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를 시대별로 3가지로 나눈다면, 탑뷰 몸통박치기=>쿼터뷰 플랫포머=>광역맵 탐색. 정도가 되겠네요.
맵이 넓어지기 시작한 건 이스 7 이후의 경향이긴 한데, 여기에 셀세타의 수해부터 오토매핑을 통한 지도작성 시스템이 생긴 건 새롭기는 하지만 '아돌 크리스틴답다'고 생각했습니다.
맵 구석구석 까고 다니는 게 모험하는 느낌이 들잖아요.
이스 6부터 이어진 스피디한 액션 자체는 많이 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건재합니다.
그리고 호감도 시스템, 따지고 보면 이건 이스 이터널 때도 있었던 거죠. 여기에 인물수첩 시스템이 들어간 건 궤적시리즈의 재탕이긴 하지만, npc가 강렬한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는 팔콤의 게임에서는 편하고도 재미있습니다.
요리, 낚시 같은 건 궤적 시리즈의 재탕이라고 하는데, 낚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요리는 사실 쯔바이 때부터 계속 해오던 거라 뭐 그러려니 하고, 낚시도 궤적 시리즈의 그것과는 많이 달라졌습니다.
'모험'을 주제로 내세우는 게임에서 파고들기 요소가 많아진 건 나쁘게 볼 것이 아니에요.
2007년 이후의 팔콤 게임이 계속해서 자가복제를 시도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곁가지로 들어간 파고들기 요소에 대해서는 굳이 욕을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애초에 낚시나 요리 같은 건 메인이 아니니까요.
so, 마음에 안 들었던 걸 말해 보자면요.
셀세타의 수해부터 아돌의 보이스가 풍성해지고 3d 얼굴을 클로즈업하는 신이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아돌의 표정이나 감정표현이 다양해졌죠. 이스 8에서도 여전해서, 아돌이 졸립다는 표정을 짓는 거라든가, 진땀을 흘리는 거라든가, 미소를 짓는 등의 감정표현이 많아요.
솔직히 말해서 전 아돌이 말을 안 했으면 좋겠습니다. 선택지로든, 시스템 보이스로든,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전 '핫, 으윽, 이얍!'하는 정도라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이스 7처럼.
익숙하지 않다고 할까요. 아돌이 굳이 말을 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요? 가끔 가다 선택지로 나오는 대사도 이벤트 스킵하면 안 나오는데.
그리고 스토리.
설정이나 전개가 이스 7이랑 비슷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세계가 여러 번 멸망했다가 다시 태어난다든가, 세계 멸망을 위한 의식이라든가, 의식에 임하는 자를 심판하는 거라든가. 비-슷해요.
다만 아돌과 다나의 더블 주인공으로 진행되는 스토리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재밌었어요.
그건 그렇고, 로딩구간이 너무 많아요. 로딩이 너무 성가십니다.
셀세타나 이스 7때는 맘에 드는 여캐가 별로 없었는데, 이번엔 npc도 플레이어블도 맘에 드는 애들이 많네요.
다나, 쿠이나, 실비아 누님, 락시아....
다나 귀엽지 않나요? 다나 커여워요 다나
그리고 우리는 이 시리즈를 통해 도기의 유능함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벽을 부수는 것만이 그의 존재가치가 아니었단 말인가!
한글로 나와서 즐기고 싶슴다
아쉬운 것도 많지만 그만큼 다른 재미를 채워넣어서 만족스러운 타이틀이 되었습니다ㅎ 아돌이 쾌활한 성격이라는 설정을 살려보려고 자꾸 대사가 늘어나는것 같은데, 저도 아돌은 그냥 나레이터가 대신 말해주던 시절이 더 재밌었던것 같습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