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한신은 정형전투에서 대승을 거두고 제나라는 강력하니 외교전으로 압박하라는 이좌거의 의견으로 전투행위를 중지함. 제나라의 힘에 대해선 유방 쪽도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딱히 뭐라 하지 않고 넘어감.
2.근데 당장 항우한테 유방이 내일이라도 죽을지 말지 하는 상황인데 짧게 잡아도 6개월 이상은 제나라 쪽은 진척없이 항우 전선에도 하는듯 마는듯한 적당한 지원으로만 때움.
부하까지 미끼로 써서 도망쳐야했던 유방이 한신에게 당연히 독촉을 했을 것이고, 실제로 한신은 제나라와 가까운 한단에서 형양 바로 위의 소수무로 내려옴.
마침 이때는 팽월의 유격적으로 항우가 자리를 비운 시점이라, 유방은 초나라 군대를 완성에서 유인하던 포지션을 바꿔서 형양 밑의 성고로 들이닥침. 근데 막상 한신은 아무것도 안함.
지지부진한 상태가 유지되다가 항우가 돌아왔고, 유방은 괜히 요새였던 완성에서 항우를 유인하던 포지션만 헝크러져서 형양에 있던 주가 파티와 함께 일직선으로 개박살이 남.
3.위의 결과로 유방 쪽은 광무 쪽 식량기지, 형양 쪽 국경기지가 다 날아가면서 대전략의 근간 자체가 흔들리고 한번만 더 털리면 바로 관중까지 항우한테 밀리고도 남을 지경이 됨.
초한지 매체에서 이때 유방 상황을 상당히 대충 넘어가지만, 말 그대로 멸망이 반쯤 확정된 시점이었음. 병력도 없고, 요새도 없고, 식량도 기근 후유증때문에 한계가 있음. 심지어 적은 항우임.
4. 그리고 그러는 동안 한신은 달달하게 술 한잔 땡기고 기분좋게 꿀잠까지 자고 있었다. 이 상황이 즐거웠나봄
5.이만한 상황을 방치하는 한신의 의도가 수상해진 유방은 몰래 성고에서 빠져나와서 한밤중의 한신의 군대로 침입해 군사를 홀랑 훔쳐가버림.
그러고 나니 엄마야, 얻어온 군사가 얼마나 많았는지 한신도 아니고 유방이 굴리는것만으로 당장 망할 지경이었던 지경에서 항우를 개박살을 내버리는 승리를 거둠.(항우가 무패소리 듣긴 하는데 이때 유방에게 당해서 형양 주둔군 대다수가 날아가고 팽월의 백도어로 후방에도 큰 피해를 입었음. 이 손실을 끝날때까지 수습 못했다고 봐도 됨.)
유방의 위기를 방관하면서 자신의 군사는 이정도로 늘려놨다? 수상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직후에 한신이 항복한 제나라를 공격해버린다.
6.외교적 트롤링 의외에도, 이건 너무 세니 못싸우겠다던 제나라를 상대로 병력이 다 날아가다시피한 상태로 들이받은 것이라 그전에 한 말을 생각하면 영 어이없는 짓이었다. 심지어 한신은 그 후로도 잘만 이긴다(... 정형 전투 이후로 한 짓이 더 수상해진다.
7.이쯤 되니 유방 혼자만 한신은 대체 언제와 이러지 다른 책사들은 더이상 한신의 구원을 언급하지 않는다. 장량은 틈을 주면 반란할거라고 대놓고 씹는다.
유방:한신 얘는 대체 언제쯤 되야 항우를 좀 죽일까?
장량:와, 폐하는 아직도 그 인간을 믿어요?
반란 걱정이나 하세요
장량덕에 출세했더니 장량탓에 죽는 한신
출세는 소하덕에 한거임
그래도 용케 반란은 하지 않음 이빨 다 빠져서 못했다고 봐야하나
뒤질짓 했구만
줄타기 하다가 이긴쪽에 붙기 or 이긴놈이 만만하면 때려부수기 생각했었다는게 학계의 가설
한신이 재밌는 건 저러고도 자기가 유방한테 어그로를 끌었단 생각을 못함. 나중에 죽을 때도 에이 내가 북벌도 하고 항우도 잡게 해줬는데 설마 유방이 나한테 섭섭하게 하겠어? 라고 안이하게 생각하다 당했지. 유방도 한신이 더럽게 꼽긴 했지만 죽일 생각까지는 없었고 그냥 벼슬만 떼어다 실권 줄이는 걸로 끝내려 했는데 여후, 장량, 소하는 그렇게 생각 안해서 지금 한신을 조지지 않으면 뒷날 감당 못한다 판단해 결국 죽이게 됨. 이렇게 중국사 역대 최고의 명장이 허무하게 가버렸는데 이 양반이 처세만 잘했어도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