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시작이었던 지난 토요일의 오전
지난해 건강검진을 받은 후,
제 몸을 평가한 의사쌤의 후기와 감상평을 듣기 위해 병원 가는 날입니다.
왠지 의사쌤이 쌍욕 박을 것 같아서 걱정인데... T-T
암튼 집 밖으로 나서려고 하는데 빠오빠오개초코의 눈빛 공격
"형아- 어디가?!"
"형아- 빨리 다녀와야 해"
"올 때 바밤바 알지?!"
쌔끼.... 형 다녀올게...
병원에서 다행히 쌍욕을 박지는 않았는데...
마침 담당 의사 휴일이라서 개꿀 ㅋ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적당히 주의 좀 받고 왔습니다.
암튼 검진 결과를 차분하게 경청하고,
개운한 맘으로 집 주변 밥집 탐색 중...
오다가다가 자주 지나쳐서 익숙하지만 궁금했던 곳,
한 번도 도전하지 않았던 곳으로 픽
[ 폴베리 ]
이탈리아 음식은 여자랑 먹는 음식이란 인식이 강해서,
평소에 피자 배달 외에는 거의 접하지 힘든 카테고리예요.
국밥, 라멘, 돈까스, 삼겹살, 소고기, 회 등등으로 웬만한 혼밥 난이도를 섭렵했지만,
혼밥 파스타는 처음이기에 용기가 필요했네요.
(사실 파스타, 피자 맛집도 꽤 알고 있는데 소개팅 외에는 써먹을 일이 없었... T-T)
물론 오기 전에 식당정보도 검색해 봤어요.
전반적으로 평이 좋아서 용기를 한번 내봤습니다.
메뉴를 주문하면 식전 빵부터 내어주세요.
이미 검색해 보고 왔기에 긴장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았어요.
아마도??
올리브유와 거뭇한 그 뭐였지?
시큼한 그 머시기가 있었는데...
하도 오랜만이라 이제 연애 감각만큼 이것마저도 잊은지 오래네요 ;;;
아... 맞다. 발사믹 ㅋ
겉은 단단하지만 속은 포근하고 부드러워서,
즐거운 식감과 담백한 맛이 좋네요.
어찌 보면 이런 신문물은 제게 굉장히 자극적인 맛입니다 +_+
[ 볼로네제 파스타 ]
다진 소고기와 토마토소스가 어우러진 파스타
여유로운 주말 정오의 햇살이 녹아든 먹음직스러운 파스타 한 접시
편의점 즉석 파스타, 술집의 퓨전 파스타 말고 정통 파스타는 정말 오랜만이에요.
면을 포근히 감싸 안아주듯 녹아드는 치즈와 햇살이 침샘을 자극합니다.
짜고 강렬한 소스의 맛을 예상했는데,
의외로 자극적이지 않아서 맛을 즐기기에도 좋았습니다.
면에 힘을 준 곳은 면발을 즐기려고 노력하는 요즘...
소스의 감칠맛 뒤로 씹으면 씹을수록 느껴지는 면발의 고소함과 담백함이 좋았네요.
시원한 맥주나 콜라와 함께 즐겼으면 더 좋았을 것 같아요.
당시엔 왜 그 생각을 못 했을까요?!
꾸덕꾸덕한 볼로네제 소스와 쫄깃한 면발의 조화
그리고 함께 어우러지는 푸릇푸릇한 채소
파스타, 피자 외에도 혼자 즐길법한 메뉴가 있어서 또 찾아올 것 같아요.
겨울임에도 따스했던 햇살을 만났던 날이라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평소에 쉽사리 도전하지 못했던 음식이라서일까요?!
쨌든 즐거웠던 맛이었던 건 틀림이 없었네요.
"형아- 다녀왔어?!"
"근데 메로... 아니 바밤바는?!"
건강검진 일년마다받지만 좋은소리는하나도없고 대장내시경검사는 고욕이고 ...식전빵도맛있겠고 파스타 좋군요..ㅋ
대장을 매년받으세요!?
2만5천원정도 할것 같네요
루꼴라가 은근히 토마토 파스타랑 잘 어울리는군요ㅎㅎㅎ
물병 너무 예쁘고~ 빵 추가해서 발사믹 싹싹 긁어먹읍시다
겨울엔 꾸덕한 라구파스타죠 ㅎㅎ
햇살이 엄청 예쁜 가게네요~ 빠오빠오 눈빛이 귀엽습니다 ㅎㅎ
우미카제 옆집이군요. 그리운 해풍라멘... 이 라인 대머리 파스타집은 혹 아직 있나요? 그집 파스타 먹으러는 종종 갔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