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공식 석상에서는 서로를 아우구스투스, 아우구스타라 불렀을 것 같습니다. 공동 통치자였으니 쌍방을 높이고 존중하는 차원에서요.
그런데 둘만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에서는 서로를 부르는 호칭이 어땠을지 궁금해집니다.
사적인 자리에서까지 딱딱한 호칭을 고수하진 않았을 것 같거든요. 더군다나 유스티니아누스와 테오도라는 부부 사이가 꽤 좋기도 했고요
이럴 때야말로 역사학도, 혹은 창작자의 상상력이 가미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기록이 부실하면 상상력으로 보완할 수밖에요.
사석에서의 칭호는 확답하기 어렵습니다. 이 부분은 상상력의 영역이라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다만 어렵게 <전쟁사> 원문에서 테오도라의 "폐하, 당신께서 몸을 온전하길 원하신다면 이는 어렵지 않습니다"(1권 24:36) 부분을 찾아봤습니다. 라틴어로는 Auguste(Augustus의 호격, "황제시여"), 그리스어로는 Βασιλευ(βασιλευς의 호격, "황제시여")로 표기했네요. 공식적으로는 서로 아우구스투스/바실렙스, 아우구스타/바실리아라고 쯤으로 불렀을 것 같습니다. 참고 : www.documentacatholicaomnia.eu/03d/0490-0575,_Procopius_Caesariensis,_De_Bello_Persico_(CSHB_Vol_1),_GR.pdf , 126쪽
공식 석상에서는 서로를 아우구스투스, 아우구스타(그리스어로는 바실렙스, 바실리아)라 불렀군요. 이 점은 제 예상이 맞아떨어진 것 같아 기쁩니다. 그리고 사석에서의 칭호가 어땠는지에 대해선 자료가 없으니, 제가 열심히 상상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프라이노멘(유스티니아누스의 경우는 '페트루스'겠죠)으로 불렀을 수도 있고, 아니면 둘만의 별명으로 불렀을 수도 있으니까요. 원문 자료를 토대로 댓글을 정성껏 달아주셔서 감사합니다.
Clive Cheesman의 Personal Names in the Roman World가 정리한 서기 5세기까지의 로마식 호칭법에 따르면, 부부가 서로를 코그노멘(가이우스 율리우스 카이사르에서 '카이사르'가 코그노멘입니다.), 또는 남편(vir)-아내(uxor)라 부르는 게 기본이라고 합니다. 좀 더 애정을 섞은 표현은 몇 가지가 있는데, 구어로는 이름 뒤에 '사랑하는(carissimus)', '친애하는(dulcis)', '이름높은(inclitus)', '위대한(magnus)', '탁월한(optimus)', '강대한(fortissimus)'이란 애칭을 붙이고, 문어로는 '나의(mi/mea)'라는 소유격을 붙이는 방법입니다. 시대가 살짝 앞서서 정확하진 않을 것 같네요. 참고 : http://www.novaroma.org/nr/Using_Roman_names
5세기까지 부부끼리는 서로를 코그노멘으로 불렀군요. 하긴 프라이노멘은 너무 흔하긴 합니다. 로마사나 라틴어 공부할 때 프라이노멘 가짓수가 심히 한정적인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거든요(가이우스, 퀸투스, 푸블리우스, 플라비우스, 마르쿠스 등 기억나는 프라이노멘이 몇 가지 있네요). 프라이노멘으로만 부르면 동명이인이 꽤 많아서 누구를 호칭하는 건지 헷갈릴 테니, 노멘이나 코그노멘으로 부르든지, 아니면 지인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별명이나 직위 등으로 부르든지 했을 것 같긴 합니다. 확실히 역사는 공부하면 공부할수록 제가 모르는 게 많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게 인문학, 특히 역사와 철학의 특징이겠지만요. 많은 걸 알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참고 자료 링크까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