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고를 듣고
보스도 웃으시더군요.”
“ 그래서.....
캐롤라인은 어디까지 왔어?”
“ 운송부대가 전멸하자 직접 움직였습니다.”
직접 움직였다면
진짜 끝장을 보자는 뜻이다.
“ 연락은?”
“ 3번입니다.”
로건은
자동차에 비치된 유선전화기를 들어
3번을 눌렀다.
신호가 가다 끊긴다.
“ 캐롤.”
“ 로건?”
“ 네. 접니다.
목소리를 용케 기억하시네요.”
“ 아이를 데리고 있어?”
상대는
인사는커녕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 네.”
“ 미안하게 됐어.
하지만,
난 그 애가 필요해. 로건.”
“ 아직 마지막 선을 넘진 말죠.
캐롤.
일단 만납시다.”
“ 한 시간 뒤, 센트럴파크.”
캐롤라인은
자기 할 말만 끝내고 전화를 끊었다.
일행을
보안점검을 끝낸 호텔로 보낸
로건은
다른 이는 떼어놓은 채
혼자
센트럴파크로 향했다.
공원의 명물
Bethesda Fountain에 이르자
분수를 등지고 앉은
중년여자가 보였다.
환갑이 넘은 나이지만 관리를 잘 받았는지
여전히 젊어 보인다.
로건은 조용히 다가가
옆자리에 앉았다.
“ 캐롤.”
“ 로건.”
“ 아들은... 유감입니다.”
더 생각하고 싶지 않다는 듯
상대는 화제를 돌렸다.
“ 수호
아니
올림푸스는 잘 지내?”
“ 얼마 전
일본에서의 일을 일단락짓고
지금은 휴식중이지요.”
“ 축하한다고 전해줘.”
“ 직접 전화하시죠.”
“ 아니,
그랬다간
아쉬운 소리만 잔뜩 할 것 같아.”
강인하면서
기품 있는 여성이다.
로건이 인정하는 여자는 몇 안 되지만
캐롤라인 번은
개중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인물이다.
로건도
본론으로 들어갔다.
“ 크리스티나 맥퀸, 놔두시죠.”
“ 안 돼.”
“ 패트릭 홀랜드를 찾아드리겠습니다.”
“ 나는 오랫동안 미친년으로 살았어.
로건.
미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그런 세계를 살았지.”
캐롤라인은
고개를 흔들며 딴소리를 했다.
“ 그런 미친년도
엄마가 될 수 있다는 건
정말...
엄청난 축복이지.
케니는...
이 세상에서
내가 얻을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이었어.
로건.
그 아이는
피와 죽음에 삼켜진 날 구원했지.”
마흔에 겨우 얻은 아이다.
결혼이야
갈수록 늦춰지는 추세지만
여자의 임신가능연령은
세태와는
전혀 상관없었다.
남자는 많았지만
결혼은 하지 않았다.
직업특성상
결혼생활을 지속하기 힘들었고
무엇보다
경계를 풀기엔 적이 많았다.
“ 케니를 떼어놓지 못했을 때
이런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걱정했었어.”
아이를 가장 확실히 보호하는 방법은
항시 엄마와 함께하는 것이다.
캐롤라인은
작전마다 그를 데리고 다녔고
아들은
어느새
살인기업을 경영하는 기술과 안목을 습득한
실력자로 커버렸다.
“ 평범한 유모를 들이고
평범한 아이들 옆에서 키웠어야 했는데...
모든 게 의심스러웠지.”
모두
내 아들을 해칠 것만 같았다.
“ 내가...
내가 내 아이를 망친 거야.”
“ 그건 아닙니다. 캐롤.”
“ 아니야.
내가 내 아들을 죽인 거지.”
주머니에서
낡은 사진을 꺼낸 그녀는
사진 속에서 끌어안고 웃고 있는 모자를
뚫어져라 쳐다봤다.
한참을 그랬을까?
캐롤라인의 눈동자는
언제 촉촉했느냐는 듯 날카롭게 벼려졌다.
“ 한나였나?
그 아이는 포기할게.
로건.
하지만,
애엄마는 아니야.
먼저 찾는 사람이 임자지.”
“ 저랑 경쟁하자는 겁니까?”
“ 맞아.
깔끔하게 승복하자고.”
로건 (모리 코고로) 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 진심입니까?”
“ 나도 내가 이 정도까지 미친 짓이 가능할 줄은 몰랐어.”
쿠도 신이치
아니
올림푸스의 부관인
로건 (모리 크고로) 과 적대하는 건
결국
그와 적대하는 것이다.
협상이 결렬된
신이치의 무자비한 응징은
이쪽 세계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의 마음 깊숙한 곳에
공포를 새겼다.
캐롤라인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 패트릭 홀랜드와 그를 아는 자들.”
더는 잃을 것이 없는 그녀조차
신이치는
여전히 두려웠다.
하지만, 용기를 내본다.
“ 다 씹어 먹어버릴 거야.
갈가리 찢어버릴 거야.
한 놈도 남김없이 다 죽여 버릴 거야.”
로건은
떠나가는 캐롤라인을 잡지 못했다.
그녀의 단호한 결의가 느껴졌다.
캐롤라인은
죽음을 초월한 분노와 증오의 끝자락을 붙잡은 채
겨우 숨 쉬고 있다.
‘ 어쩌면...’
그녀는 내 손에 죽길 바라는 게 아닐까?
자식을 잃은 어머니의 분노!!!!!! 이번 부분도 진짜 소름!!!!1
극찬 감사합니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