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르르릉....."
내뒤에 그것은 검은색의 커다란 개였는데 아마 경찰견으로 주로 쓰이는 켈베로스 같았다.
약간의 근육질 몸에 날렵하게 생겨서 원래대로라면 존나 뽀대나게 생긴 녀석이지만
배는 구멍이 뚫리고 내장들이 다 쏟아져 나오고 온몸은 피로 물들이고 군데군데 썩어 문드러져서
그저 흉측하게 생긴 고깃덩어리 같았다.
젠장... 개들마저 좀비가 되어 버린 것인가....
그런데 이녀석은 인간과는 틀리게 좀비가 되어서도 평소의 날렵한 행동을 그대로 여과없이 보유하고
있는 듯했다.
아이고.... 이거 골치 아프게 생겻네.
"크아아앙!!"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사이 켈베로스는 다시 날렵하게 점프를 하며 날카로운 이빨로 내 목 부분을
노리고 쇄도해 들어왔고 총을 꺼내기는 이미 늦었고 저 바이러스 덩어리에 스쳐도 끝장이라는 생각에
긴장하며 몸을 뒤로 힘껏 젖히며 아슬아슬하게 녀석의 공격을 피하고 공중에 붕 떠잇는 녀석에게
나는 그대로 몸을360도로 뒤로 회전시켜 오버헤드킥을 몸통에 작렬시켰다.
퍼억!! 깨개갱!!
군화를 신고 있던 발에 카운터로 얻어 맞으니 녀석은 충격이 큰지 붕 떠서 10여미터를 날아가 뒤에
있는 쓰레기통에 처박혀 한동안 일어날줄을 몰랐다.
나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전력으로 달려가서 쓰러진 녀석의 머리를 노리고 그대로 군화발로 목부분과
머리 부분을 중점으로 사정없이 발로 짓이겨 버렸다.
퍽!! 퍼억!! 퍽퍽!!
"깽!! 깨갱!! 깽!! 그르르르르륵........"
"죽어!! 죽어!! 감히 누구한테 앵겨!! 죽어!! 쉽세키야!"
그렇게 정신없이 복날 개패듯이 머리를 짓이겨 버리자 녀석은 몇번 경련을 일으키고는 그대로 절명했고
켈베로스가 더이상 움직이지 않자 이마에 흐르는 땀을 닦으며 뒤돌아서 네리아에게 달려갈려고 했다.
휘익~ 크아앙!!
그러나 공교롭게도 한마리가 더 있었는지 내가 방심한 틈을 타 피할새도 없이 내앞까지 이빨을 들이대고
있었고 나는 식껍하며 급한대로 양팔로 얼굴과 목부분을 가리고 어깨로 밀어 칠려고 반격의 자세를
취했다.
그순간....
타앙!!
"컹!!"
타앙!! 타앙!!
"깨앵!!" 퍼억!!
처음에 총성이 한발 울리고 녀석은 몸통을 맞고 옆으로 내동댕이 쳐진 후에 이어진 두발중에 한발을
머리에 맞고 머리가 터져서 나가 떨어졌다.
나는 살았다는 심정으로 들었던 팔을 내리고 옆쪽을 주시 했는데 어느새 네리아가 지상으로 올라와
옆으로 주저앉은 자세로 고통스러운듯 표정을 찡그리며 권총을 겨누고 있었다.
"재, 잭슨!! 괞찮아?"
"네리아!!"
나는 네리아가 고통스러워하고 있자 걱정이 되어서 한달음에 달려가서 네리아을 부축해서 일으켜
주었다.
"아앗!! 아, 아파!! 잭슨!"
네리아는 일어서다 말고 발목이 삐었는지 잠시 휘청거렸고 나는 네리아가 넘어질려고 하자 급한대로
팔을 가슴께에 둘러서 잡을려고 했으나 어찌된 일인지 의도하지 않게 손바닥이 네리아의 가슴에
닿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물컹~
어, 어엇? 이, 이, 이게 아닌데.....뭐, 뭐지;; 물컹?
나는 화들짝 놀라서 손을 뒤로 빼며 안절부절했다.
"으, 으앗!! 미, 미안해!! 잘못했어!!"
"으,으? 응? 아, 아니..야..."
다행이 네리아는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아는지 화내지않고 고개를 돌리고 부끄러워 하는 듯했다.
그런데 방탄조끼를 입었는데도 물컹이라니....가슴이 얼마나 큰거.. 아, 이게 아니지..
이 상황에 왜 자꾸 이상한 생각이 드는거냐..미치겟군;;;
나는 스스로 주먹을 쥐고 머리를 약하게 두어번 자해(?) 하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네리아, 괜찮아? 다리를 아무래도 삔거 같은데....미, 미안해. 내가 그때 손을 놓지만 않았어도..."
"난 괜찮아....어쩔수 없는 상황이었는걸. 미안해 하지 않아도 돼.
으...응? 잭슨!! 호, 혹시 물린건 아니지? 응?응?"
네리아는 내 옷에 뭍은 핏자국을 보더니 소스라치게 놀라서 울상을 지으며 내몸을 여기저기 더듬으며
오히려 날 더 걱정했다.
"아하하하... 괘, 괜찮아. 이건 그냥 피가 튄거야. 다행히 물리지 않았어."
"진짜? 진짜지? 흑... 정말.. 정말 다행이야..다행이야... 잭슨이 무사해서......헤헤..."
나는 실없이 웃으며 화답했고 네리아도 안심이 되었는지 눈물을 글썽거리며 헤실거렸다.
그나저나 어, 어라? 경황이 없어서 몰랐는데 네리아를 자세히 보니 떨어질때 다쳤는지 왼쪽 어깨와
팔꿈치 그리고 오른족 정강이뼈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네 ,네리아!! 아프지 않아? 여, 여기, 여기도 다 멍이 들었어!!"
"괜찮아... 그것보다 잭슨이 위험하다는 생각에 마냥 주저 앉아 있을수만은 없었어.
난 괜히 짐만 되는 것 같구....뭔가 도움이 되고 싶어서...."
"지, 짐이라니? 아, 아냐. 당치도 않아!! 난 그렇게 생각한적 없어.
네리아가 아니었으면 큰일날 뻔했어. 이렇게 네리아 한테 도움도 받고 위기도 넘겼는데
정말 고마워."
"후훗... 그렇게 생각해주니 고마워. 그럼 우린 이제 서로 생사를 같이 한 사이네? 그렇지?"
"아하하하... 그, 그런가? 하하..."
"호호호..."
우린 그렇게 화기애애하게 웃으며 잠시동안 우리가 처해있던 상황을 잊을수 있었다.
아...남자라면 몰라도 여자애가 저렇게 피멍이 들 정도였으면 진짜 고통스러웠을텐데,
아픔을 참고 바로 올라와서 내가 걱정되서 날 도울 생각을 하다니....괜히 더 미안해지고 콧날이
시큰해져 오네....
그나저나 네리아는 걸을수 있으려나? 다리를 다친거 같은데..
아니나 다를까 한두발 걷더니 네리아는 고통스러운지 그자리에 쪼그려 앉았다.
"아얏!!" 휘청~
역시 안되겠군. 아 어쩌지? 업을까? 에라 모르겟다......
나는 갈팡질팡 하다가 결국 업기로 결정을 내렸다.
"저, 저기 네리아. 아무래도 안되겠으면 나한테 업혀."
"아, 아냐. 난 걸을수 있어. 자봐, 어앗!!"
네리아는 나에게 업히기가 미안했는지 무리하게 일어서서 걸으려고 하다가 다시 휘청거렸다.
"거봐, 네리아. 난 괜찮으니까 그냥 업혀. 아무래도 무리야.
어치피 경찰서까지 얼마 남지 않은것 같은데 사양하지 말고."
"미, 미안해. 잭슨 그럼 실례..."
네리아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조심스럽게 내 목에 팔을 두르고 업혔다.
거참, 난생 처음 여자란 존재를 등에 업다니, 기분이 묘하군....
남자를 업었을때와는 틀리게 정말 가볍고 부드러운(?)듯하다.
"자, 그럼 가보실까."
나는 네리아가 내 목에 팔을 감고 업혀있자 가슴이 미칠듯이 쿵쾅거렸지만 내색하지 않고 애써 태연한 척하며
짤막하게 말을하고 광장 끝에 있는 철문으로 전진했다.
철문을 열자 도로변이 나왔는데 오른쪽 도로를 가로질러서 경찰서로 가려고 했는데 너무 노출이 되는거 같아 바로 앞 건물
사이의 골목길로 연결이 되는 또하나의 철문을 열고 그리로 가기로 결정했고 골목길 사이로 접어들어 한참을 말없이 가고 있는데
네리아가 말을 꺼냈다.
"후훗... 잭슨은 처음에 만났을 때와는 너무 다른것 같아."
"으..응? 뭐, 뭐가?"
"잭슨은 처음 봤을때는 무뚝뚝하게 있어서 참 재미도 없고 말도없고 냉정한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했는데
아까 봣을때는 안절부절 하기도 하고 실없이 웃기도 하고 말수도 많고 다정하게 대해 주기도 하고 정말
며칠전과 오늘이 전혀 딴판이야. 어떤게 진짜 잭슨이야?"
"아하하하... 내가 그, 그랫나. 난 모르겠는데? 아마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여자랑 재대로 얘기를 해본게 네가 처음이어서
일꺼야. 뭐... 자랑은 아니지만..."
"에엑? 정말? 난 처음에 봤을때 여자 꽤나 울렸겠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지금 나 놀리는 거지? 거짓말이지?"
얘가 얘가, 사돈 남말하시네.....
나는 조금 억울해서 약간 흥분을 했다.
"저, 정말이야!! 내가 뭣하러 거짓말을해. 솔직히 너랑 만나기 전까지는 쪽팔린 얘기지만 여자 울렁증이 있었는데
너랑 만나고서부터는 왠지 점점 익숙해지는거 같기도 하고..."
"후훗... 알았어 알았어 믿을께. 잭슨은 보기완 다르게 바른생활 사나이 였구나?
그런데 나로인해 울렁증 같은게 조금 나아졌다니 다행이야.
그럼 처음과 지금이 틀린 이유가 조금은 납득이 되네. 하지만 역시 잭슨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같아."
네리아는 기분이 좋은지 날 더 꽉 껴안으며 마지막 말은 귓가에 대고 조용히 속삭였고 나는 순식간에
얼굴이 잘 익은 홍당무처럼 새빨갛게 달아 올랐다.
"험험...에..흠...아, 아무래도 거의 다 온거 같아 조금만 참아 네리아."
어느덧 골목골목을 빠져나와 저 멀리 경찰서 정문이 보이기 시작하자 애써 이런 이상한 감정을 무시하고는 걸음을 더욱더
빠르게 재촉했고 네리아는 그런 날 조용히 미소지으며 바라보았다.
어쨋든 마지막에 그 망할 강아지(?) 새ㄲㅣ들 빼고는 순조롭게 경찰서까지 도착해서 정말 다행이군.
그나저나 베니랑 대장 그외 사람들은 무사히 도착했을까? 제발 무사하길....
"잭슨 정말 고생이 많았어. 그리고 여기까지 무사히 오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
잭슨이 아니었다면 난....흑...."
네리아는 내 등에 얼굴을 묻고 일단 살았다는 안도감에 작게 흐느꼈다.
"고맙긴 뭘...이제 안심해. 자 그럼 일단 우리가 왔다고 신호를 보내볼까?"
나는 닫혀진 철문을 발로 몇번 세게 걷어차면서 크게 소리쳤다.
"아무도 없어요? 이봐요!! 베니!! 대장!! 문좀 열어줘요!! 어이!!"
내 외침 소리를 들었는지 경찰서 본관 문이 열리면서 몇명의 인영이 모습을 드러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