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델리아의 아빠이자
제 전 남편은 평범한 소설가였어요.
바쁜 저를 대신해서
아델리아를 계속 돌봐 주고 있었죠,
아마 그날은
결혼 5주년 기념 한 달 전이었을 거예요.
제 남편은
당시 2살이었던 아델리아와 함께
인도의 한 호텔에서 저를 기다리고 있었죠.
그런데 그날······
사고가 나고 말았어요.”
잇토키는
그녀의 과거사를
진중한 표정으로 조용히 듣기만 하였다.
왠지
그녀가 자신을 찾아온
제일 큰 이유일 것 같아서였다.
“혹시 ‘뭄바이 테러’에 대해 아시죠?”
“잘 알고 있습니다.”
잇토키가 대답하자
그녀는
편히 자고 있는
아델리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조용히 말을 이어 나갔다.
“6년 전, 그때.
제 남편은 세상을 떠났어요.
바로.........
그 ‘뭄바이 테러’ 희생자였죠.”
잇토키는
그녀의 아픈 과거사에
절로 신음이 나왔다.
그녀가 말한 뭄바이 테러는
2008년 11월
인도 뭄바이에서 벌어진 사건이었다.
파키스탄의 이슬람 테러 집단인
‘라 쉬카르 에 타이바(Lashkar-e-Taiba, LeT)’에서 보낸
10명의 조직원들이
인도 뭄바이에 있는 호텔에 침입해
테러를 벌인 일이었다.
이놈들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탈레반의 탄생에도 깊숙이 개입했었던
당시 ‘파키스탄 정보국 ISI (Inter-Services Intelligence)’의 지원을 받은 놈들이었다.
이후 호텔에 들이닥친 놈들은
대상에 상관없이
투숙객을 상대로
가차 없이 총을 난사하기 시작했다.
이런 미친놈들 때문에
그 당시
195명의 사망자와
350명의 부상자가 발생하고 말았다.
다행히
60시간 만에
놈들은 전부 사살되어
테러는 종료가 되었지만.
당시 인도정부의 대응이나
모든 것들이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아마
루시의 전 남편은
그 호텔에 투숙해 있다가 변을 당한 것 같았다.
“그날 저는
CIA에서 이슬람 테러 전략 분석가로 일하며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장 중이었어요.
중간 경유지인 인도에 잠시 들러
남편과 딸을 만나러 가던 중이었죠.
결국 남편과 딸이 있는 뭄바이 호텔에 테러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최대한 현장을 찾았지만,
저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며
괴로운 과거로 인해 혼란스러운 마음을 진정시켰다.
어느새
침울했던 표정은 사라지고
차갑게 변한 얼굴로 말을 계속 이어 나갔다.
“결국 모든 사건이 끝나고
현장에 의료진이 도착했어요.
그들이 호텔 안으로 투입됐을 때
다행히 죽은 남편의 품속에 있던
살아 있는 아델리아를 발견할 수 있었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당시
남편이 아델리아를 보호하기 위해
놈들의 총알을 온몸으로 끝까지 막아 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그때
아델리아에게
편집 증세 같은 후유증이 생겼죠.”
루시는 잠시 말을 멈추며
자고 있는 아델리아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그런 자신의 딸을 사랑스럽게 바라보던
그녀가
잇토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때부터 제 인생관은 바꿨어요.
힘이 있어야 아델리아를 지킬 수 있겠구나 말이죠.
그래서
힘을 키우기 위해 미친 듯이 실적을 쌓았고,
정치적 친분을 위해 정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어요.
결국 커크먼 행정부에서
제 능력을 높이 사
차관직으로 여러 곳을 전전하다가
이번에 미 국무부 장관으로 예정된 거예요.
네. 결국 제 뜻을 이루었죠.
그런데······.
세상은 제 뜻대로 되질 않더군요.”
그녀는
품에서 위성전화기를 꺼내
무언가를 조작하더니
잇토키에게 건네주었다
“제 위성전화기는
FBB 위성을 이용하여 통신을 하기 때문에
극지방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통화가 가능해요.
그리고 ‘리피터 시스템(파워증폭기)’과
고 해상도 풀 HD LCD액정이 따로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어디서든지
사진 파일과 암호화 자료를 받을 수 있죠.”
그녀의 말을 증명하듯
잇토키는
그녀에게 건네받은
위성전화기 액정 화면을 통해
한 장의 사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건······.”
그런데
화면에 나온 그것은
누군가 것으로 보이는 잘린 새끼손가락에
‘A’라는 이니셜이 박힌 반지가 끼워진 사진이었다.
잇토키가
‘이게 무슨 사진이냐’는 얼굴로
고개를 들자,
루시가 아랫입술을 깨물며
충격적인 사실을 전해주었다.
“그건....
제 아버지의 잘린 새끼 손가락 사진이에요.
바로 제가 당신을 찾아온 이유죠”
"!!"
이번에는
잇토키와 카이토도
정말 놀란 듯 입이 크게 벌어지고 말았다.
방금 전에도
자신의 아버지를 보기 위해
휴가차 시드니로 간다고 하지 않았던가?
이 뭐 같은 참극에
잇토키는
잠시 생각할 시간이 필요했다.
하지만 루시는
잇토키가 들고 있는 전화기를
분노가 담긴 부릅뜬 눈으로 조용히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잇토키 군.
당신에게 정식으로 의뢰를 요청하고 싶어요.
납치당한 제 아버지를 구출해 주세요.”
본문
BEST
또 다른 테러의 시작..........
다시 한 번 쫄깃해지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