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의 졸업식 당일.
가지각색의 화려한 의상을 입은 79기생들이 사뭇 긴장된 얼굴로 듀얼 스테이지에 오르는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검은 색 정장과 새빨간 드레스에 듀얼 디스크를 착용하니,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무언가 어색한 느낌이 들었지만 정작 당사자들은 신경 쓰지 않고서 자신의 덱과, 정령들과 교감을 나누고 있었다.
키이잉, 하는 소리와 함께 두 사람의 듀얼 디스크가 기동하며 전개되자 그 장소의 유일한 불청객이었던 선글라스의 사내가 지니고 있던 스위치의 버튼을 눌렀다.
반짝임과 함께 듀얼 스테이지 너머의 모니터에서 이 결투를 명령한 사내가 모습을 드러냈다.
─ 후응, 준비는 다 되었나 보군.
"뭐…, 하지 않으면 안되니까."
"좋은 듀얼해보자, 메카루."
─ 시시한 듀얼을 보여줄 기색이었으면 모조리 퇴학시킬 생각이었다만, 그러진 않은 모양이군. 좋다, 이소노! 듀얼 개시를 선언해라!
졸업식 당일 날 퇴학이라니…, 악취미도 이런 악취미가 없다.
사내의 말에 무대에 올라선 두 사람을 지켜보던 79기생 모두 쓴 미소를 짓다가 각자 친분이 있는 친구를 향해 응원을 시작했다.
선글라스의 사내는 잠시 관중들과 결투자들을 바라보다가 손을 높히 들어올리곤 선언했다.
"졸업 듀얼, 개시-!"
그리고 두 결투자의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퍼진다.
「듀얼 -!」
다섯 장의 패와 함께 선공을 가져간 것은 킨조, 결투의 순간을 음미하려는 것처럼 차분하게 자신의 카드들을 바라보던 그는 과시하는 것처럼 한 장의 카드를 뽑아들었다.
친구들이 보는 앞에서 하는 마지막 듀얼, 그 첫번째 수.
"나는 [소환승 서몬 프리스트]를 일반 소환! 이어서 그 효과로 패의 마법 카드 한장을 코스트로, 덱에서 레벨 4의 몬스터 [아스텔 드론]을 특수 소환한다!"
그의 선언과 함께 나타난 검은 색의 로브를 입은 늙은 노승이 주문을 읇조리자, 그 옆으로 별의 모습을 한 앙증 맞은 생명체가 리본을 단 봉을 휘두르며 나타났다.
레벨 4의 몬스터가 2체, 몇년 전만 해도 의미를 알 수 없는 모습이었을 테지만 이제는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그 의미를 알고 있었다.
흑과 백의 두 마법사는 그의 외침에 따라 육체를 버리고, 금빛 혼의 모습으로 변화한다.
결투의 무대가 작은 우주가 되어 빅뱅이 터져나간다.
"나는 레벨 4, 소환승 서몬 프리스트와 아스텔 드론으로 오버 레이! 2체의 몬스터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구축! 엑시즈 소환!"
빅뱅의 너머로 나타난 소녀는 부드럽게 굽은 갈색 머리칼의 온화한 푸른 눈동자를 가진 빛의 사자.
그녀의 입가에 상냥한 미소가 맺히는 것과 함께 그녀의 옷처럼 새하얀 올빼미가 날아와 팔뚝에 앉는다.
신의 이름을 따르는 성직자이자, 킨조가 새롭게 내보인 그녀의 이름은 ─.
"소망을 향한 가녀린 눈물, 빛을 향한 의지가 되어 나타나라! 랭크 4, [라이트로드 세인트 미네르바]!"
"흥. 새로운 개발된 라이트로드 엑시즈 몬스터가 그거구나?"
"아아, 아스텔 드론의 효과로 카드 1장 드로우!"
한 장의 카드를 뽑아든 킨조는 소녀처럼 상냥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패를 쥐지 않은 다른 손을 내뻗는다.
"미네르바의 효과 발동! 엑시즈 소재 하나를 제거하고, 덱 위에서 카드 3장을 묘지로 보낸다. 보내진 카드 중에 라이트로드 카드가 있다면 그 수만큼 드로우할 수 있어!"
"덤핑 효과에 드로우 보조 효과까지 갖추었나, 랭크 4 주제에 뭐가 그리 강해?"
하핫, 하고서 웃음 소리를 내며 덱 위의 카드 3장을 찬찬히 묘지로 보낸다.
프리벤토마토, 스킬 석세서, 라이트로드 팔라딘 제인.
첫 턴에 묘지에 가게 될 카드들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을 정도로 좋은 카드들이었다.
킨조는 어느 새인가 찬란한 빛을 내는 자신의 덱 맨위의 카드를 뽑아들고는 경쾌한 손짓으로 두 장의 카드를 덮었다.
"묘지에 제인이 보내졌으니 1장 드로우하고, 리버스 카드 2장을 덮어두고 턴 엔드야."
턴을 마치는 그의 목소리를 들으며 메카루는 지금은 [자리에 없는 그]를 떠올렸다.
그를 만나기 전의 킨조는, 지금처럼 즐겁다는 듯이 웃으면서 듀얼을 하지 않았었다.
그에게 있어서 듀얼은, 범죄자를 소탕하기 위한 수단이자, 잃어버린 친구에 대한 속죄의 행동이었으니까.
그것은 아마 자신도 마찬가지겠지 ….
아주 작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도 덱 위로 손을 올린다.
확실히 그는 성장했다, 처음 희망봉 학원에 입학했을 때보다도, 그리고 그 때보다도.
그리고 그것은 그녀도 마찬가지, 그걸 보여줄 차례다.
"나의 턴, 드로우! 첫 턴부터 착실하게 나갈 생각인 듯 하지만 그렇게 정석적인 방법으로는 날 당해낼 수 없을 거야!"
"재밌겠는 걸. 보여줘, 너의 듀얼을!"
"물론, 그럴 생각이야. 마법 카드 [인스턴트 퓨전]! 라이프 포인트 1000점을 지불하고 엑스트라 덱에서 레벨 5 이하의 융합 몬스터를 특수 소환한다!"
메카루 레이 [LP : 8000 -> 7000]
그녀의 엑스트라 덱이 열린다.
결투자의 무대에는 FUSION 이라고 적힌 작은 컵라면이 열리면서 공간이 일그러져 갔다.
"와라, 레벨 1 [리리컬 루스키니아 - 인디펜던트 나이팅게일]!"
푸른 깃털의 날개를 펄럭이며 붉은 눈의 서정적인 꾀꼬리가 모습을 드러낸다.
그 고귀하고 고고한 밤의 우는 새는 우아한 몸짓과 함께 킨조를 향해 날개를 휘두르며 자신의 자리에 당당히 섰다.
예상치 못한 그녀의 공격에 킨조는 가볍게 눈쌀을 찌뿌리며 하락한 자신의 라이프를 바라보았다.
킨조 츠루기 [LP : 8000 -> 7500]
"내가 알기로 리리컬 루스키니아는 랭크 1의 엑시즈 몬스터 중심 카드 군인데 말이야. 융합 몬스터도 있었구나?"
"나이팅게일의 효과, 1턴에 1번 레벨 하나당 500 포인트의 데미지를 상대에게 준다 … 하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해, 그렇지?"
"확실히, 이 정도로는 날 꺽을 수 없어. 메카루."
"나는 인디펜던트 나이팅게일을 릴리스! 레벨 10 [The tyrant NEPTUNE]를 어드밴스 소환!"
작은 새가 왕을 위한 제물이 되어 빛의 조각으로 사라지자, 검은 파충류의 모습을 한 폭군이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한 대낫을 양 손에 들고서 눈 앞의 적을 노려다 보는 모습은 살벌하기 그지 없었지만, 그녀만은 만족스럽다는 듯 웃어보였다.
킨조는 본능적이라고 해야 할까, 온 몸의 신경이 곤두서는 것을 느꼈다.
몇번인가 폭군을 본 적이 있었지만, 오늘 나타난 폭군은 무언가, 평소 이상의 불길한 느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예상은 옳았다.
The tyrant NEPTUNE [공격력 : 0 -> 6000]
"…… 하?"
"아아, 그러고보니 말하지 않았었네. 인디펜던트 나이팅게일에게는 자신의 레벨 하나당 500 포인트의 공격력을 올리는 효과가 있었거든."
그녀는 고작 그 정도만 말했을 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도 킨조는 자신이 처한 엄청난 위협에 대해 파악할 수 있었다.
킨조와 직면하고 있는 NEPTUNE는 특수 소환할 수 없다는 디메리트를 포함해서 총 3개의 단순한 효과를 가지고 있는데, 그 효과들이 인디펜던트 나이팅게일과 조합되니 터무니 없는 시너지를 내고 있었다.
본래 레벨 10의 몬스터인 NEPTUN을 소환하기 위해서는 2체의 릴리스용 몬스터가 필요하지만, 그 자신의 효과로 릴리스할 몬스터를 1체로 줄일 수 있다.
분명 메카루는 이 효과를 이용해서 인디펜던트 나이팅게일만으로 NEPTUN을 소환했다.
거기에 NEPTUN은 릴리스한 몬스터들의 능력치 합계만큼의 능력치를 얻는다. 즉, 소환된 시점에서 인디펜던트 나이팅게일의 공격력 1000을 얻었다는 소리였다.
여기까지라면 이상할 것 없지만, 또 하나의 터무니 없는 효과는 [릴리스한 몬스터 중 하나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
"NEPTUN의 레벨은 10, 따라서 공격력은 5000 포인트 올라서 6000 인거야."
"잠깐, 인디펜던트 나이팅게일의 효과는 …."
"맞아. 레벨 하나당 500 포인트의 데미지를 주는 효과도 있지. 따라서 5000 포인트의 데미지를 받도록 해!"
폭군이 거대한 몸체를 움직여 묵직한 대낫을 휘두른다.
단지 그것만으로도 폭발이 일어난 것 같은 돌풍이 불어와 킨조를 덮쳐왔다.
듀얼 시작부터 5000 포인트의 효과 데미지라니, 얻어 맞았다가는 듀얼에서 패배할 것이 분명했다.
그의 손이 재빠르게 묘지로 향했다.
"묘지의 [프리벤토마토]의 효과! 이 턴, 내가 받는 효과 데미지는 0이 된다!"
"방금 전에 썼다면 500 포인트의 데미지도 받지 않았을텐데, 아쉽게 됐네."
"하, 하하하 …."
500 포인트의 데미지가 10배가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걸 누가 직감했겠는가?
킨조는 어색한 웃음을 지었지만 아직 위협은 끝이 난 게 아니었다.
한번 충격파를 날린 폭군은, 그것으로는 성치 않은 듯 몸울 움츠리고 있는 소녀를 향해 달려들고 있기 때문이었가.
거대한 대낫이 천장을 무너뜨릴 듯 치솟았다.
"배틀 페이즈! 넵튠으로 미네르바를 공격, 시클 오브 루인!"
공격력 2000의 미네르바로 막아낸다고 해도 4000의 큰 출혈이다.
초반부터 사용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지금 사용하지 않는다면 효과 데미지를 막은 것도 의미가 없어진다..
킨조는 재빨리 덮어둔 카드를 발동시키며 듀얼 디스크를 치켜들었다.
"함정 발동! [가드 블록]! 전투 데미지를 0으로 하고, 덱에서 카드 1장을 드로우한다!"
"하지만 미네르바는 파괴되어야겠어!"
"큭…! 이 순간, 미네르바의 또 하나의 효과가 발동된다! 덱 위에서 3장의 카드를 묘지로 보내고, 그 중 라이트로드 카드가 있다면 그 수만큼 상대 필드 위의 카드를 파괴한다!"
묘지에 보내진 카드 중 한 장의 카드가 킨조의 눈에 들어온다.
라이트로드 워리어 가로스.
공격력 1850의 준수한 하급 어태커이지만 라이트로드 카드군에 포함된 이상, 묘지에 보내져도 나쁠 것 없는 카드였다.
이걸로 미네르바의 효과가 발동되어 폭군을 쓰러뜨릴 테니까.
… 라고 생각했던 킨조는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바로 눈치챌 수 있었다.
당당한 모습으로 폭군이 서있었기에.
"유감이지만 인디펜던트 나이팅게일은 완전 내성을 지녔거든. 따라서, 그 효과를 물려받은 넵튠 역시 어떠한 카드 효과도 받지 않는 절대적인 내성을 지녔다는 거야."
"공격력 6000에, 매 턴 5000 번 데미지를 가졌으면서 완전 내성이라니! 농담도 정도껏 하라고!"
"말했지? 내가 이길 거라고, 난 이걸로 턴 엔드. 어디 마음껏 발버둥 쳐봐."
"큿 … 나의 턴! 드로우!"
터무니 없는 완전 내성을 가진 몬스터의 등장, 하물며 공격력도 전대미문의 6000이고, 엄청난 효과 데미지.
그 어떤 프로 듀얼리스트라도 포기할 법한 상황이었지만 킨조의 얼굴에는 전혀 포기하려는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한 장, 한 장 … 자신의 덱에서 뽑은 카드를 바라보며 승리를 향한 가능성을 찾고 있었다.
드로우한 카드를 바라본 킨조의 입가에 미소가 맺혔다.
"나는 [포톤 스래셔]를 특수 소환! 이 카드는 내 필드 위에 몬스터가 없을 때, 특수 소환할 수 있지! 이어서 [라이트로드 어쌔신 라이덴]을 일반 소환! 그 효과로 덱 위에서 2장의 카드를 묘지로 보낸다."
"어떻게 또 엑시즈 소환으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모양이지만, 과연 가능할까?"
"분명 나 혼자의 힘만으로는 부족하지만, 내 덱은 나 혼자 만든 게 아니야. 사사키와 쥬다이의 유대가 담긴 덱이야! 그러니, 절대로 포기하지 않아!"
"그렇다면 어디 보여봐, 네 덱의 가능성을."
"나는 레벨 4, 포톤 스래셔와 라이트로드 어쌔신 라이덴으로 오버레이! 2체의 몬스터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구축! 엑시즈 소환!"
다시 한번 그의 앞에 작은 우주가 펼쳐지고, 빅뱅이 터져나간다.
금빛 영혼이 된 광자의 전사와 정의로운 빛의 암살자는 주인의 명령에 따라 희망을 향해 나아간다.
"나타나라, No.39! 나의 기적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새하얀 날개에 소망을 맡겨라! 랭크 4, [희망황 호프]-!"
"제 아무리 호프의 효과로 공격을 무효로 한다고 해도 넵튠은 그 효과를 받지 않아!"
"아니, 여기서 넵튠을 쓰러뜨린다! [RUM-누메론 포스] 발동!"
"그 카드는 …!"
"희망황 호프로 오버레이 네트워크를 재구축! 엑시즈 소환! 나타나라, CNo.39 미래에서 빛나는 승리를 쥐어라! 겹쳐진 마음, 이어진 마음이 세계를 바꾼다!"
그의 희망이 친구의 마음과 겹쳐져, 새롭게 진화한다.
붉은 팔이 생겨난다, 새로운 무기가 쥐어진다, 새하얀 갑옷이 몸에 걸쳐지고, 금빛 날개가 치솟는다.
터무니 없는 폭군에 맞서는 희망, 그 이름을 외친다.
"[희망황 호프 레이 빅토리]!"
"큭, 하지만 넵튠은 누메론 포스의 효과도 받지 않아!"
"상관 없어! 배틀 페이즈로 들어간다! 호프 레이 빅토리로 넵튠을 공격! 이 순간, 호프 레이 빅토리의 효과 발동! 엑시즈 소재 하나를 제거하고, 전투하는 상대 몬스터의 공격력만큼 공격력을 올린다! 빅토리 차지!"
터무니 없이 거대한 폭군을 향해, 승리의 빛을 쥔 희망의 전사가 네 개의 검을 쥐고서 달려든다.
폭군이 무시무시한 대낫을 휘두르며 전사의 접근을 막아내려 하지만, 희망의 전사는 하나의 검으로 쳐내며 성큼 몸의 중심으로 들어선다.
방해하려는 거대한 손을 남은 검으로 막아내며, 4개의 팔 중 남은 2개의 팔이 검을 치켜든다.
승리의 V자로 검이 휘둘러진다.
그 승산이 없으리라 여겼던 폭군이 무너져 내린다.
"호프 검 더블 빅토리 슬래시!"
메카루 레이 [7000 -> 4200]
"흥, 제법인데?"
"난 이걸로 턴 엔드!"
거대한 강적을 쓰러뜨린, 자부심이 섞인 자신감이 넘치는 목소리다.
메카루는 자신이 가진 최고의 콤보 중 하나가 무너졌음에도 자신감이 서린 미소를 유지하며 힘차게 카드를 뽑아들었다.
"나의 턴, 드로우! 고작 넵튠을 쓰러뜨릴 정도로 이길 거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야. 나는 필드 마법 [사황제의 능묘]를 발동!"
"이 필드는 …!"
"각오해, 나는 라이프 포인트 2000점을 지불해서, 패의 이 몬스터를 일반 소환한다!"
위대한 황제의 묘를 지키는 진흙 병사 둘이 사라진다.
그 거대한 제단 위에 검은 비늘을 지닌 파멸의 존재가 모습을 드러낸다.
웅장한 그 몸에 새겨진 수 많은 붉은 눈동자는 지켜보는 모든 것을 파괴하려는 것처럼 무섭게 빛나고 있었다.
Grrrrrrr ….
그 흉폭한 존재의 등장에, 킨조의 얼굴에 다시 긴장감이 새겨진다.
"강철 비늘의 사나운 용이여, 현세의 문을 봉한 걸쇠를 파괴하고, 우리의 적에게 멸망을 선사하라! [파멸룡 간드라 X]!"
"여기서 그 몬스터라니. 하핫, 라이프가 아깝지도 않은 거야?"
"네 그 무식한 엑시즈 몬스터를 이 턴에 쓰러뜨릴 수 있다면 수지 타산에 맞다고 생각하는데. 간드라 X의 효과, 이 카드가 패에서 일반/특수 소환되었을 때, 이 카드 이외의 필드의 모든 몬스터를 전부 파괴하고 공격력이 가장 높은 몬스터의 공격력만큼 데미지를 준다!"
폭군을 넘어서니, 이번에는 파멸의 용이다.
킨조는 아찔한 스릴감을 느끼면서 첫 턴부터 덮어두었던 카드에 시선을 던졌다.
파멸룡 간드라 X는 분명히 강력한 몬스터이지만, 약점 또한 확실한 몬스터.
그 약점을 확실히 찌를 차례였다!
"리버스 카드 오픈! [브레이크스루 스킬]! 이 카드의 효과로 간드라 X의 효과를 엔드 페이즈시까지 무효로 한다!"
그 새까만 강철 비늘과 붉은 눈동자 모두 회색빛으로 물든다.
모든 힘을 빼앗긴 파멸의 존재는 무릎을 꿇더니 결국 무너져 내린다.
"브레이크스루 스킬이었나 …."
"그 녀석은 위험하지만, 효과 데미지를 주지 못하면 그저 공격력 0의 몬스터에 불과해."
"그 말대로야, 하지만 아직 내 턴은 끝나지 않았어. 마법 카드 [원 포 원]! 패의 몬스터 하나를 코스트로 덱에서 레벨 1의 몬스터를 특수 소환한다! 내가 소환할 건 [이차원의 정령]!"
"튜너 몬스터? 너한테 레벨 9의 싱크로 몬스터는 …."
"내가 언제 9 라고 했었나?"
너무도 당당한 그녀의 말에 킨조의 눈동자에 의문이 맺혔다.
그녀는 의문에 휩쌓여 자신을 바라보는 그를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묘지의 [그로우업 벌브]의 효과 발동! 덱 위의 카드 1장을 묘지로 보내고 특수 소환!"
"튜너 몬스터가 2체? ……… 설마?!"
"그 설마야, 레벨 8 파멸룡 간드라 X에 레벨 1 이차원의 정령과 그로우업 벌브를 더블 튜닝!"
무너져내린 파멸의 용이 유대를 향한 별의 조각이 된다.
이차원 너머에서 온 작은 정령과 꽃을 틔운 작은 생명은 별을 지탱하기 위한 링이 된다.
별의 조각들을 지탱한 링들은 붉게 달아오르고, 안에 있는 별의 조각과 마침내 타오른다.
킨조는 붉게 타오르며 나타나는 존재를 바라보며 자신이 하나의 사실을 착각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눈 앞에 있는 사람은 자신의 친구이기 이전에, 가로 막은 모든 것을 짓밟고 올라선 여제이자 폭군이라는 사실을.
"절대적인 힘, 지금 여기서 고고한 긍지와 하나 된다. 압도적인 힘으로 모든 것을 굴복시켜라! 싱크로 소환! 레벨 10, [레드 데몬즈 드래곤 타이란트]!"
크와아아아아아아 ----!!!
절대적인 붉은 폭군은 모습을 드러내곤, 자신과 주인의 적을 향해 전율이 일어나는 포효를 토해냈다.
이건, 막을 방법이 없다.
킨조는 체념하면서 양 팔을 교차하며 폭군의 주먹을 막을 준비를 했다.
그녀는 그런 자신의 친구를 바라보지만, 용서 없이 파멸의 명령을 내렸다.
"레드 데몬즈 드래곤 타이란트의 효과! 1턴에 1번, 이 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를 파괴한다! 앱솔루트 파워 인페르노!"
쨍그랑, 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터져나오며 승리의 빛을 쥔 희망의 전사도 견디지 못 하고 소멸했다.
텅 비어버린 결투자의 필드, 파고 들지 않으면 붉은 악마이자 폭군이라는 이름이 울 게 분명했다.
"… 와라!"
"배틀 페이즈, 레드 데몬즈 드래곤 타이란트로 플레이어에게 다이렉트 어택! 옥염의 크림즌 헬 타이드!"
한껏 숨을 들이킨 붉은 폭군의 가슴이 부풀어 오른다.
허리까지 뒤로 젖히지만, 오로지 표적을 노려보는 그 눈동자는 정확히 킨조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신호가 떨어지면 …, 마침내 들이켰던 숨결을, 타오르는 지옥의 불길을 적을 향해 토해낸다.
킨조는 뜨거운 지옥불이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것을 바라보며 입술을 깨물었다.
좀 살살해주면 좋으련만 …!
킨조 츠루기 [LP : 7500 -> 4000]
"크…! 후웃."
"이걸로 턴 엔드. 자, 어디 덤벼봐. <초고교급 경찰> 씨."
"… 하, 각오하라고. <초고교급 교수> 씨."
두 결투자의 눈동자에 승리를 향한 갈망이 동시에 일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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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왕 시리즈 전통적으로 이벤트 듀얼은 2회니까, 초듀도 2회로 나눕니다! 뙇!
랭크 업과 더블 튜닝으로 서로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번 화.
과연 최후의 결말은...?
듀얼 로그가 꼬였다고 합니다 ^^ 슈밤..
누가 이길지 모르겠다! 하지만 승패보단 둘의 성장에 더 집중해야 해야 할까요.
그 전통은 오노 때문에 악파에서 깨질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