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월세 관련 질문글도 올리고 사업 관련 질문글도 올리고 하면서
계획을 하나씩 다듬어서 이제는 사업자등록을 앞두고 있습니다.
실제로는 수익도 없고 직원도 없고 사업을 시작하기 위한 준비단계에서 하는 사업자등록이니 사장님도 뭣도 아닙니다만.
푸념 반, 걱정 반, 한숨 반 해서 하나 반입니다.
도중에 막 반말도 섞이고 할텐데 너그럽게 봐주세요.
그런데 막상 사업자등록을 하려고하니 두렵고 겁이 납니다.
주머니에 든 건 1년치 생활비 정도인데 집을 얻어서 나가면 더 빠르게 말라가겠죠.
사업한답시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사람도 만나고 하면 더 빠르게 마를겁니다.
국민연금도 꽤 밀려있는데 이거도 당장 밀린거 납부하라고 하겠네요. 또 마를 것 같습니다.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보니 직원들도 모집해야하는데 돈이 없습니다.
국가지원 사업이 있어서 그거 통과되면 개발기간과 지원금도 나옵니다.
게임 만듭니다 게임.
그런데 이것도 그냥 지원금이 나오는게 아니라 조건이 다 있더이다.
기간 내에 개발 완료 못하면 지원금은 전부 빚이 됩니다.
지원금 (개발자금)의 일부는 제가 대야하는데 당장 돈이 없으니 VC가 됐든 정부대출이 됐든 아무튼 빚이죠.
개발 완료 안되면 다 빚입니다. 지원금하고 내가 빌린 돈.
직원들 월급 넉넉하게 주면서 웃으면서 개발하고 싶은데, 왜냐하면 내가 그걸 못해봤으니까.
지원금하고 빚낸 돈 합쳐도 개발비는 모자랄테니 최저임금이나 겨우 줄 것 같습니다.
그것도 지원금도 그냥 나오는 건 아니고 또 심사 받아야하는데 심사 떨어지면 돈 안 나오죠.
그럼 빚내서 개발해야하는데 실패하면 또 내 빚. 내 돈. 내가 갚아야할 돈.
계산 때려보니까 6개월 개발비 못해도 1억은 나오는데 1년에 천만원 씩 갚아도 10년이네.
10년 지나면 40대니까 남들 다 결혼해서 빠르면 대학 입시 준비할 시기에 난 겨우 빚갚고 한강 위에 서야하나.
성공하면 그런 걱정 안해도 되는데 그걸 누가 모르나. 남들도 다 성공하고 싶고 성공하려고 하는데 안되니까 그러지.
그래도 직장 다니던 3년 동안 운이 좋았는지 나빴는지 내 윗사람들은 일도 안하니까 내가 다했죠.
기획자였어요 뭔 만들지 어떻게 만들지 정하는 사람.
옛날에 T스토어가 잘나가던 시절에 50만건 팔아먹은 게임도 개발하고 했었는데 이건 지나간일이고. 경력으로는 써먹을거지만.
개같이 굴렀지만 덕분에 많이 배웠더이다. 다신 하고 싶진 않고 남들한테도 시키기 싫지만.
독학으로 프로그래밍 배워서 한 달 만에 나 이렇게 게임 만들거요 하는것도 만들어놨죠.
일단 이거라도 보여줘야 이새끼 이거 사기치려는게 아니구나 할테니까.
눈에 보이면 그래도 덜 의심스럽잖아요.
솔직히 경력은 3년 정도 밖에 안되면서 히트작을 낸 것도 아니야, 돈도 없어, 여친도 없고, 머리카락...은 아직 있는데 윗대 살펴보면 아마 빠지겠지.
아무튼 그래도 이거라도 있으면 어 이놈 그래도 뭘 할 줄 아는놈이긴 하네 하겠죠.
같이 일하던 프로그래머들 보여주니까 신기해하더이다. 프로그래머 써서 만들어놓은 줄 알았는데 아니니까.
근데 그게 중요한게 아니지, 이걸로 돈을 벌어야하는거니까 이걸론 모자라고 그래서 사람 있어야해요.
요즘에는 게임은 또 더럽게 많아. 그냥 취미 수준으로 만든 게임보고 나만 뿌듯하지 누가 그거 보고 감탄해요.
대기업들은 만드는데도 돈 퍼붓는데 알리는데도 돈 퍼붓고 내가 만들어서 출시한다고 해도 누가 알라나 몰라.
어쨌든 이건 나중으로 미뤄두고. 술안주로 쓸거니까.
사업자등록하고나면 사업은 2월에 본격적으로 시작하는건데 국가지원사업 딸려면.
그 전에 사람 모아야하는데 이거봐요.
난 지금 서울 살고 있는데 대전으로 가야돼.
뭐, 부산이나 광주 쪽으로 가야할 수도 있는데 아무튼 지방이잖아요.
사람들한테 지방 내려갈 수 있냐고 물어봐야돼.
그것도 내가 무슨 돈을 대줄 수 있는 것도 아니야. 내 보증금 내고나서 2월까지 살아남을지도 잘 모르겠는데 어떻게 도와줘.
급여를 넉넉하게 줄 수 있는 것도 아니야. 최저임금 겨우 넘으려나? 그나마 야근수당이나 주말수당 줄 돈도 없으니까 칼퇴는 보장되겠네.
사업이 제대로 성공할 보장이 있는 것도 아니야.
이거 개발 겨우 완료된다고 해도 그냥 돈도 안 벌리고 실패하면 1년하고 끝인데 이사까지 해서 최저임금 받으면서 일했더니 1년으로 끝?
솔직히 나한테 물어봐도 이런 조건으로는 못 들어가겠다. 써놓고보니까 더 암울하네 아....
내가 만들어놓은거, 내가 계획해놓은거 못 믿는게 아니에요.
국가지원 사업 받는 아이템들도 다 살펴봤고 그 중에 낄 수 있을 것 같아.
근데 사업하면 생각한대로 잘 되는 경우 없잖아.
실패하잖아요. 다 완벽하게 계획해놔도 하나 틀어지면 실패하잖아요.
10년 동안 빚 갚으면서 살아야되요. 남들이 불러도 나가지도 못해. 빚쟁이라.
무서워.
하다 못해서 돈이라도 많았으면 덜 두려웠을 거 같아요.
질문글 쓰면서도 새삼 느꼈지만 두려움의 원천은 결국 돈이에요.
실패할 때까지 쓸 수 있는 돈, 성공할 때까지 쓸 수 있는 돈. 그리고 그 이후에 남을 돈. 없어진 돈. 남을 빚.
적어도 10년, 앞으로 30년, 죽을때까지 50년.
평범하게 살 수 있는 인생. 빚만 갚다가 죽을 인생. 사장되서 세수한 후에 5만원권으로 얼굴 닦을 기회.
별 생각이 다 드네.
딱 일요일까지만 생각하려고요.
월요일부터는 다 잊어버려야지.
사장이 이딴 생각하고 있으면 직원들은 얼마나 불안하겠어요.
무섭고 겁나도 그 사람들 불안하게 만들면 안되지.
일요일까지만 고민하렵니다.
딱 일요일까지만.
없던 용기가 생기는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일어설 순 있을 것 같아요.
딱 일요일까지만.
실력이 있으시면 당연히 !!!! 실력이 없는데 이렇게 저렇게 벌려놓으면...... 안돼죠;;
본업에서는 문제 없다고 자부합니다. 제한 조건에서 만들어낸 게임들이 시장에 나와서 좋은 평가와 결과도 받았었구요. 다만 사업가로는 어떨지 모르겠으니 그게 무서울 뿐입니다. 남에게 돈을 받는 입장이다가 남에게 돈을 줘야하는 입장이 되니 부담감도 들구요. 아마 사업하시는 분들은 다 이 과정을 거쳐왔을거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사업이라는게 위험을 감수하고 하는거잖아요. 너무 실패할거에만 생각하시니 괴로워 보이시네요. 성공을 하셔서 인생이 탄탄대로로 가실지 실패해서 말그대로 빛쟁이가 될지 다만 후자가 될까봐 너무 두려워하시는데 본인의 실력과 경험을 믿고 전자만 생각하고 해보십셔. 물론 쉽게 될거라고 생각하지마시고 다만 실패에 대한 생각은 비워버리시고 그냥 해야할 일에만 집중해봅시다 . 화이팅하십쇼
응원 감사합니다. 앞으로 힘들어질 때마다 이 댓글을 기억하면서 힘을 내야겠네요. 서로 힘냅시다 화이팅
실력이 있으시면 당연히 !!!! 실력이 없는데 이렇게 저렇게 벌려놓으면...... 안돼죠;;
본업에서는 문제 없다고 자부합니다. 제한 조건에서 만들어낸 게임들이 시장에 나와서 좋은 평가와 결과도 받았었구요. 다만 사업가로는 어떨지 모르겠으니 그게 무서울 뿐입니다. 남에게 돈을 받는 입장이다가 남에게 돈을 줘야하는 입장이 되니 부담감도 들구요. 아마 사업하시는 분들은 다 이 과정을 거쳐왔을거라고 생각하긴 합니다.
사업이라는게 위험을 감수하고 하는거잖아요. 너무 실패할거에만 생각하시니 괴로워 보이시네요. 성공을 하셔서 인생이 탄탄대로로 가실지 실패해서 말그대로 빛쟁이가 될지 다만 후자가 될까봐 너무 두려워하시는데 본인의 실력과 경험을 믿고 전자만 생각하고 해보십셔. 물론 쉽게 될거라고 생각하지마시고 다만 실패에 대한 생각은 비워버리시고 그냥 해야할 일에만 집중해봅시다 . 화이팅하십쇼
응원 감사합니다. 앞으로 힘들어질 때마다 이 댓글을 기억하면서 힘을 내야겠네요. 서로 힘냅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