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더그의 의미심장한 말에
크리스 데일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40분 정도가 더 지나서야
‘캠프 도슨’에서
첫 저녁 식사를 끝마칠 수 있었다.
한편 잇토키와 카이토가
마지막으로 식당을 빠져나오고 있을 때였다.
저녁식사 후
어디를 갔다 온 건지
잠시 보이질 않았던 루시가 찾아와
말을 건넸다.
“일단 저와 어디 좀 같이 가요.”
“?”
원래 저런 성격이 아닌 것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던 잇토키였다.
분명 이유가 있으리라 판단한
잇토키와 카이토는
그녀와 함께 어디론가 이동했다.
잠시 후,
루시의 뒤를 따라 도착한 그곳은
조금 전
잇토키가 ‘CQB 전술’을 진행했었던
‘슈팅하우스’ 앞이었다.
그런데
그 장소에는
또 다른 사람들이 수현을 기다리고 있었다.
잇토키는
현재 불이 환하게 켜져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그들이 누군지 알아볼 수 있었다.
바로
존 마크와 더그
그리고
크리스 데일
이렇게 3명이었다.
잇토키를 보는 그들의 얼굴은 감정을 억누르는 듯 보였다.
그 앞에 서 있는 루시는
묘한 눈빛으로 양쪽을 번갈아 보고 있었다.
그 때
존 마크가
잇토키에게 말을 걸었다.
“갑자기 불러내서 미안하네.
그래.
덱스터라고 했지.
그냥 본론으로 들어가지.
사실 루시 장관에게 자네의 정체를 물어봤네.
나뿐만 아니라
내 뒤에서 당장이라도 튀어 나올 것 같은
저 두 명도 마찬가지거든.
그런데
루시 장관은 기밀 사항이라며 안된다고 하더군.
대신,
당사자에게 직접 물어보는 건 승인해 준다고 하기에
이렇게 자네를 불렀네.”
역시 이 양반
단도직입적인 말은 여전했다.
잠시 잇토키는
루시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런 잇토키에게
루시는
입을 삐쭉 내밀며 윙크를 할 뿐이었다.
마찬가지로
장난기 다분한 여자인 것은 분명해 보였다.
존 마크는
떨떠름한 얼굴을 하는 잇토키를 보며
말을 이어나갔다.
“아.
제일 중요한 말을 안 해줬군.
지금 자네는
우리가 알던
그 사쿠라바 잇토키라는 사내와 아주 닮아있거든.
그래서
자네를 이렇게 불러낸 거야.
혹시 자네가 그...가 맞는지.
그래.
알아. 아주 실례라는 거.
하지만
오늘 이 궁금증을 못 풀면
나도 그렇고
저기 두 바보도 잠을 못 잘 것 같거든.
자. 그럼 묻겠네.
자넨 사쿠라바 잇토키
아.....아니 대장인가?”
“.....”
그 때
뒤에 서 있던 더그와 크리스 데일이
굳은 얼굴로 걸어와
존 마크 양옆에 자리를 잡았다.
그 2명은
사쿠라바 잇토키를 향해 강렬한 눈빛을 쏘아내고 있었다.
“아!
먼저 그 사쿠라바 잇토키라는 사내를 정의해 주지.
여기 양쪽에 서 있는
크리스 데일과 더그는
워낙 많은 목숨을 구원받았다고 하더군.
셀 수 없을 정도로 말이야.
그리고
내 왼쪽 다리 보이나?
이거 5년 전 일 때문에 그런 건데.
내 참.
그때 내가 그렇게 버리고 가라고 사정을 해도
끝까지 날 데리고 탈출하더라고,
그때 아마 고생깨나 했을 거야.
내 몸무게가 80kg이 넘었거든.“
그 때
존 마크의 말이 끝나자 크리스 데일이 나섰다.
잇토키를 바라보는 부릅뜬 그의 두 눈은
붉게 충혈되어있었다.
그건
더그 또한 마찬가지였었다.
“이 말만 전하겠습니다.
제가 존경하는 사쿠라바 잇토키 대장이라는 분은
적진에 먼저 들어가서
제일 마지막으로 나오신 분이셨습니다.
자기 자식들을 제일 먼저 챙기시는 분이셨습니다.
부디 이번에도
그 영광을 함께 하게 해주십시오.
그럼 묻겠습니다.
지금 제 눈앞에 서 있는 남자는
그분이 맞습니까?”
와우........
더 이상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