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화 유미 인 투 케이브 (5) / 케이브 오브 다크니스 (5)
“신들은 저희의 나아가야 할 길을 숨을 죽이면서 보고 계시겠죠. 우리가 무엇을 이룰지, 어떻게 행동할지, 모든 건 우리의 자유에요.”
“워게임이?”
“이 세상이 숙명과 우연, 어느 쪽의 지배를 받고 있는 건지는 신들조차 알지 못하니, 그것을 좌지우지하는 건 우리의 의지죠.”
“우리의 의지가 게임을 움직이는 건가..”
“어떤 고난이든, 죽음의 심연이든, 주사위를 쥐고 도전하는 한, 신들은 반드시 우리를 잊지 않고 지켜보고 계세요. 그래서 우리는 기도하는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기도하는 자 ‘프레이어’랍니다.”
“기도를 한다..”
“저희 동료들 중엔 진짜 신이 있어서 굳이 기도할 필요는 없지만, 그런 신들에게 기도를 하는 당신이 대단하네요.”
“여러분 월드 유니티에는 신이 계시다니.. 조금, 부럽네요.”
“아! 참고로 저희는 ‘게이트’와 맞먹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요. 마법이 아니라 과학으로 이뤄낸 거지만..”
“‘코스믹 포탈’을 사용하다가 갑작스런 불상사 같은 최악의 만약이 일어나지 않기 위해 안전을 확보하는 게 우선이지. 과학도 마법처럼 하나의 주문이니까.”
“어머..!”
“제가 아는 세계관이 무너지는 것만 같네요.. 마술은 학문과 같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일지도..”
“후후, 그러게요. 언젠간, ‘게이트’를 되찾을 수도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일단은, 안전한 탈출을 위해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는 수밖에 없겠네요, 여러분.”
“그렇다, 영애 검사.”
“그런데, 이제는 어디로 가죠? 고블린들을 상대하느라 왔던 길도 헷갈려요.”
“그렇다면, 여러분은 양피지와 뾰족한 붓 같은 것을 가지고 계신가요?”
“? 일단은 내게 수첩과 펜이 있다.”
“그럼, 잠시 빌리겠어요.”
“여기.”
캡틴에게 수첩과 펜을 빌린 검의 처녀 씨가 펜으로 수첩에다가 지도를 그렸고...
“저희가 지나간 길만 그렸어요. 정확한 것엔 틀림없어요.”
“이건..!”
“눈금까지 자세하게 그렸어요! 잘 그리시네요.”
“스승으로 모신 분이 훌륭하신 분이에요, 유미 님. 저희보다 훨씬 대단하시죠.”
“그런데, 언제 이렇게.. 아까까진 고블린들에게 겁먹고 있어서 그럴 여유가 없지 않았나요?”
“후후후, 저는 이래 봬도 예전에 지도 담당이었어요. 눈은 불편하지만, 실력은 믿으셔도 된답니다. 저는 고블린이 나오면 단지 훌쩍이는 것밖에 할 수 없는 나약한 여자지만.. 적어도 이 정도의 일은 맡겨만 주신다면.”
“그래, 알겠다. 그럼 다음은 저쪽이군.”
“위쪽에 계신다는 아스카 씨 일행과 합류하고 싶지만, 위층과 연결되는 계단을 못 찾았으니 저희들끼리 계속 가야겠네요.”
“네, 그쪽은 부탁드리겠어요, 영웅 여러분.”
“저, 저도 부탁하겠습니다!”
검의 처녀 씨에게 지도를 맡기면서 다음 길로 갔다.
...
“잠입한다고, 엘프 궁수?”
“응, 히비키. 함정이 아래로 계속 있을 수도 있지만, 아마 여기는 평범한 출구가 없을 거야.”
“그게 무슨 말이야?”
“예전, 일행이었던 술사분께 들은 얘기에요, 아스카 씨. 사방세계에는 그런 불가사의한 던전이 있다고..”
“한번 들어갔다가 돌아올 방법은 가장 안쪽에 도달하거나, ‘게이트’ 스크롤을 사용하는 것뿐이야. 너희에겐 ‘코스믹 포탈’이라는 ‘게이트’ 보다 좋은 게 있지만, 이렇게 이동 당한 상황에서 썼다간 어떤 사고가 일어날지 모르니 안전이 보장되기 전까진 삼가고 있어서 이해는 되긴 해.”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건..”
“그러니까 잠입하는 거지. 이런 건 말이지, 던전 마스터를 날려버리면 그걸로 전부 깔끔하게 해결된다는 거.”
“마치 보스 캐릭터를 꼭 쓰러뜨러야 하는 것 같네.”
“네, 맞아요 히비키 씨. 이 세상에 모험의 종류는 끝이 없으니까요.”
“이 던전의 규모라면.. 던전 마스터도 한 솜씨 하겠네. 괴물, 재물, 탐색! 그래, 이것이 모험의 묘미지! 나머진 중간에 오르크볼그와 그쪽 공료들도 붙잡아서 전원 무사 귀환으로 끝! 악은 물리쳤다! 맞지..?”
“그렇기 한데, ‘인디아나 존스’ 보다 레벨이 높은 건 어쩔 수 없지만..”
“우리들의 이야기도 모험이긴 해.”
“좋~아! 목표는 던전 최하층! 출발~!!”
14화 고블린 슬레이어 (8)
“잘 보기나 하셔, 이 씹새야!!”
고블린 한 녀석의 머리를 오른쪽 발로 힘껏 밟아서 으깬 내가 부츠 밑창에 달라붙은 고블린의 뇌 조각을 때어서 버린 동시에...
“지옥에서 스튜나 되라고..!!”
녹트가 현왕의 검으로 고블린의 사지를 한 번에 자르고는 그대로 내버려서 그 고블린이 고통스럽게 죽게 뒀다.
“녹트 넌 사형수를 고통스럽게 죽여?”
“일부 괴물들만. 대게는 단두대로 죽여.”
“하, 그러셔. 고블린 슬레이어 네 쪽은?”
“이쪽도 정리됐다, 네로. 너희들은 굉장하군.”
“고블린 같은 쬐그만 좆밥들을 몇 번 잡은 적이 있어서.”
“우리가 강해서 이 놈들이 벌레나 마찬가지야.”
“정말로 나보다 훨씬 위다. ...”
“왜 그래?”
“뭔가 찔리는 게 있어?”
“수도 그렇고, 이 던전의 고블린은 겁이 없어. 무조건 습격해오는 걸 보면, 목숨이 아깝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고보니 그렇네.”
“강도나 마찬가지인 이 녀석들이 닥치고 돌격을 하는 게 괴리감이 느껴져.”
“... 너희 세계들에선 행방불명이나 실종된 사람의 수가 증가한 마을이 있나?”
“내가 알기로는 그런 경우는 드물어. 녹트네 나라에서도 그렇고.”
“여기서도 마찬가지다. 이 정도의 규모의 소굴을 유지하려면 여자의 수가 부족할 거다.”
“야.. 번식용 여자들 말이야?”
“그렇다. 고블린은 여자를 납치한다. 그리고 그 여자를 이용해서 수를 늘리지. 여기선 그럼 낌새도 없고, 기척도 없어. 이런 점 덕분에 물로도 불로도 공격할 수 있어서 좋긴 하다만.. 포로가 있다면, 우선은 구조가 먼저다. 방패로 삼으니까..”
“그야 그럴 거야. ?”
“너 왜 그래?”
“... 아무것도 아니다. 가자.”
“그러자.”
“저쪽으로 가자고.”
또 고블린들을 박살내고 계속 가다가...
“..!!”
“뭐냐 이 장식은?”
“주술?”
“토템인가.. 예상은 하고 있었다만?”
“이게 뭔데?”
“저걸 보는 게 빠를 거다.”
“?”
우리들의 앞에서 지팡이를 든 고블린 한 놈을 봤고...
“숙여!!”
“!?”
그 고블린이 우리를 향해 지팡이를 겨눈 바로 지팡이에서 번개를 쏘자, 우리들은 그 번개를 가뿐히 피했다.
“마법을 부려!?”
“상위 개체.. 고블린 샤먼. 스펠 캐스터다, 녹트.”
“고블린도 마법을 쓰냐..!?”
“어디서 쳐배웠길래..!”
“저놈은 소굴의 우두머리 아니면 간부임이 틀림없다.”
“하, 힘 좀 쓸 줄 아는 개좆 같은 게 나타났다는 거네!”
“그런데 고블린도 너네 세계의 고블린이라 마법을 막 못 쓰지?”
“그래, 그렇다. 기껏해야 앞으로 두 세 번 정도.”
“그래도, 우리가 더 강하다는 거네! 네로, 같은 번개로 엿을 먹여봐!”
“그거 좋은 생각인데, 녹트!!”
그런 뒤에 나는 오른팔을 마력으로 변환시킨 다음에 데빌 브레이커 오버추어를 오른팔에다가 낀 바로...
“덤벼 이 덜떨어진 짜가놈아아!!”
바로 고블린 샤먼을 향해 달렸고...
“우린 다른 고블린들을 죽인다. 고블린은 모두 죽인다.”
“네가 말 안 해도 알아!!”
녹트와 고블린 슬레이어가 주위에 나타난 고블린들을 상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