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총집편 봇치 더 록! Re:Re:
필름을 되감아 더 선명히 이어질 수 있게
"이번 축제는 키타와 봇치 둘의 무대니까!"
-니지카-
revival : 재상영,회복 그리고 소생
늘어진 필름을 되감고 정비해 더 오래 기억되도록
그리고 더욱 선명히 우리에게 남을 수 있도록
봇치 더 락의 메인은 봇치와 키타의 교차되는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기타는 잘 못 치지만 남들과 호흡을 맞추는 것을 잘하는 키타는 기술적인 성장을, 소통에 익숙하지 않고 함께하는 것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지만 연주 실력은 프로급인 봇치는 정신적인 성장을 이뤄내는 것이 중심 서사죠.
전편은 확실히 봇치에게 포커스를 몰아주고 작품 고유의 개성적인 면을 줄이더라도 서사를 강조하기 위해 많은 편집이 들어갔습니다.
하지만 후편은 시간대비 다룰 분량을 비교적 적게 배정하면서 다른 느낌을 줍니다. 원래 있던 이야기를 그저 집중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깊게 파고 들어가는 거죠.
사실 개봉 전에 전편과 달리 추가씬이 많다는 소리를 언뜻 들어서 비교적 얇았던 키타의 서사를 강화할만한 씬들이 많이 추가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했습니다만
이 예상은 딱 반만 맞았던 것 같습니다.
추가된 씬의 대부분은 키타 이쿠요의 씬들이지만 이건 키타를 위한 씬 보단 봇치를 위한 씬에 가깝거든요.
봇치, 고토 히토리는 작품 내내 인정받는 것은 간절히 원합니다. 계속해서 스스로의 입으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인정욕구이죠.
개그씬처럼 지나가는 승인욕구 몬스터나 공연을 상상하는 장면들을 보면 자신이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죠.
밴드를 하는 이유도 그러하고요.
반대로 봇치는 자신에 대한 평가가 박한 편이기도 합니다.
단순히 인정받고 싶지만 노력은 하지 않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은 꾸준히 기타 연습과 밴드 활동을 하는 것에서 알 수 있지만
외적인 면이든 기타 실력에 대한 것이든 가진 능력에 비해 자신감이나 자기 확신은 확실히 떨어져 보이죠.
스스로의 빛남을 본인보다 옆에 있는 키타가 더 잘 알 정도로요.
키타에게 봇치는 재미있는 친구이자 스승, 그리고 동경의 대상입니다.
봇치도 키타의 인싸력에 부러움을 가지고 있지만 키타가 가지는 동경에 비하면 약한 편입니다.
키타는 단순히 봇치의 기타실력만을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봇치가 가진 빛남에 대한 동경, 그걸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그리고 그 빛남을 이끌어 내고 싶어 하는 따뜻한 마음까지 전부 가지고 있거든요.
언제나 인정을 원하는 봇치는 스스로 사실 자신이 평범한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을 합니다. 특별하고 싶지만 처음하게 된 합주에선 끔찍한 실력이 나왔고 그로인해 자신의 실력에 대한 의심이 생겼죠.
꽤 많은 팔로워를 가진 기타 히어로로서 sns에 투고도 하고 인터넷에서 소소한 인정도 받지만 그건 봇치가 원하는 인정과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스스로가 원하는 인정에 닿지 못할 정도의 실력만 가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봇치에게 남아있는 거죠.
하지만 키타가 보기에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후편에서 추가된 씬들이 키타가 봇치를 바라보는 시선과 진심을 강조하는 짤막한 씬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키타는 봇치가 충분히 빛나고 있음을 알고 있고 또 그걸 세상에 알려주고 싶어 합니다.
추가된 씬들 뿐 아니라 전편과 후편에 새로 삽입된 곡들 또한 이런 포커스를 선명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전편의 오프닝인 ‘평범하게 빛나라’는 아예 봇치가 총집편에서 보여줄 집중된 서사를 함축해서 담고 있고
전편의 엔딩 ‘지금, 나, 언더그라운드에서’는 아예 봇치의 시점에서 쓰인 감정을 가득 담은 곡이죠.
분명 총집편의 한계는 명확합니다.
결국 한번이상 보았던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것이고 아무리 추가씬을 넣었다고 해도 원래 가진 구조를 뒤틀지 않는 이상 결국 진한 기시감에 지루해지 마련이죠.
심지어 봇치 총집편은 전편 후편 다 통틀어도 2분 정도의 추가 씬을 짧게 짧게만 넣어놓은 터라 오프닝을 제외하면 새로울 것이 거의 없는 순수 편집과 구성 변경을 중심으로 한 총집편입니다.
하지만 신곡들의 가사로 담아내는 이야기와 메인 플롯을 강조하는 편집들이 전부 한 명, 봇치에 포커스를 두고 깔끔하게 담겨서 꽤나 볼만한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방구석 옷장에서 기타를 치던 고토 히토리는 스스로 낸 작은 용기를 발견한 니지카에 의해 STARRY 무대에 섰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옷장보다 작은 완숙망고 상자 속이었지만 니지카와 키타를 통해 세상에 나오고 키쿠리를 만나며 진짜 바라봐야 하는 목표를 깨닫게 되었죠.
10명 남짓 모인 작은 스테이지에서 첫 공연을 마치고 음악에 대한 진지한 생각이 늘어갈수록 불안함은 커졌지만 봇치에겐 위기를 뛰어넘을 빛남이 있었고 그걸 키타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옷장, 박스 안, 지하 스테이지를 넘어 항상 동경하던 학교 축제 무대 위에서, 그저 기타를 치는 것 뿐 아니라 무대를 할 줄 알게 된 봇치는 더 이상 스스로가 생각하던 작고 불안한 방구석 기타리스트가 아닌
진정한 기타 히어로가 되었을지도 모르겠네요.
총집편의 한계를 넘어섰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당연한 소립니다. 결국 총집편은 총집편에 불과하니까요.
그럼에도 봇치 총집편은 꽤 유의미한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작품을 그저 개그물이나 가벼운 애니로 감상한 시청자들에겐 또 다른 일면을 보여줄 수 있는 영화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거기에 배치를 바뀌고 신곡들을 넣어 기존 팬들에게도 생각할만한 거리들을 던져준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솔직히 후편 엔딩이 진짜 아지캉의 그 Re:Re:인 줄은 몰랐거든요.
본편을 마무리하는 ‘구르는 바위, 네게 아침이 내린다’ 봇치 커버 버전에 이어 총집편을 마무리하는 ‘Re:Re:’의 봇치 커버 버전이라니 이건 팬들이 소름 돋을 만한 좋은 팬서비스이죠.
물론 이렇게 보니 국내 개봉 제목은 잘못 지은 게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지만요.
여하튼 재밌게 즐긴 작품이었습니다.
어쩌면 놓쳤을지 모르는 작품의 일면을 더 선명하게 보여줌으로서 더 오랜 기간 우리 마음에 남을 극장 총집편 봇치 더 록! Re:Re:가 말합니다.
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몇 번이고 도전해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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