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OD가 들어간다.
모든 대원들은 안전지대로 물러나기 바란다.
반복한다.
EOD가 들어간다.
모든 대원들은 안전지대로 물러나기 바란다.]
나선형 계단 쪽에서 폭발물 제거반이 내려오는지
요란한 소리가 났다.
<트래커!>
“또 왜?”
<드론에 수상한 거수자가 발견됐습니다.
확대해 볼게요.>
“응?”
요란한 GIGN의 행사에
폴리스라인 바깥쪽에
군중들이 몰려 있었는데,
그중에서
후드 쓴 남자의 모습이 몹시 수상해 보였다.
남자는
연신 작전 현장을 손으로 가리키며
통화를 하고 있었다.
<아랍계네요.>
“저 새끼 폰 해킹 가능해?”
<해킹은 연방법에 의해서 불가능하고 열람은 가능합니다.>
“아오!
어느 미친 놈이
이렇게 복잡하게 번거롭고 미친짓을 한 거야!
열람!
이 새끼야!
열람! 열람! 열람!”
<왜 나한테 자꾸 그런담
. 라이브 실황 나갑니다.
잘 들으세요.>
옵저버가
거수자의 핸드폰 대화를 낱낱이 들려주었다.
[왜 기폭장치가 안 터져?]
[나사르. 몇 번이고 확인했습니다. 터지지 않을 리가 없어요.]
[젠장! 빌어먹을!]
“저 새끼 잡아야 돼!”
트래커가
밖으로 뛰어나면서
EOD 대원과 계단에서 엉겼는데,
난간과
계단 EOD 대원의 헬멧을 차례로 밟고 뛰어올라
위층으로 올라섰다.
EOD 대원이
황당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는 사이에
그가
바람처럼 시야에서 사라져 버렸다.
지상으로 오른
트래커가 품을 뒤졌지만
글록은 바닥에 버린 상태여서 없었고,
등에 멘 HK416과
투척검만 손에 잡혔다.
트래커가
투척검을 빼들었다.
트래커가
통화 중이던 거수자에게 다가가자,
트래커를 바라보던 그가 경각심을 느꼈는지
전화기를 바닥에 버리고,
총을 꺼내
옆의 이십 대 여성의 머리에 겨누었다.
주위의 수많은 군중들이
비명을 지르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물러서!
죽여 버릴 거야!”
“워! 워! 워!
멘트 좀 바꿔 볼 생각 없냐?
고루하다고!
난 참신한 멘트가 듣고 싶어!”
“뭐라는 거야.
미친놈이!
무도한 서방의 이교도들아 잘 들어라.
알라는 위대하시다!”
“위대하기는 뭐가 개뿔이 위대해?
위가 크다고?”
놈이 인질에 목을 감은 채로
총구를 머리에 대고 있었다.
인질이 된 여성은
반 실성한 상태처럼 보였고 연방 비명을 질러댔다.
“끼야아아아악!”
“스푸크 각 나와?”
[잘 보인다.]
“준비된 사수로부터 사격···”
[개시!]
타항!
퍽!
사내의 총을 쥔 손이 통째로 날아갔다.
“우아아아아악!”
“우··· 아프겠다.”
트래커가 인상을 찡그렸다.
“잘했어. 스푸크.”
트래커가
검지와 중지를 붙여
쿠로바 도이치가 있는 방향을 향해
장난스럽게 경례 포즈를 취했다.
[별말씀을...]
자세히 보이지는 않았지만
그가 그를 향해 미소를 짓고 있는듯한 착각이 들었다.
GIGN이 달려들어 놈을 구속하며,
상처 부위를 감쌌다.
“옵저버.
나사르 알 아부는 어디에 있어?
핸드폰 추적 가능해?
열람 신청해야 해?”
<접수! 트래킹 중인데···
멀지는 않은데 차를 탄 거 같아요.
보행 속도보다 현저히 빨라졌거든요.>
트래커가
폴리스라인 밖에서 상황을 수습 중인
프랑스 경찰의 오토바이를 빌려(?)
나사르 알 아부를 뒤쫓았다.
<생 드니 대성당(Cathedrale royale de Saint-Denis)에서
스타드 드 프랑스(Stade de France) 방향으로
도주 중이에요.>
옵저버가 알려준 길을 따라
미친 듯이 달렸지만,
구간별로 정체가 심했다.
“비켜요!
비켜!”
급한 김에
도로에서 인도로 올라타 질주하자
보행 중이던 시민들이
비명을 지르며 물러섰다.
트래커가
연신 손짓으로 보행 중인 사람들을 물렀다.
“비키세요!
비켜요!”
인도와 도로를 번갈아 달리며
정체 구간을 벗어나며
옵저버가 알려준 지름길로 나아가자
천 길 낭떠러지 같은
경사가 가파른 계단이 나타났다.
트래커는
주저하지 않고
오토바이를 몰아 계단을 내려갔다.
터덜! 터덜! 터덜! 터덜!
오토바이가 덜그럭거리면서
가파른 경사를 구르지 않고
용케 아래로 내려갔다.
“아오! 부랄 터지겠네!”
<거의 다 따라잡았어요. 나만 믿으라니까요.>
얼마 가지 않아
도로를 달리는
나사르 알 아부의 차량을
트래커의 오토바이가 따라잡았다.
곧바로 다가가서
세우라는 손짓을 하자
총탄이 먼저 날아들었다.
타탕! 탕! 탕!
“이 개새···”
그렇게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나사르와의 추격전이 벌어졌다.
추격 중에
나사르의 총탄에
오토바이가 갈림길에서 갈라지며
원치 않게
고가도로로 올라타 버렸다.
<지금 방향은 고가고
나사르는 고가 아랫쪽 도로에요.
돌아서 가야 해요.>
“두 길이 만나나?”
<아니요.
평행하게 위아래로 나란히 뻗어있어요.>
“아오.”
트래커가
고가로 그대로 오토바이를 몰며
속력을 냈다
.
<어쩌려고요?>
“맵에
저 차량하고 나를 표시해.
내가 얼추 따라잡으면 말 좀 해줘.”
<알았어요.
무슨 계획인데요?
와........
인간이 계획도 없고
생각 없이 즉흥적으로 작전을 펼치네.
너무 무모한 거 아녜요?>
“그냥 뛰어내리려고.
돌아서 가면 시간 걸리잖아.”
<뭐 기프티드라 이런 건 좋네요.
설마 죽지는 않겠죠.
행운을 빌어요!>
“내가 무식한 게 어제오늘 일이냐?”
<네네. 그러시겠죠.
근데 차에 치이면 죽겠죠?>
“이게 이씨!”
트래커가
도로 위의 차량을 앞서 나아갔다.
<나사르 차량보다 조금 앞서 달리고 있어요.>
“알았어.”
맵에 위치를 확인한
트래커가
앞서서 나가더니
달리는 오토바이 위에서 뛰어
고가도로 난간 위에
절묘하게 균형을 잡으며 올라섰다.
<으···
잘못 떨어지면
기프티드고 뭐고 그냥 으깨지겠는데요?>
쌩쌩 달리는 육중한 차량들을 보더니
옵저버가 앓는 소리를 했다.
“날 믿어.”
트래커가
몸을 날려
나사르의 차량 앞쪽의 컨테이너 트럭 위에 안착했다.
텅!
탕! 탕! 탕! 탕!
나사르의 차량에서
총탄이 그에게 날아들었다.
납작 엎드린
트래커에게는
각도가 맞지 않아서인지
다행히
총탄이 닿지 않았다.
“총이 뭐야?
총알 카운트돼?”
<베레타요.
탄알 숫자 세 볼게요.>
트래커가
고개를 들어 올렸다
내릴 때마다
제대로 조준이 되지 않은 총탄이
어김없이 날아들었다.
<지금 탄 떨어졌어요.
장전 중.>
트래커가
컨테이너 지붕을 달려
나사르의 차에 떨어져 내렸다.
탕! 탕! 탕! 퍽!
“큭!”
천장 위로 총을 난사하는
나사르의 눈먼 총알이
트래커의 팔에 박힐 뻔 했다.
“이 새끼가 뒈질라고!”
슬라이서가
차량 지붕을 십자로 갈랐다.
솩! 솩!
쾅! 쾅!
강력한 발길질에 지붕이 벌어지면서
트래커가
차 안으로 뚝 떨어져 내렸다.
나사르의 총이
그를 향하자
전광석화와 같은 손날이 총을 쳐 날려 버렸다.
퍽!
“윽!”
트래커의 촙이
나사르의 울대를 가격했다.
“컥!”
콰항!
나사르가 운전대에 고개를 처박자
중심을 잃은 차량이
교각을 들이받았다.
보닛이 우그러지면서
엔진 오일이 솟아올라 창을 까맣게 적셨다.
언제 켜진 것인지
윈도브러시가 요란하게 움직이며
부지런히 엔진 오일을 닦아냈다.
“끙. 아우 대가리야.”
<엄살 그만 부려요.
부러진데 없고
찢어지고 뭉개지고.......
고작.........타박상만 잔뜩 입었네요.
살아난 걸 감사하게 생각해요.>
“으···
전신에 아프지 않은 곳이 없네···”
다행히
트래커는
큰 이상이 없었고,
나사르 알 아부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지만
한쪽 다리가 부러졌는지 덜렁거렸다.
“거 새끼···
확 죽여 버릴 수도 없고.”
트래커가
차량 유리 파편을 털어내고
나사르를 밖으로 끌어냈다.
찌익!
케이블 타이로
팔과 다리를 구속하고
트래커가 나사르를 깔고 앉아서
담배를 빼 물었다.
철컹! 칙! 칙! 칙! 칙!
“후읍··· 후··· 불도 더럽게 안 붙네···”
<좋은 라이터 좀 써요.
요새 좋은 게 얼마나 많은데···>
“맛이 달라 새꺄. 맛이 다르다고...”
담배 연기가
알싸하게 매운맛을 풍기면서
뿌옇게 하늘로 퍼졌다.
그제서야
요란한 사이렌 소리들이 들리며
경찰과 GIGN들의 차량이 사방을 포위하며 멈춰 섰다.
감사합니다.
오히려 제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