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건 그렇고,
미스터 가디언도 한낱 인간이었어.”
“ 왜?”
“ 그가 지금 고향에서 하는 일을 상기해봐.
가짜를 내세워서
이제껏 거리를 둔 가족을 찾아 챙기기 시작했지.
그건 곧 은퇴를 염두에 두거나
아니면...”
“ 약점을 커버한다?”
“ 맞아.
약점을 고민하는 시점에서
더는
우리가 두려워하던 불사신은 아니게 된 거야.”
“ 톰.
자네가 정말 그리 믿는다면
그는 성공한 걸세.”
미카엘 토발 제네시스퀀텀 부사장은
토마스 첸야빈 유나이티드 에어크래프트 부사장의 말에
고개를 흔들었다.
“ 설마 이 모든 게 위장이라고 말하고 싶나?
마이클.”
“ 반대로 묻지.
수호는 왜 안식년을 갖기로 결정했을까?”
“ 다른 이유가 있다고?”
“ 그래.
중재자로서
혹은
심판자로서
그는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할 필요가 있으니까.”
쿠도 신이치가 이룩한 업적은
그의
특별한 능력이기도 했지만
실제로는
아기 때부터
센터에서 지내서
본인 자신은
국적이 없다고 할 수 있었지만
그의 위장요원이 확보했던
일본이란
초강대국이라기에는 애매한 국적이
조금은 도움이 됐다.
미국과 중국 같은
강대국 출신이었다면
싹이 나기 전에
견제당하고 짓밟혔을 것이다.
다행히
이쪽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은
한국 못지 않게
일본을 얕잡아봤고
쿠도 신이치는
힘과 명성을 키울
잠깐의 여유를 얻을 수 있었다.
인고의 시간을 지나
껍질을 깬
쿠도 신이치
아니
수호가 거물이 됐을 쯤엔
누구도
그를 건드릴 수 없었다.
하지만,
세월에 잊힌 기억처럼
인간의 망각은
쿠도 신이치
아니
수호가 쌓아온
불멸의 명성을 시험에 들게 만들었다.
“ 함정이란 말이군?”
“ 수호는
노련한 사냥꾼일세.
스스로 약점을 노출함으로써
악의를 가진 자를
어둠에서 끌어내는 거지.”
“ 그게 사실이라면......
더 큰 문제가 있지 않나?”
오늘날
쿠도 신이치의 명성을 유지시킨
가장 큰 장점은
드러나지 않은 위치Location였다.
일이 벌어지는 순간
그는
항상 유리한 고지를 선점한 채
시종일관
적을 몰아쳤었다.
그런데
이번엔
그런 이점을 버리고
스스로의 위치를 노출시켰다.
하지만
그것도 어쩔 수 없었던 것이
그 당시
에도가와 코난이라는 모습으로 어려지는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직접 상대를 해야 했을만큼
검은 조직과 스펙터는
말 그대로
진짜 지구를 지배하고도 남을
상상을 초월하는 조직이었으니.......
그런 진실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신이치의 행동이
이상하게 보일지도 모르고
함정이 아닌가
의심할 수도 있으니........
“ 그는 자신을 향한 모든 공격들을
보통 사람들이라면
장애나 고난으로 생각할 것을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가볍게 여기는 것 같아.”
토마스의 비아냥에
미카엘은
별다른 대꾸를 하지 않았다.
‘ 예전 일을 마음에 담아두고 있나보네.’
세계항공산업을 주도하는 굴지의 대기업 임원이자 자산가인
토마스는
몇 년 전 열린 파티에서
쿠도 신이치에게
굴욕을 당한 적이 있었다.
미카엘의 표정이
저도 모르게 굳어지는 모습을 본
토마스는 피식 웃었다.
“ 설마 내가 미스터 수호
아니
가디언을 적대할 거라고 생각해?”
“ 자넨...
자존심이 강한 친구니까.”
“ 노우, 노.”
토마스는
말도 안 된다는 듯
검지를 좌우로 저었다.
“ 상대방을 싫어하는 것과
비즈니스는
전혀 별개의 문제야.
단지... 난 걱정될 뿐이거든.”
“ 수호를?”
“ 그래.
나는 그가 걱정돼.”
토마스는
선선히 인정하면서
미카엘에게 서류철을 건넸다.
“ 이건?”
“ 뢰브가 주더군.”
“ 알렉스가?”
미카엘은 서류철의 첫 장을 넘긴 순간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씹어뱉듯 중얼거렸다.
“ 살가도.”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이
가장 무서워하는 건 뭘까?
바로
전문암살자다.
피륙으로 이뤄진 인간은
독을 이길 수 없고
총알을 막을 순 없다.
쿠도 신이치가
불멸의 명성을 얻게 된 계기는
과거 프리텐더였던 당시
이런 전문암살자들과 싸웠던
피의 제전祭奠 덕분이다.
미스터 가디언이든
코드네임 올림푸스든
다 그때 얻은 별명이었다.
“ 수호가 약점을 보인다면
스펙터가 고용한 앙골라는 그를 공격할 확률이 높아.”
저마다 비밀을 간직한 전문암살자는
절대 연합하지 않는다.
그러나
피의 제전 이후
그들은
신이치
아니
수호를 상대하기보단
피하기 급급했다.
그것이
공포로 군림하던
엘리트아사신들의 신경을 거슬리게 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혼자서는
신이치
아니
수호를 상대할 수 없다는 진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로 말미암아
전문암살자는
절대 연합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은 깨졌다.
앙골라는
신이치 아니 수호를 위해 준비된
대적화 특수부대였지만
그들은
불현듯 깨달았다.
암살자끼리 뭉치는 것이
얼마큼
효율적이고 생산성이 높은지 말이다.
앙골라는
전문암살기업으로 변신을 꾀했는데
부자의 적은
부자일 수밖에 없고
권력자의 적도
권력자일 수밖에 없었다.
“ 그는... 쓰러져선 안 돼.
약해져도 안 돼.”
적어도
본인들이 살아있을 때까지는 말이다.
“ 대단히 이기적인 이유로
그를 걱정하는군.”
“ 넌 안 그런가?
마이클?
누구나
결국
자기 자신이 제일 소중해.”
쿠도 신이치는
전 세계 부자들과
세계의 모든 정부들에 있어서
쾌적하고 화려하며 행복한 럭셔리라이프를 위한
일종의 안전보험 비슷한 것이다.
그와 같은 완충지대가 없다면
세상은
돈 있고 힘 있는 자들에 의해
좀 더 격렬한 포화로 피와 죽음을 경쟁했으리라.
“ 수호는 우리의 마지노선이야.”
코난 (신이치) 가 지금까지 겪은 모든 일들을 누구 눈에는 장벽이자 재난이지만 신이치 본인은 자신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인다라....... 멋집니다!!!!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