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프로젝트 3 독립닌자요원 잇토키 (416)
상당히 오랜 시간 동안
눈밭 위를 낮은 포복으로 이동해
적들이 숨어 있는 계곡 뒤쪽으로 숨어 들어간
535의 이두협 상사는
최대한 기척을 숨긴 상태에서
계곡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계곡의 작은 그림자 안에서
숨어있는 두 사람을 확인했다.
두 명이었다니.
많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고작 두 명이서
1분도 안 되는 시간에
분대 하나를 처리했다니.
항상 공화국의 전사들이
남조선의 개들보다 월등한 실력을 가졌다고 자부하던
이두협 상사는
작게나마 충격을 받았다.
저들은 며칠 동안
제대로 된 휴식이나 보급 없이,
한겨울과 다름없는
함경북도의 고지대를 걸었다.
그것도
그들을 쫒아오는 추적대를 뿌리치기 위해
빠른 속도로
몇 개나 되는 산을 넘으면서.
이두협은 알고 있었다.
저들은
체력적인 부분은 물론
정신적으로도 한계에 가까운 상황이다.
그런 한계 상황에서,
제압사격을 받으면서,
정밀한 조준 사격으로
분대 하나를
그 짧은 시간에 처리했다는 사실은
실력이 있다 없다고
말할 수 있는 차원이 아니었다.
다른 차원의 영역이다.
훈련으로는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다.
오직 실전,
그것도
숨을 건 실전을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영역이다.
여기까지 혼자 오길 잘했군.
다른 누군가를 데려왔다면,
분명 그들에게 기척을 발각당했을 테니까.
당에서 생포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직속상관은 무리하지 말라고
추가적인 지시를 내렸지만,
당에서 내려온 명령은 생포하라는 것이었다.
생포할 수 있으면 생포하고 싶었다.
이두협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라,
535의 명예와
그가 모시는 상관의 명예를 위해서
당의 명령을 수행하고 싶었다.
하지만 저들을 생포할 수 있을까?
생포하려면 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에
희생되는 아군의 수를 생각한다면
실익이 없었다.
저놈들이 가진 총알은 몇 발이나 남았을까?
저놈들의 총알이
전부 마르려면
얼마나 많은 인민군 전사들이 희생되어야 할까?
이두협은 마음을 정했다.
생포는 포기.
시신만 들고 간다.
이두협은
최대한 천천히 총을 견착했다.
혹시라도 저기에 있을 괴물들이
기척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그리고
전방을 주시하고 있는 두 사람 중
오른쪽에 있는 사람을 겨누었다.
조준선을 정렬하고.
숨을 참고.
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