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 노인 사상 첫 800만명 돌파
경제 주축인 15∼64세 71.3%에 그쳐
노인 부양비는 10.2서 23으로 치솟아
14세 이하는 21.3%… 2.2% 줄어들어
대한민국이 해마다 늙어가고 있다. 고령인구 비율은 매년 급격하게 늘어나는 반면, 경제활동의 주축인 생산가능인구는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 6명 중 1명은 65세 이상 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는 10명 중 1명 수준에 불과했다. 우리 경제를 이끌어 갈 생산가능인구도 70%대에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잠재성장률 하락의 주된 원인이다. 29일 통계청이 내놓은 인구주택총조사에는 ‘늙어가는 대한민국’의 현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등록센서스 방식 인구주택총조사 결과를 보면 유소년인구와 생산연령인구는 감소하고 고령인구는 증가하면서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내국인 인구 5182만9000명 중 15세 미만 유소년 인구는 617만6000명(12.3%)으로, 전년 대비 13만6000명(2.2%) 감소했다. 15∼64세 생산연령인구(3575만명·71.3%) 역시 1년 새 19만명(0.6%) 줄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821만명으로 전년(775만명)보다 46만명 증가하며 처음으로 800만명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5%에서 16.4%로 올라갔다.
유엔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2017년 처음으로 고령사회(65세 인구 비율 14% 이상)에 진입한 이후 빠르게 노인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유소년 인구 감소와 고령인구 증가로 유소년부양비(생산연령인구 대비 유소년인구)는 2000년 29.2에서 지난해 17.3으로 추락했다. 같은 기간 노년부양비(〃 〃 고령인구)는 10.2에서 23.0으로 치솟았다. 생산연령인구 4.3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유소년인구 대비 고령인구 비율을 의미하는 노령화지수는 132.9로 2019년(122.7)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1년 단위 조사가 시작된 2016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고령화는 잠재성장률 악화로 이어진다. 잠재성장률은 우리 경제가 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 없이 모든 능력을 동원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뜻한다. 고령화는 잠재성장률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국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하락의 배경으로 생산연령인구 감소를 꼽는다.
전체 인구 대비 고령인구 비율이 늘어나면 사회적 부담은 그만큼 증가한다. 특히 노년부양비가 급증하면서 국민연금에 대한 불안감도 커진다. 저출산 기조와 고령화로 인한 인구절벽 현상이 현실화하면서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자 감소로 인한 조기 소진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 대책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라며 “젊은층의 노동투입 자체가 감소하면서 경제활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계속되는데, 이로 인해 우리 경제의 심각한 위기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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