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역시 제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지만, 말 나온김에 이야기해 봅니다.
우선 이것부터 확실히 말하고 가겠습니다.
'특정작품을 비중만 보고서 깐다, 옹호한다. 이런 팬들이 많다...' 는 이 명제부터 참인지 거짓인지, 표본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는, '증명 불가능한 명제'라는 사실입니다. 이런 주장을 하려면, 특정 집단(이 경우는 프리큐어 팬덤)에서 저런 발언을 하는 사람이 여론에 지장을 줄만큼 특정 비율이상 존재한다.는 걸 먼저 입증을 해야하니까요. 물론 전 그걸 증명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아예 '비중=작품성'이라는 논지 자체를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스마프리 감상을 쓰면서 '비중을 졸라 잘 맞췄다'는 언급을 하긴 했지만, '비중 잘 맞췄으니까 좋은작품이다.'고 한 적은 없습니다. 오히려 평가쪽에서 까면 깠지, 스마프리 짱짱.이라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전 '비중=작품성' 이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그렇게 말한적도 없기에, 잊을 만하면 비중이 어떻고 저떻고 말이 나오는 팬덤의 상황도 딱히 공감이 가지 않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비중 이야기만 하면 감초처럼 따라오는 '스마프리 팬은 비중만 잘 맞추면 명작 오오, 비중 못 맞춘 도키프리는 졸라 깐다'는 명제도 별로 공감하지 않습니다.
제 입장에선 '스마프리는 그냥 단순하게 보면서 웃겨서 재밌었고, 도키프리는 이야기가 답답해서 보는 동안 지루했다.' 이 정도 감각입니다. 그걸 또 한마디로, '그럼 스마프리는 좋은 작품이고, 도키프리는 안 좋은 작품이라는 이야기네?' 라고 받아들이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는데, 그에 대해서는 '세상일이 그렇게 모두 다 좋다, 나쁘다 딱 이분법으로 정해지는게 아니다'라는 말씀 밖에 드릴게 없습니다.
스마프리는 에피소드 연출상의 강점이, 시나리오 구성상에서 약점으로 작용했고, 도키프리는 반대로 시나리오 구성상의 장점이 에피소드 연출상의 약점으로 나타난 것 뿐이니까요.
전 프리큐어 시리즈 자체를 기본적으로 다 좋아하기 때문에, 각 시리즈별 호오는 분명 있지만, 딱히 특정 작품을 깍아내리는데 힘을 쓰지 않습니다.
그런데 유독 비중 문제로 이야기가 나오는 중심에, 스마프리, 도키프리가 위치하고 있기에, 일단 이 둘로 이야기를 시작한 것 뿐입니다. 저보고 제일 좋아하는 작품 꼽으라고 하면 스마일도 아니고 SS 꼽습니다.^^; 그러니 일단 시리즈 간의 편가르기를 위한 글은 아니라는 걸 분명히 밝히고 시작합니다.
문제는 '비중을 잘 맞췄다'는 명제부터 사람들마다 다르게 해석한다는 점입니다.
'비중'이라는 말을 단순히 말 그대로 '화면에 비춰지는 시간'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고, '작중에서 차지하는 지분'으로 해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전자'와 '후자'의 사람끼리는 똑같은 '비중'이라는 단어를 쓰지만, 서로 절대 입장 차이를 좁힐 수 없습니다.
전 그래서 '비중'이라는 말보다는 '역할'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지 않나 생각합니다. 마침 그에 대해 가장 극단적인 예가 작년에 나왔습니다. '해차프리'말입니다.
해차프리에서는 '전세계의 프리큐어'라는 개념이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 해차 자체는 재밌게 보긴 했지만, 절대 실드 치고 싶지도 않고, 생각할수록 열만 받는게 바로 이 설정인데요....;; 뭐 그런 개인적인 감정은 일단 제쳐두고^^;
해차는 설정상 몇명인지도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프리큐어가 존재 합니다. 만약 해차에서 비중을 골고루 맞춘다고, 그 많은 프리큐어들을 한 팀씩 매회 골고루 비춰줬다면, 아예 '메인 스토리'는 아무것도 전달할 수 없었을 겁니다. 시청자들은 쏟아지는 프리큐어들 이름조차 외우기 힘들어 했을 거고요, 이미 그쯤되면 '작품'이 아니라, '캐릭터 카탈로그' 밖에 안되겠지요.
당연히 본편에서도 그런 식으로 전개하지 않았고, 메인파티인 해차팀 이야기를 중심으로, 쩌리 큐어들은 엑스트라 수준으로 가끔 비춰주는 선에서 메인 스토리를 전개했습니다.
그래서 잘했냐고요? 먼저 말씀드렸지만 전 여기서 분노했습니다.--; 전세계의 프리큐어가 처음 언급되던 8화에서, 보자마자 바로 욕부터 했습니다. '아이 ㅆㅂ 이건 아니지!!' 라고요. 저렇게 프리큐어가 많으면, 절대 골고루 등장 할 수 없을테니, 나머지 큐어들은 쩌리가 될 수 밖에 없을꺼고, 최종 결전에서 저 수많은 프리큐어가 최종보스를 다구리 놓을리도 없을테니 다 리타이어하고, 주인공팀에 파워나 모아주는 '원기옥 셔틀'이 될 수 밖에 없을거다 싶었거든요.
아니나 달라 본편 전개도 딱 생각했던 그대로 였습니다. 왜 저렇게 진행하면 안되냐하면... 저럴꺼면 다른쩌리들이 굳이 '프리큐어'일 이유가 없거든요. 그냥 전세계 '사람들'이 힘을 모아줘도 내용상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으니까요. 주목도 못받고, 활약도 못하는 '쩌리'들에게 '프리큐어'란 이름을 붙일 필요도, 이유도 없습니다. 괜히 쓸데없이 캐릭터만 많이 만들었다 비판만 받지요.
그렇습니다. 바로 이 점이 '비중'에 대해 팬덤 사이에서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요는 '비추는 시간의 물리적인 균등함'이 아니라, '작중에서 맡은 역활'입니다.
팬들이 말하는 '스마프리는 비중이 균등하다'에서의 비중은 '물리적인 시간배분'이고, '도키프리는 마나가 다른 큐어 비중을 다 먹었다.'에서 비중은 '작중 역활'입니다.
이걸 똑같은 '비중'이라는 단어로 설명해서는 말이 되지 않는겁니다. 프리큐어 시리즈는 '예스' 이후로 분명 '캐릭터물'적인 성격을 도입했고, 각 캐릭터들을 만들어낸 이상, 최소한 그 캐릭터들이 '소외되지는 않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구성'은 보여줘야 합니다. 나오기만 했으면 됐지, 그럼 전부 균일하게 하라고? 이런식의 호도는 본질을 외면하는 비판을 위한 비판일 뿐입니다. 그 말을 반대로 뒤집으면 '나와봤자 하는 일도 없는데 그럼 캐릭터 왜 만들었냐'고 똑같이 받아칠수 있기 때문이거든요.
도키프리가 캐릭터 비중 면에서 자꾸 비판을 받는 이유는, 마나외에는 작중에서 다른 큐어들이 '하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큐어 에이스는 작중의 배경 설정으로 각종 의문점을 만들어내는 역할이라도 있으니 다행이지만, 마나를 빼면 캐릭터가 붕 떠버리는 릿카, 이미 자체로 완전체라서 이야기상에서 성장도, 해결사로도 활약하지 않은 아리스.(얘가 본격적으로 설정에 맞게 활약하면 다른 캐릭터 필요없으니까..) 네타거리만 만들어내고 정작 중요한 '왕녀'와의 교감은 전부 마나에게 뺏겨버린 마코토까지. 딱히 작중에서 하는 일이 없습니다.
물론 각자 후반부에 레지나를 설득한다거나, 작중 핵심적인 메세지를 전달한다거나 같이, 정말 아무것도 한게 없는 건 아니지만, 그 정도 역할 분담이 마나가 차지한 작품 전체의 분량에 비하면, 각 캐릭터 팬덤의 갈증을 해갈해 줄 정도로 충분하지 못했다는건 부정할 수 없을거라 생각합니다.
요는 '역할 분담' 입니다. 제작진이 특정 캐릭터를 '만들어낸 이상', 그에 대해 '책임'은 져야 합니다. 그런데 그렇지 못해 나오는 비판을 '그럼 균등하게 분배만 하면 되는거냐'라고 극단적으로 따지고 들면 안 됩니다.
스마프리는 '비중은 균등하지만 메인스토리가 없고, 주제가 중간에 바꼈음, 관리 못했으니까 쓰레기.' 라고 극단적으로 평가한다면, 반대로 도키프리는 '메인 주제만 신경쓴 나머지, 중간의 진행이 너무 주인공에만 몰린데다, 떡밥 충돌이 많아서 구성이 엉성해졌으니까 쓰레기.'라고 똑같이 극단적으로 평가 할 수 있습니다.
먼저도 말했지만, 세상일이란게 저렇게 좋은거 아니면 나쁜거, 딱 이분할해서 극단적으로 평가해서는 안.됩.니.다. 모든 작품은 장점뿐 아니라, 단점도 가지고 있고, 사람마다 평가기준은 다 다릅니다. 장점과 단점을 서로 가감해서, 전체적인 점수가 +일 경우는 좋은 작품이 되는거고, -일 경우는 망작이라고 평가하는 거지요.
게다가 또 그 장단점의 '가중치'가 사람마다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극단적인 예로 '좋아하는 캐릭터가 나와서 움직이고 말하는 것만 봐도 좋아 죽겠다'는 팬의 경우에는, 그냥 그캐릭터가 나오기만 하면, 구성이 아무리 쓰레기든 뭐든, 닥치고 그 작품을 명작으로 평가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으니까요.
주절주절 길어졌습니다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비중분배에 목매달 필요도 이유도 없다, 게다가 비중하나 만으로 작품의 우열을 가릴 수도 없다. 단지 이것뿐입니다.
그리고 그 '비중'이라는 말 뜻이 팬들마다 서로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것 같아서, '비중'보다는 '역할 분담'이라는 말로 바궈서 설명해 본 것 뿐입니다.
전 프리큐어 시리즈간의 우열을 가리고 싶어하진 않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꼭 비중가지고 말을 하는 분들은 콕찝어, 스마프리 이후에 도키, 해차프리간의 우열을 가리려고 한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서, 그냥 저런 반응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스마일, 도키, 해차, 모두 다 장단점이 꽤 극명했던 시리즈였고, 각자 개개인의 평가기준 중 가중치를 어디에 더 두냐에 따라서 꽤 극단적인 해석이 나올 수 있는 시리즈들입니다. 물론 팬들사이에서 이리저리 화제가 되고 곱씹어보며 의견교환을 하는 것 자체는 아주 좋은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그 의견교한의 목적이 최종적으로 '이 시리즈가 짱, 저 시리즈는 쓰레기.' 이런식의 이분법적인 결론을 위한 소모전으로 흘러가는게 아닌가 싶어서 그럴 필요까지 있을까..하는 생각에 잡설 적어봤습니다.
요는 개개인마다 평가 기준에 두는 '가중치'가 다 다른데, 그걸 전부 '비중'이라는 한 단어로 뭉뚱그리면,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서로 주장이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지않냐..는 말이었습니다.
비중 분배라고 하면 비슷한 예시로 '애니멀 탐정 키루밍즈'를 들 수 있겠습니다. 초반에는 비중을 전체적으로 잘 분배한 편입니다만, 후반으로 갈 수록 리무와 켄이 공기화하고 극 후반에는 5명 전부 병풍이 되어버리죠 ㅜ 스토리가 이상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데에 있어서 주인공 5인의 능력은 그 열쇠가 될 만큼 강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지막 무대의 주역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좋은 작품이라고 평가받는 것은 그것이 현실적이고 이상적이었으며, 꾸준히 주인공들의 개성을 지켜왔기 때문이었겠지요. 지금 프리큐어가 정말 나아가야 할 길은 캐릭터들의 역할분담과 비중분배 보다는 제작진이 캐릭터에게 부여한 '상징'과 '개성'을 끝까지 고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ㅎ
대부분이 공감가는 이야기입니다. 핵심을 잘잡은 좋은 글이네요. 솔직히 말하자면 지금까지 프리큐어 팬덤 반응을 보면 이해가 안가는 글들을 많이 봤습니다. '이 작품은 비중분배를 못해서 못났다. 이 작품은 비중분배를 잘해서 잘났다' 등등... 작품에 문제가 있다면 본질적으로 문제인것이 있을텐데 그걸 전부 뭉뚱그려서 '비중분배 못한게 잘못'이라는 식으로 정의 내리는 반응들을 상당히 많이 봐서 어리둥절하기도 했었죠. 그러는 한편 '스마프리는 비중을 잘 분배해서 우주명작' 이라는 반응도 꽤 보여서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 과연 중심축이 되는 캐릭터 없이 캐릭터의 출연분량을 골고루 분배하기만 했을뿐인것이 정말 잘한 비중분배인가 하는 의문도 들었고요. 한마디로 비중 문제에만 연연하는것은 작품 자체의 본질을 간과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차라리 처음부터 공기라든가 세일러문처림 메인캐 중심으로 나가면 되는대 초대나 ss처럼 초반에 모든 캐릭이 공존하는거 처럼하다 급격한 공기화 때문이죠 대표적으로 두명중 주인공중 하나의 주인공이던 큐어리듬의 공기화가 있죠
모든 시리즈를 사랑해주는 관용의 자세를 갖는게 중요합니다.
시리즈마다 캐릭터가 모두 다르고 적들의 '의미'도 다르기 때문에 언제나 같은 방식의 전개를 보여줄 수 없는 것이 당연할 것입니다. 캐릭터의 병풍화는 아쉬운 일이지만, 제작진도 신이 아닌 이상 결말에 방해가 되거나 불필요하다면 잘려나갈 수 밖에 없는게 현실이겠지요. 중요한 건 모든 시리즈가 다 장단점이 있고 재미도 있었다는 사실이네요 ㅎ
비중 분배라고 하면 비슷한 예시로 '애니멀 탐정 키루밍즈'를 들 수 있겠습니다. 초반에는 비중을 전체적으로 잘 분배한 편입니다만, 후반으로 갈 수록 리무와 켄이 공기화하고 극 후반에는 5명 전부 병풍이 되어버리죠 ㅜ 스토리가 이상적인 결말을 맞이하는 데에 있어서 주인공 5인의 능력은 그 열쇠가 될 만큼 강하지 못했기 때문에 마지막 무대의 주역이 되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좋은 작품이라고 평가받는 것은 그것이 현실적이고 이상적이었으며, 꾸준히 주인공들의 개성을 지켜왔기 때문이었겠지요. 지금 프리큐어가 정말 나아가야 할 길은 캐릭터들의 역할분담과 비중분배 보다는 제작진이 캐릭터에게 부여한 '상징'과 '개성'을 끝까지 고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