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이 막 됐을 때 우리 친가에 1900년대 초중반 책이 많기도 하고
할아버지 할머니 두 분다 정정해서 여쭤봤는데
친가는 원래 개성에서 요즘으로 따지면 경찰서장을 하다가
나라가 망하니까 녹 받아서 뭣하냐 재산이나 정리해서 서울로 가자 해서 내려가서 방앗간을 했는데
하필 사업을 시작한 첫 해에 기록적 폭우로 사놓은 곡식이 전부 썩어서 가산을 탕진하고
얼마나 가난하셨냐면 지금의 한양대 전기공학과를 다니셨는데 돈이 없어서 졸업반까지 다 듣고도 졸업장을 못 받아서
자기는 대학 자퇴생이시라고(그거 듣고 공부 조금 더 열심히 해서 원을 풀어드릴 걸 하는 생각이 들었음)
그래도 영어를 잘하셔서 미국 군무원으로 취직하신 다음에는 가세가 폈다고
할머니는 반대로 좀 여유 있는 집안 출신이었는데
할아버지 집이 엄청 가난하고 할아버지께서 키가 작았음에도
선에서 할아버지를 보고 집안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하셨다고 함
영어를 잘하고 똑똑해서 아 이 사람이다 싶었다고
그리고 기막히게도 할머니께서 시집오신 후에 이 쪽은 일이 술술 풀리고 친정 가세는 반대로 미친 듯이 기울어서
아버지의 외가 쪽 사촌분들은 할아버지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하더라
여튼 집안이 피고도 고모랑 아버지 키가 작아서 그게 내심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우리 외가, 그러니까 내 어머니의 친정이 전부 키가 장신이라
손주인 나는 178 정도까지 커져서 할아버지까서 잊을 만하면 사돈 어른(외할아버지 키가 178)께 아주 감사드린다고
우리 집안이 종자 개량이 됐다면서 좋아하심
나는 이걸 두 분이 더 이상 안계실 때를 대비해서 글로 써서 남길까 해서 워드로 한 30장 정도까지 썼다가
나중에 막히는 부분이 있어서 결국 지웠음...
키는 유전이긴하지
외가 쪽 사람들 볼 때 마다 끄덕 끄덕 하게 됨 다만 이상할 정도로 남자 사촌들은 키가 큰 데 여자 사촌들은 평범함
우리쪽은 반대군; 여자애들키는 거진다 170넘음 남자애들은 하나는 180넘고 한명은 170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