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편이 넘어서 내용들이 다 어디있는지는 못찾아오겠는데 정말 깊이 가슴에 남은 부분들이 있음
아래는 글 내용중에 내 기억에 남는 작중 프로듀서가 국내 음악시장에 대해서 설명하던 부분임
-현대 한국의 음악은 식민통치로 인해 전통과 현대의 연결이 되지 않고 단절된채로 서구-일본의 문화가 그대로 이식되었다
-또 독재기간을 걸치면서 문화순화, 문화통제를 받아 68혁명, 공작새 혁명과 같은 문화적 조류를 인식 받아들이는게 늦어 문화적 정체가 오래되었다
-자생하던 포크송 위주의 싱어송라이터는 독재타도와 동시에 몰려든 신자유화의 흐름으로 인해서 더 파괴적인 미국 문화에 압도당하였다.
-싱어송라이터가 압도당하는 모습에 국내 음반산업계는 일본과 미국의 문화가 더 우월하고 상업적이다는 판단에 이를 들여오고 또 파쿠리해서 내놨다
-보이그룹 걸그룹으로 대표되는 아이돌은 백스트리트 보이즈에서 시작했다. 이들은 넥스트 제너레이션 밴드를 외치며 악기 대신 춤을 추고 노래하는 미래의 밴드로 소개하며 뉴트렌드를 만들어냈다
-일본은 이걸 다시 받아들여 일본식 정서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고 '사랑받는' 아이도루란 개념을 만들어냈다. 이 개념에선 아이돌의 실력(무대 퍼포먼스)이 중요한게 아니라 어떻게 팬과의 심리적 거리를 줄이고 팬에게 동질성을 느끼게 하는게 중요함
때문에 이 과정에서 발달한 일본 아이도루는 미국과 한국의 아이돌과 다르게 퍼포먼스보다는 다른 부분에서 많이 접근하는 시도를 함
-90년대 말 일본의 이 아이돌 문화를 수입한 한국은 당시 IMF라는 상황, 한국적 정서를 고려해서 비주얼은 일본틱하게 컨텐츠는 미국식으로 가기로 했다
물론 시행착오와 무수히 많은 일본 음악의 파쿠리가 이 시대에도 있었고 이걸 끊어낸게 2세대 아이돌
-2세대 아이돌부터는 케이팝이라고 부를 만한 영역이 선보이게 된다. 단순히 노래하고 춤추는 밴드가 아니라 노래하고 춤추는걸 보여줌으로써 퍼포먼스와 아트의 영역으로 접근하게 된 것
이걸 어떻게 접근하냐에 따라 청순파와 걸크러시파가 있었는데 2세대는 청순계가 대체로 이겼다고 본다
-3세대부터는 케이팝의 이미지가 고정되고 뮤직비디오와 각 그룹의 서사를 통해서 세계관을 만들어 팬덤을 확보하는 형태로 나아가며 스테레오타입화하는데 성공, 글로벌화도 안착하게 되었다
-3세대 이후 보이그룹은 보다 고정적인 팬덤 확보가 유리하기 때문에 대중과 유리되었으나 걸그룹은 고정적 팬덤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대중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선회해 라이트팬덤을 확장, 시장을 개선한다
-서구권에서 케이팝 아이돌에 대한 이질감과 혐오감은 인터스트리얼 베이비라는 개념에서 나오는 것으로 서구권 음악에서 큰 기조를 차지하는 락-얼터너티브와 싱어송라이터의 기준으로 봤을때 자신의 음악성이 아닌 회사에서 주입한 음악을 연주하는 단순한 기예자로 치부하는 조류가 있기 때문
그렇기 때문에 케이팝 퍼포먼스에서 가장 중요한 칼군무와 완벽한 라인댄스, 아크로바틱 기예를 더더욱 예술이라기보다는 훈련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많음
이런 예술성과 퍼포먼스 거기에 메세지까지 더해서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거의 유일한 아이돌이 BTS
(작가의 이 BTS 균형성과 메세지에 대한 얘기는 수십번 나와서 직접 봐봐야함)
3세대 이후의 아이돌사에 대해서는 소설이 쓰여진 시대와도 겹치고 아직 논의 중인 부분이라 작중에서도 계속 여러 화자를 통해서 논의하는 부분이많음
한국 현대음악사는 보통 90년대 2천년대 초반까지만 다루고 그 뒤로는 평론이나 음악사를 제대로 다룬 전문서적 보기가 어려웠는데 웹소설의 형태로나마 이렇게 분석해주니 재밌더라
이 작가의 견해와 분석이 모두 맞다는건 아니지만 확실히 분석이 짜임새있고 이것도 하나의 견해일수도 있겠구나 라는건 받아들일 수 있었음
식견이 쌓여야 쓸수있는 소설이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