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컥 팡 철컥 팡
한 사냥꾼이 나무 위에 자세를 잡은 채 쉴새없이 총을 갈겨댔다.
마탄총이어서 본래는 마력을 충전하고 적당한 주문을 건 뒤 발사해야 제 위력이 나오는 총이었지만
지금의 사냥꾼에게는 그럴 여유조차 없었다
아마 그 어떤 사냥꾼에게도 그럴 여유가 없으리라
지금 달려오는 키 7미터의 거대 괴수 앞에서는
'한탕 하자고 들어왔더니 재수 옴붙었네 이거!'
욕지기가 나왔다.
고대의 숲을 답사해보자는 탐험대의 의뢰를 받아 정찰병으로 온 것은 좋았으나
이 꼴이었다. 다른 사냥꾼들은 이미 저 공룡의 먹이가 된 지 오래고
그들중 가장 실력이 뛰어났던 자신만이 저녀석의 마지막 반찬이 되기 직전이었으니 말이다.
이미 총은 과열되어 아지랑이가 보이고
은신해서 피하려해도 출혈이 심하다.
결국 여기서 어떻게든 녀석의 눈을 노려 한방을 노릴 수 밖에 없지만
짐승주제 영특한 녀석은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탄을 도탄시켜버리고
정확하게 조준하기엔 이미 체력도 한계였다.
'이제 마지막 한발을 녀석에게 맞춘다해도 녀석이 쓰러지며 날 덮치면 죽겠지'
체념하며 마지막 한발을 장전한 그때 괴상한 소음이 들려오자 녀석이 순간 멈칫했고
사냥꾼은 그 틈을 놓치지 않았다.
퍽!
녀석의 눈과 뇌수가 파열되며 피가 사방에 튀었다.
살면서 마지막 쏘는 탄이 이런 걸작이라니 먼저간 녀석들에게 자랑할 순 있겠네 씁슬하게 웃으며 사냥꾼은 정신을 잃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녀석에게 잡혔다 빠져나오면서 긁혔던 팔이 욱신거리자
영원히 뜰 일이 없을 줄 알았던 눈이 떠졌다.
눈이 떠지자 본능적으로 주변을 살피고 몸상태를 살펴보니
피투성이었던 팔엔 고약이 덕지덕지 발리고
몸에는 짐승 털가죽으로 만든 이불이 덮혀져 있었다
'우호적인 원주민이라도 사나?'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한편 긴장하며 주변을 살피니
어둠속에서 맹수의 두 눈처럼 빛나는 두 눈동자가 다가오는게 보였다.
"오 인간 깨어났나 인간 튼튼하다."
어눌하지만 인간어를 하는 것을 보자 순간 긴장이 풀렸지만
바로 직후 상대가 불을 켜자 긴장은 경악으로 바뀌었다.
"에 엘프!"
아름다운 외모 뾰족한 귀 전설로만 듣던 숲속의 엘프가 분명했다
저 야성미 넘치는 근육과 털가죽 옷 그리고 전투문양은 전설에 없었지만 말이다.
엘프가 사실 야만전사+주술사 종족이었다면 이라는 컨셉으로 써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