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들의 담당 파트에서 이어집니다.
- 캐릭터가 늘어나면 무기나 장비도 늘어나는 거군요. 물량만으로도 큰일이었겠는데요.
사타케: 이번엔 회사 말고도 외부 디자이너와의 연계도 적극적으로 시험해봤습니다. 이런 이유도 있어서 체크 일도 많아졌죠. 디자인 섹션에 있는 디자인 담당 멤버에게도 디자인만이 아닌 모델 부분의 감수도 협력받았습니다.
아무튼 만들고 고치고, 만들고 고치고 하는 일이 많았던 타이틀이었는데, 카타야마씨가 만든 미러 나이트(거울의 기사)처럼 한방에 [이건 좋다]하고 통과돼서 그대로 마지막까지 간 것도 있었습니다. 이건 디렉터랑 사장님(당시 사장: 진 나오토시)한테서 전화가 오더니 [미러 나이트가 좋네!]라고 하더군요(웃음).
- 가장 먼저 나온 시연판 보스기도 했죠?
사타케: 보기도 좋았고 이미지도 특징이 있어서요. 칭찬받았던 부분은 등 뒤의 디자인이었는데, 날개가 눈에 띄지 않게 양각으로 디자인돼 있죠. [저 날개가 좋다!]란 말을 들었어요. 전 [머리부분이 좋은데] 라고 속으로 생각했지만요. 어디에 필이 꽂힐지는 좀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 타니무라씨는 [다크소울2]라는 작품 전체에서 어떤 디자인적인 테마를 가지고 계셨습니까?
타니무라: 전작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그 테이스트라고 해야 할지, 코어적인 부분을 유지하는 건 의식했습니다. 하지만 그대로 만들어서도 안되죠. 속편에 흔히 있는 일인데, 자기모방 같은 느낌만 있어선 안되니까요. 그래서 역시 2편 나름의 색을 입혀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키워드로 떠오른 게 "깊은 저주"였습니다. 저주라고 해도 [망자가 되었습니다]가 아니라, 그 사람이 지고 있는 나름의 업 같은 느낌이랄까요. 그런 내면적인 것을 꺼내고 싶단 이야기를 했죠. 그 끝에서 우러나오는 부분을 느껴주신다면 기쁠 겁니다.
- 루카티엘이나 대장장이 레니가츠와 친딸 클로아나는 그대로도 슬펐는데, 지도쟁이 케일이나 방어구상인 매흘린 같은 캐릭터는 유니크해서 웃게 돼버리더군요. 하지만 사실은 웃을 수 없는 상황이고, 어두운 부분이라고 해야 할지...
타니무라: 게임의 등장인물들이 진지하기 때문에 좀 우스운 부분이라던가, 무심결에 웃어버리는 부분, 그런 것들은 확실히 노리고 있었던 부분이긴 하죠.
토나키: 이번 작에선 모두 후반으로 갈수록 기억이 점점 사라져 갑니다. 하지만 기억을 잃었어도 자신이 하려고 했던 본질적인 것만은 기억하고 있는 탓에, 어째서 이 일을 하고 있는가를 잊어버린 부분이 안타깝죠.
사타케: 일본 "마츠리"의 변천과도 비슷한 구조입니다. 뭔가 남아는 있는데 그게 원래 뭘 위해 하는 거였다는 본질이 빠져있죠. 하지만 하는 건 기억하고 있어서 한다, 그런 느낌이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타니무라: 전작의 솔라도 인기 있었죠. 제가 좋아하는 부분은 그의 양면성 같은 부분입니다. 표면적으로는 알기 쉬운 게 게임 캐릭터답지만, 본질적으로는 병들어 있어요. 하지만 그걸 설명하지 않고 밝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이 실제론 어떤 사람이었는지 진면목을 생각하게 되면 꽤나 오싹한 입장에 있죠. 그런 부분이 [잘 만들었다] 싶어서 정말로 좋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 전작에서 한참 시대가 흐른 세계였는데, 그 표현 방법에 대해 어떤 구상을 하셨나요?
타니무라: 디자인 면으로는 새로운 시대라는 걸 딱히 염두에 두고 부탁하지 않았습니다. 확실히 전작에서 상당히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렇지만 흥망이 반복돼서 또 다른 왕국이 세워지고 또 다른 왕이 나오기를 반복하는 걸로 수백년이 흘렀던지라, 그만큼 극적으로 진보하지는 못하지 않았을까요. 오히려 문명적인 진보는 거의 없었던 걸로 상정하고 만들었습니다. 어떤 대발견 같은 게 있었다면 모르지만, 이 세계는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고 몇번이고 리셋됐다는 이미지입니다.
사타케: 전작의 세계도 이미 신들 일부는 사라진 뒤인 황혼의 시대였죠. 불의 힘이 약해지고 이 세계는 이대로 멸망하는가, 다른 왕이 태어나는가 하는 세계관이었다고 봅니다. 거기서 더 나아가 신의 흔적이랄지 잔향, 신의 존재감 같은 게 희박해진 세계. 하지만 기억이나 잔향 같이 존재의 정수 같은 게 확실히 여기저기에 남아있죠. 전작을 플레이했던 사람이라면 바로 느끼거나, 깊게 파고드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잔향 같은 것이 여러곳에 조금씩 남아있는 세계를 의식해서 만들었습니다. 정말로 아주 조금 뿐......이란 이야기를 디렉터한테 계속 들었죠.
타니무라: 그런 어려운 이야기를 잘도 하시네요. 답이 안 나오는 이야기를 계속(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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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으로 거울의 기사 이야기와 다크소울2의 테마에 대한 부분을 번역해봤습니다.
1과 다른 2의 컨셉에 대해 명확하게 이야기해주는 부분이네요.
이 다음은 각 지역의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집니다. 나중에 또 봅시다!
대성당얘기도 나왔음 좋겠네요
프롬뇌님이 이렇게 글 하나하나 올리실때마다 저도 점점 아트북 사고싶어지네요 으아아... orz
확실히 전작의 직접적인 절망감보다는 다소 우회적인 어두움을 초기부터 상정하고 디자인한 느낌이 나네요. 개인적으로는 웅장하면서도 다크한 전작의 느낌도 좋지만 이번작의 테마 역시 만족하는 편입니다.(세심한 부분에서 좀 아쉽지만요) 전작에서 아노르 론도의 전경이 나타내는 웅장함에 대비되는 드랭글레이그 성의 적막감과 쓸쓸함이 쇄락해가는 세계를 나름대로 잘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고보니 제 느낌상이지만 닼소1의 아르노론도는 왠지 거대하고 거인들이 산다는 성의 전설같은 느낌이였다면 지금은 그러한 거인들의 흔적보다는 왕들이 살았던 고대의 성같은 느낌이네요. 이러한 것도 프롬이 의도한바라면 분명히 잘 표현한 느낌인데 추억보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아르노론도가 저한테는 최고로 탐험하면서 재밌었던 장소같네요
다른 RPG게임 해봐도 아노르 론도가 주는 그 위압감을 느끼기는 힘들더군요 처음 내리자마자 보이는 전경의 그 황홀감은 어떤 게임을 해봐도 다시는 느끼지 못할 것 같아요. 전 소울 시리즈가 명작 반열에 오른건 전투 시스템도 전투 시스템이지만 요런 게임 특유의 분위기도 한몫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ㅇㅅ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