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넓은 덱 스페이스에 다른 플랜이 들어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패트랩 넣을 공간이 많다' 정도로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어차피 첫 드로우에 잡히는 카드는 5장 뿐이기 때문입니다. 덱에 아무리 패트랩이 많다 한들 실제로 한 경기, 그 첫 턴에 유효하게 활용되는 패트랩은 저 5장을 넘길 수가 없으니까요. 또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패트랩 이상을 넣었다고 한들 그 추가한 패트랩이 원래 쓰던 패트랩들보다 억지력이 높을 리 만무하기 때문에(그랬다면 그 패트랩이 우선시되었을 테니까요) 억지력이 크게 올라갈 것 같지도 않습니다. 여기에 더해, '패트랩만으로는 게임을 이길 수 없다', 즉 패트랩을 아무리 많이 넣어봤자 게임을 지연시킬 뿐 그것이 승리 플랜이랑은 무관하다는 것도 한 몫 하고요.
다만 증지라는 큰 변수가 있긴 합니다. 증지로 드로우되는 패트랩 상황을 고려하면 명칭제약을 고려했을 때 패트랩 종류가 곧 억지력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다만 상대가 증지를 맞고도 달리기를 선택했을 때 그 의미가 생기고, 보통 맞은 상태에서 멈춘다고 한다면 이도 크게 중요한 변수는 아닐 것 같습니다.
오히려 제가 천배룡 덱 파워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천배룡이 채용하는 패트랩의 가짓수보다는 그 각각입니다. 특히나 또 다른 턴스킵급 패트랩인 디멘션 어트랙터가 채용 가능하다는 점이 제일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쉽게 채용할 수 있는 패트랩은 아니지만 그만큼 역할을 해 주는 패트랩이기에 저 카드를 쓸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어느 수준의 억지력을 보장해준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천배룡 파워의 핵심은 애초에 패트랩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천배룡이 대열파를 채용한 후 다른 후공덱/턴킬가능 덱들은 왜 이걸 채용하지 않느냐는 말이 조금씩 나왔는데, 저는 그에 대한 답이 '자신이 없어서'라고 생각합니다. 설령 대열파를 사용해 사실상 후공을 받아냈다 하더라도 상대 패에 있는 패트랩 등의 변수는 여전히 남아있고, 이를 뚫고 상대를 이번 턴에 끝낼 자신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후공덱들은 먼저 상대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게 한 후 높은 교환비의 카드(번개 등)를 사용해 아드차를 벌려 설령 이번 턴킬이 실패하더라도 아드우위를 통해 후상황을 유리하게 만드는 전략을 채택하게 됩니다.
천배룡은 그럴 필요가 없는 첫 덱입니다. 찬환장과 찬완초룡의 메인/배틀페이즈 떡장갑으로 상대가 패트랩이 있던 말던 씹어버리고 달릴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의 아드 차이 등은 관심이 없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천배룡은 그냥 턴을 받기만 하면 되고, 대열파가 유효한 전략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것입니다.
글이 길어졌는데, 요약을 하면
1. 단순히 패트랩을 더 넣을 수 있다는 점 만으로 덱의 파워가 올라가지는 않는다.
한 턴에 사용 가능한 패트랩의 수는 한정되어 있으며, 추가적으로 들어가는 패트랩이 원래 넣던 패트랩보다 억지력이 좋지도 않을 것이고, 패트랩만 잔뜩 잡혀서는 게임에서 승리할 수도 없다.
2. 다만 디멘션 어트랙터 채용은 파워 상승에 유의미하게 기여했을 수 있다.
3. 그보다 더 중요한 요인은 천배룡의 떡내성이다.
상대와 나의 아드 차이/패트랩 상황에 무관하게 상대를 확실하게 킬 낼 수 있는 덱은 천배룡이 거의 유일하다. 이 특성이 천배룡의 강력함의 핵심이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상대가 설령 아무것도 안 했더라도 패트랩이라는 억지력이 남아있기 때문에, 저들을 밟고도 전개할 수 있는 수준의 공격권이나 애초에 밟히지조차 않을 내성이 필요한거죠.
원핸드 초심플 원턴킬이라는 파격적인 특성을 지니고 온 누메론도 이런 플레이는 못했으니 말이죠
완벽한 후공은 완벽한 내성과 킬각에서 나온다
완벽한 후공은 완벽한 내성과 킬각에서 나온다
상대가 설령 아무것도 안 했더라도 패트랩이라는 억지력이 남아있기 때문에, 저들을 밟고도 전개할 수 있는 수준의 공격권이나 애초에 밟히지조차 않을 내성이 필요한거죠.
원핸드 초심플 원턴킬이라는 파격적인 특성을 지니고 온 누메론도 이런 플레이는 못했으니 말이죠
누메론은 기본 타점합이 8000이 안 된다는 점도 있습니다. 애초에 턴킬덱으로써는 큰 결격사항이죠. 턴킬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상대에 의존할 수밖에 없고, 이 점이 파워를 크게 갉아먹었습니다. 오히려 누메론도 내성의 측면에서는 천배룡까지는 아니어도 높은 수준을 자랑합니다. 당장 우뵐포가 전부 안 박히는 타입이니까요.
다른 플랜도 결국 제가 뭘 전개할 건덕지가 있어야 한다는 건데 저처럼 운 안 좋아서 후공밖에 못하는데 매번 서치해야 해서 1장씩만 넣는 카드들만 첫 5장에 다 잡히는 일이 수두룩한 사람은 다른 플랜 같은 거 생각을 못합니다. 차라리 거기에 패트랩이 잡힌 거였으면 발악이라더 하지.. 괜히 다른 기교 부린다고 패 사고 유발하느니 그냥 패트랩이나 왕창 넣는 게 확률적으로는 더 나아요
뭐 천배룡 얘기라 좀 다른 소리긴 하네요
애초에 덱 하나에 두 개 이상의 플랜을 보유하는 것이 가능한 덱은 한정되어 있으니 그게 불가능한 덱들은 그냥 말씀해주신 대로 패트랩 채우기밖에 못 하는게 맞습니다. 다만 본문은 그렇게 패트랩으로 가득 채운다고 해서 덱의 파워가 막 비약적인 상승을 이루지는 않으며, 덱이 강한 이유는 그보다는 애초에 메인 기믹 자체가 강력했기 때문이라는 내용입니다.
다른 플랜 이야기를 했던 이유는, 빈 공간이 유의미한 파워 상승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그 부분을 다른 플랜을 위한 카드들로 채울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렇지 않은 덱에게 있어서 빈 공간은 그냥 범용카드 더 넣어볼 공간일 뿐이죠. 빡빡한 덱보다는 상황이 좋기는 하겠지만, 파워의 주 원인으로 지목되기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스프 이전의 이빌트윈이 딱 그 계열이었죠. 덱은 넓은데 딱히 쎄지도 않은... 거기다가 한번 전개 성공하고나선 전개파츠가 놀아버리기 일쑤였고요
저도 그 덱이 생각나서 글을 적게 되었습니다. 덱 스페이스가 넓어 패트랩 채용하기 좋다 한들 승리 플랜이 강력하지 않으면 강덱이 될 수 없는 좋은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이후 빈 공간을 다른 플랜(스프라이트)로 채우면서 덱 파워가 크게 상승했다는 점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