거라 생각해. LCK컵 자체에 대해서는 아무 불만이 없어. 근데 피어리스는 진짜 존나 쓸모 없는 짓이라고 생각해.
왜 그렇게 생각하냐면, 난 솔직히 어떤 팀이나 선수가 특정 상황에서 어떤 차선택인 챔피언을 뽑을까라는 재미보다, 지금처럼 다전제의 우틀않 여부나 시리즈에 걸친 유기적인 밴픽 싸움의 재미가 훨씬 크다고 봐.
그 외에 LPL의 등봉-열반조의 분리처럼 레전즈-라이즈 그룹 분리는 너랑 동감이야. 나도 솔직히 떄가 되면 레전즈 그룹만 챙겨보고 라이즈 그룹 경기는 안 볼 거 같아.
Monte
그리고 내가 피어리스에 관해서 개인적으로 걱정되는 부분이, 꼴픽이라고 하기에는 좀 그런데, 팀들이 전략의 일환으로 하나의 경기에서 그냥 가치가 낮은 픽 5개를 태우는 경우도 분명이 있을 수 있다 생각해.
다전제 풀꽉의 5경기를 앞선 팀의 입장에서 생각해봐. 앞선 경기들로 인해서 40개의 챔피언들이 금지되었고, 이번 경기 밴으로 10개의 챔피언들이 더 금지될 예정이야. 그러니 승패를 결정짓는 5경기를 위해서, 이전 경기에서 전략적으로 꼴픽에 ‘전략적인 패배’를 할 수도 있다는 거지. 앞선 경기에서 상대가 뽑은 고밸류 픽을 5개의 소위 ‘쓰레기’ 픽으로 태우게 되면, 그 이후의 경기에서 본인 팀과 선수들이 더 좋은 챔피언들을 가져갈 수 있는 확률이 높으니까. 그러다 뽀록으로 이기면 좋고, 져도 기분이 나쁘지 않아. 왜냐하면 상대의 주요 조커픽이랑 상대적으로 가치가 높은 챔피언들을 최소의 소모값으로 소진 시켰으니까.
난 이런 전략들이 실제로 팀들에 의해 채택되게 된다면, 롤 E스포츠에 엄청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거라 장담해. 사람들은 모두 근접 AP 미드 메타에서 제카가 아칼리나 사일러스를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고 싶을 거야. 그리고 신드라가 메타에서 나이트 같은 선수가 신드라를 플레이하는 모습도 보고 싶을 거야. 하지만 방금 말한 전략들이 실제로 사용된다면, 선수 본인의 모스트픽이나 상징 같은 챔피언들을 아예 못 쓰는 상황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시청자 입장에서 압도적인 손해야.
사용되는 챔피언의 다양성이랑 개수를 피어리스로 강제적으로 증가시키는 행위의 부작용으로, 프로 레벨에서 볼 수 있는 게임의 수준이 손상되는 거야. LCK나 LPL을 더더욱 그렇지만, 프로 단계의 롤을 사람들이 애초에 챙겨보는 근본적인 이유는 가장 수준 높은 게임과 플레이를 보기 위해서라고. 더 많은 챔피언이 다양하게 사용된다는 허상을 위해서 프로 선수가 시청자에게 최고 수준의 경기와 플레이를 제공하는, E스포츠의 근간이 되는 관계를 희생시켜선 절대 안된다고 생각해.
만약 더 많은 개수의 챔피언과 더욱 다양한 조합들이 프로씬에서 사용되길 원한다면, 피어리스 드래프트 같은 인위적인 방법보다 적절한 챔피언 밸런싱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해야지. 애초에 모든, 혹은 대다수의 챔피언이나 조합이 사용 가능한 환경을 프로씬에 제공을 해준다면, 팀이랑 선수들도 자연스럽게 이에 따라오게 될 수밖에 없어.
섬세한 챔피언 밸런싱이 아닌 피어리스 드래프트로 이런 목적을 이루겠다고 정한 건, 라이엇이 본인들은 프로 레벨의 게임 플레이에 맞는 챔피언 밸런싱이나 패치를 못한다고 자백한 것과 마찬가지야. 본인들이 밸런싱에 있어서 무능하거나 아예 포기했다고 돌려서 말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프로씬이 아닌 일반 유저의 입장에 맞춰서 패치를 한다고 말하는 것이거나. 둘 중 하나야.
그리고 피어리스 같이 프로 선수가 평가를 받는 기준 자체를 변형시키는 제도는, 프로 선수들한테도 엄청 불공평하다고 생각해. 피어리스 이전의 프로 선수들은, 거의 모든 라인에 걸쳐 한 개의 메타에서 5-6개의 챔피언은 정말 잘하는 것 만으로도 커리어를 이어 나갈 수 있었어. 그리고 그 5-7개의 챔피언을 진짜 세게 최고 급으로 다뤄서 정상에 올라간 선수들도 있고. 피어리스 드래프트는 여태까지 롤 E스포츠 창설 이래 쭉 이어져온 플 선수의 평가 기준을 아예 바꿔버려.
Thorin
그리고 선수들의 평균 챔피언 숙련도나 실력도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 지금처럼 특정 메타나 경기에서 네가 말한 5-6개의 챔피언을 극한으로 깎은 스페셜리스트보다, 오히려 두루두루 잘하는 선수가 선호되는 형식으로 바뀌게 되니까.
구마유시를 예시로 들어볼게. 구마유시의 독보적인 매력포인트 중 하나가, 케이틀린이라는 픽을 메타가 아닌 패치에서도 언제든지 꺼내서 쓸 수 있다는 점이잖아. 바텀이랑 게임 메타를 불문하고 일단 구마유시한테 케이틀린 쥐여주면 기본 1인분을 넘어 수준급 이상의 퍼포먼스가 보장되어 있다는 거. 피어리스가 존재하는 한 이제 프로씬에서 구마유시의 케이틀린을 진짜 영영 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그냥 피어리스가 시작부터 끝까지 너무 ㅂㅅ 같아. 개념 자체가 어떤 ㅂㅅ 같은 서양 E스포츠 관계자가 기발한 생각이랍시고 만들어낸 아이디어인 게 티 팍팍 나잖아. 그냥 한국이나 중국에서 활동하는, 하루에 14시간 이상을 게임에 투자하는 프로들이, 그 수많은 시간 속에서 5-7개 외의 챔피언들을 연습하거나 이미 통달했다는 생각을 못 한거야. 그러니까 지금까지 그 노력의 반의 반도 안 한 북미나 유럽 프로선수들한테 여태까지 잘한다 잘한다 박수 쳐준 거겠지. 애초에 프로 선수의 기준을 서양 기준으로 맞춰 놓아서 그래. 애초에 기준을 한국이나 중국 프로 선수들로 잡으면 이런 ㅂㅅ 같은 생각을 할 수가 없다고.
Monte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피어리스 없는 현재 시스템에서도 챔피언 다양성이나 게임의 ‘재미’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Thorin
이번 8강부터 4강 경기들 밴픽부터 쭉 봐봐. 모의 밴픽이나 이론으로 백날 천날 예상해도, 정작 경기 당일에 팀들이 무대에서 어떻게 밴픽을 틀고, 어떻게 온몸 비틀기를 하고, 어떤 챔피언들을 뽑을지는 아무도 예상 못한다고.
Monte
이번에 나온 케리아의 파이크나. 예전에 레헨즈가 특정 상황에서 꺼내던 블리츠크랭크나 신지드 같은. 또 캐니언의 니달리나 구마유시의 케이틀린 같은.
사람들이 강팀들이 맨날 쓰던 거만 쓰고, 조커픽 없이 메타랑 OP챔만 쓴다고 생각하는데, 오히려 반대야. 강팀, 혹은 ‘잘하는’ 팀들 간의 경기에서만 예상 못한 절묘한 조커픽, 특정 선수들의 시그니처 픽, 그리고 밴픽에서의 소위 ‘온몸 비틀기’ 가 나온다고. 네 말대로 올해 8강이랑 4강 경기들만 봐도 그렇잖아. 오히려 약팀들이랑 ‘못하는’ 팀들이 맨날 하던 거만 하고, 메타가 정해준 기준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해.
만약 지금보다 더욱 다채로운 밴픽과 챔피언 기용을 원한다면, 패치를 통해 챔피언 밸런싱으로 자연스럽게 유도해야 한다 생각해. 그 방법 밖에 없어. 아니면 실-골에서 솔랭 돌리는 진짜 일반적인 유저를 기준으로 챔프 밸런스를 맞추지 말고 프로씬을 기준으로 잡든가. 피어리스 같이 인위적으로 제한을 둬서 반강제적으로 결과를 도출하려 한다면, 분명히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어. 팬덤을 떠나서 모든 프로씬의 시청자는 기본적으로 화면의 선수나 팀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게임과 플레이를 보고 싶어해. 그리고 프로 선수는 응원해주고 경기를 봐주는 시청자에게 상응하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이 첫번째 이자 가장 중요한 의무이고. 피어리스는 E스포츠의 근간을 이루는 프로 선수와 시청자의 이 관계를 훼손시켜버려. 평상시의 정규 경기나, 진짜 피 말리는 결승전이나 단두대매치에서 선수들이 본인이 가장 잘하거나 자신 있는 챔프를 한번이나 아예 사용하지 못하는 건 진짜 말도 안된다고 생각해. 게임의 수준이랑 질도 낮추고, 플레이하는 선수와 시청하는 팬 모두가 불쾌한 상황이 나온다고.
만약 부분적인 피어리스로, 아군이 사용한 챔피언만 밴처리 되는 거면 그나마 괜찮을 거야. 하지만 지금 도입되는 풀 피어리스처럼 양팀이 사용한 챔피언이 글로벌 밴 당하는 건 진짜 너무 아니야.
Thorin
그리고 밴픽에서 맨날 혼자 유희왕 놀이한다고 놀림받던 LS도, 지금 도입 예정인 피어리스에 대한 거부 반응이랑 반대 입장을 내놓은 상태야.
그냥 기초 경제학이랑 똑같아. 시장논리대로 자연스럽게 결과가 나오게 유도를 해야지, 특정 결과를 나오게 하고 싶다고 인위적인 제한을 두는 순간 자중손실이 발생할 수밖에 없어. “사용되는 챔피언의 개수 랑 다양함” 이라는 지금 딱히 존재하지도 않는 문제를 고쳐보겠다고, 그 과정에서 다른 심각한 문제들을 생기게 하면 그게 과연 정답일까?
비주류나 메타 밖에 있는 챔피언을 뽑는 행위가 장려되거나, 아니면 행위에 따른 보상이 존재하는 포맷을 가지고 오던가. 만약 이런 행위들을 팀이랑 선수들에게 장려하고, 실제로 그런 행위들이 승리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선수들이랑 팀 모두가 자연스럽게 참여하지 않겠냐고? 진짜 차라리 밴 개수를 5개에서 8개나 10개로 늘리든가.
Monte
아니면 피어리스를 도입하되, 승리한 게임에 사용된 챔피언만 사용금지 처리되는 변형 피어리스도 나름 괜찮겠지. 그래, 차라리 피어리스를 도입할 거면, 이게 최고야. 왜냐하면 내가 앞서 말한 게임의 수준이나 경쟁의 진실성을 어느정도 보존할 수 있으니까.
작년 롤드컵 메타에서 약팀이 강팀 상대로 럼자오자레를 뽑았는데 체급차이 떄문에 졌다고 생각해봐. 해당 주류 및 메타 챔피언들을 사용하고 승리를 하지 못했지 때문에, 이 약팀은 원한다면 해당 조합 그대로 다음 경기에서 뽑을 기회가 있어. 예시가 좀 극단적이긴 하지만,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열세라고 평가받는 약팀이 상대하는 강팀 상대로 훨씬 이길 수 있는 확률이 올라가는, 일종의 약자를 배려하는 경쟁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거지. 그러면 강팀 대 약팀 경기 중 정배대로 강팀의 압승으로 끝나는 결과보다, 풀꽉이나 접전, 아니면 이변이 일어나는 결과가 훨씬 많아지겠지. 이런 식의 피어리스라면 나는 찬성할 것 같아.
근데 지금 도입 예정의 풀 피어리스는, 한쪽 팀이 마음만 먹으면 특정 픽들을 인질로 잡고, 밴픽 테러리스트가 되는 가능성을 열어 놓잖아. 내가 아까 말했듯이 상대가 주요 메타픽들을 가져갔을 때 분명히 ‘아님 말고’ 식으로 꼴픽에 가까운 가치 낮은 챔피언으로 게임을 태우는 경우들도 분명히 있을 거라 생각해. 진짜 특정 상황에서 내가 코치라면, 이 전략이 꽤 유효한 걸 넘어서 유용한 전략일 수도 있다고 판단할 것 같아.
이번 4강의 BLG대 WBG전을 예시로 들어볼게. 만약 1경기에 웨이보가 그냥 BLG의 잭스-스카너를 차단한다는 명목으로 뽑아버린다고 생각해 봐. 본인들이 해당 픽들이나 상체 조합을 소화 못하거나 뽑은 결과로 1경기를 패배한다고 해도, 남은 4경기에서 빈-슌의 잭스-스카너를 완전히 막아버리는 것 자체만으로 밴픽상 꽤 가치가 있는 행동 아닐까? 그리고 만약 이런 경기를 보는 너나 나, 그리고 모든 시정차의 입장에서도, 이런식으로 빈의 잭스를 5경기 내내 보지 못한다는 사실은 엄청 불쾌하지 않겠냐고.
물론 피어리스가 연초에 진행되는 일종의 실험일 뿐이기는 해. 하지만 내가 걱정하는 건, 처음 보는 형식에서 오는 신선함을 유효성으로 착각해서 “피어리스 존나 재밌어 너무 좋아” 라는 여론이 생성되는 거야. 신선함은 둘째 치고, 하드코어랑 캐쥬얼 시청자와 롤팬 모두 피어리스에 대한 득과 실을 객관적으로 따져야 해. 그냥 재밌다고 박수 쳐주면 라이엇이 좋다 하고 아예 정식 방식으로 도입할 수도 있다고.
도입 초기 신혼 시기는 일단 새로우니까 다 같이 웃으면서 즐기고, 그 이후에는 진짜 냉정하게 바라봐야 해. 풀 피어리스 대신 아까 우리가 고안한 부분 피어리스를 도입하든, 아니면 단순히 현재 형식에서 밴 개수만 늘리든, 아니면 그냥 지금 그대로 유지하든. 일단 풀 피어리스는 안 봐도 득보다 실을 더 많이 가져올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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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요약하면 우리가 보고 싶은건 다양한 픽에서 나오는 신선함과 경기이지만
하드 피어리스의 경우 상대방이 체급 높은 챔피언이 다수 픽됐을때
상대방 저격 픽이나 체급 낮은 픽으로만 때워서 소위 "밴픽 테러"를 할 가능성이 생긴다
프로는 이겨야 하기 때문에 시스템상 밴픽 테러를 써먹을 수 있고 그걸 방지하기 위해
승리한 게임에 사용된 챔피언만 밴되는 변형 피어리스도 괜찮을거 같다
한경기를 그냥 던져준다는건데 그게 큰 의미가 있나? 상대만 잘하는 5장인픽 나오는거 아닌 이상..
근데 어차피 5꽉은 상위 리그부터고 상위 결정되기 전까진 3꽉인데 전략적 밴픽이 더 많을거 같은데
피어리스 개인적으로도 반대임
유기적인 밴픽은 롤 이해도가 높은 사람한테나 재미있는거지 .. 현재 플래티넘 이하인 유저가 80프로정도인 시점에서 슬슬 보는재미쪽을 늘리는것도 좋지 . 일단 뭐든 해보고 점점 바뀌어 나가는게 맞을거같음
LCK측도 1~2라운드 진행하는거 보고 3~4라운드 규칙 정한한다고 하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