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그렇다고 1편을 다시 하고픈 마음이 샘솟진 않지만, 3편이 다시 마려워지는건 어쩔 수 없더군요.
2편이 똥겜이라는게 아니고 좀 많이 이질적이고 어색한 탓이 컸습니다. 똥겜이라고 치부하기엔 아직도 초반 지역에서만 4시간이나 낭비하던 중인지라....
초반 구간만 플레이해봐도 입문자들에게 추천할 작품이 아니란 것 정도만 알겠더군요.
시리즈 전통의 마음이 꺾인 친구.... 1편의 파란니트와 3편의 호크우드와는 달리 아예 고개까지 푹 숙이고 한숨 섞인 목소리로 말하는지라 더 처량맞더군요. 파란니트와 성우가 같아선지 처음에 "저처럼 포기하고 눌러앉아 버리셔도 됩니다..." 하면서 웃을때 비슷한 느낌이 나더군요. 비웃기보다는 자조섞인 쓴웃음이었겠지만 성우 톤 자체가 좀 그런지라....
그래도 계속 대화 걸다보면 그만 좀 하라며 했던 말을 또 해주지 않는 파란니트와 달리, 이 친구는 했던 조언을 다시 반복해서 들려주는 친절함을 지녔습니다. 심지어 시작부터 청교 계약까지 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죠. 게임 분위기나 색조가 전후작보다 밝아서 그런지는 몰라도 NPC들이 좀 착하더군요.
1편을 그대로 계승한 3편에서 등장한 호크우드는 전반적으로 소단보다 파란니트의 느낌을 물려받았지만, 그래도 이쪽은 찌질거리기만 하는 파란니트보다는 비장하고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가진 캐릭터죠. 사실 호크우드는 파란니트처럼 비아냥거린다기보다 절망해서 자포자기성 막말을 하는 느낌에 더 가깝습니다. 적어도 조언해주고 나서 "뒤지고 싶으면 해보던가 ㅎㅎ" 같은 어그로는 안 끌기 때문에.....
게임이 연식이 좀 되어서 그런지 무려 3억 8천만번의 죽음이 있었다는군요. 이런 것까지 계산해주는 깨알같음이 2편의 특징인 듯.....
초반의 첫 난관이었던 중갑 거북이. 1편의 바니스 기사나 3편의 성당 기사를 연상시키는 빠따 든 중갑돼지더군요. 거북이 등딱지 때문인지 뒤잡도 안 먹히는데다 공격력과 맷집도 수준급입니다. 공격이 단순하고 느려터져서 대응하긴 쉬웠지만 조작감이 익숙하지 않을 때라 제법 얻어터졌죠. 나중에 메이스 3강하고 가니까 3방에 죽는 호구였지만....
거북이도 나름 까다롭긴 했지만 1편의 바니스 기사나 3편의 날개 기사에 비할 바는 아니었습니다. 비룡검 들고가기 전까지는 답이 없었던 바니스맨, 그리고 휠윈드에 빛 기둥까지 다양한 패턴으로 공격해오는 날개돼지는 초반부에 큰 압박감을 주었죠. 어찌보면 초반 잡몹들 수준은 1, 3편에 비해 약한 편이란 느낌이 들더군요.
전 시리즈 초반 지역 잡몹들이 뭔가 티어별로 나뉜 느낌인데 2편은 그게 전후작들보다는 조금 다르다는 느낌을 줬습니다. 이를테면....
1편 - 1티어 망자병, 2티어 발데르 기사, 3티어 바니스 기사
2편 - 1티어 망자 하급병, 2티어 망자 왕국병, 3티어 중철병
3편 - 1티어 망자병/거대 망자병, 2티어 로스릭 기사, 3티어 날개 기사, 정예 로스릭 기사
그런데 2편의 왕국병들은 기사몹이라기엔 좀 딸리는 감이 있어서 사실상 1티어와 3티어만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몹 하나하나의 강력함보다는 물량으로 밀어붙이는 느낌이라....
번외로 시대의 망조까지 있는 3편이 가장 호화 스쿼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쪽은 그래도 한두 놈씩 띄엄띄엄 배치돼서 압박감이 덜했지만서도.
진행하다가 마주친 첫 NPC인 친절한 페이트. 생긴 거랑 어울리지 않는 착착 감기는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친구입니다. 뭔가 패치놈마냥 보물이 있는데 위험해서 가보지 않았다며 묘한 궁금증을 유발하더군요. 대놓고 가보라고 부추키는게 아니라 애매한 어투로 궁금해서 들어가보게 만드는 기묘한 친구였습니다. 막 부추키는 패치와 달리 얘는 좀 들어가기 찝찝한데 궁금하게 만들더란 겁니다.
역시 다크 소울이 늘 그랬듯 들어온 문이 닫히며 적이 쏟아져나오는 함정이었습니다. 근데 캐릭터가 워낙 느려터진 게임이라 다굴맞기 시작하니 대항할 수가 없더군요. 계단에 몰려서 죽을 뻔했는데 운 좋게 살았습니다. 그럭저럭 다크 소울만 1년 반을 해먹은 짬밥에서 우러나온 선택지는 저 떼거지들을 무시하고 튀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최선의 선택이었죠.
매듀라의 대장장이 레니가츠. 기묘하게도 망자 상태인데 정신은 멀쩡하더군요. 굉장히 틱틱대면서도 할 건 다 해주는게 1편의 바모스를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다만 시작부터 이용할 수는 없고 1000소울을 써서 열쇠를 구해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더군요. 거기다 아무 것도 안하고 대화를 끝내면 썩 꺼지라고 틱틱대시기까지.... 이건 2편 NPC들 전반의 특징이긴 하지만;
전후작은 연결성을 강조해서 안드레이옹이 개근하셨죠. 중후하고 신사적인 어투로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영감님이었습니다. 특히 강화 시스템이 안드레이 하나로 간략화된 3편에서는 모든 강화와 변질을 담당하는 엄청난 유능함을 자랑하시죠. 3편 자체가 제사장 하나에 필요한 모든 NPC들을 모아놓은지라 편의성 면에서는 가장 좋긴 합니다. 특정 상인이나 대장장이를 만나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 가는 짓이 꽤나 귀찮기도 하고.....
새로운 방이나 구간을 탐험할 때마다 여러번 위기에 빠졌습니다. 전후작과 달리 2편은 초반부터 다굴 구간이 굉장히 많더군요. 무슨 생각으로 만든 건지 의심되는 구간도 더러 있었습니다. 못 깰 정도로 악랄하진 않았지만 초반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가 어렵다보니.... 그나마 몹들을 12번 쳐죽이면 리스폰하지 않는 시스템 덕에 근성으로 돌파할 건덕지라도 있다는게 다행이었죠.
덕분에 4시간 내내 노가다나 하고 길 익히고 이짓 저짓 해보느라 더 나아가질 못하고 있었습니다. 레벨업 좀 하고 메이스 3강 찍는다고 시간을 좀 잡아먹었죠. 유다희 위기에도 꽤 많이 봉착했지만, 은근 놀랍게도 이 게임 사고 아직까지 단 한 번도 죽지 않았습니다. 1편은 시작하고 얼마 안가서 죽어나갔는데 2편은 아직 낙사 구간이 적어선지 싸우다 죽는 일은 없었죠. 1편과 3편으로 쌓인 코딱지만한 노련함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습니다. 화톳불 전송이 처음부터 되다보니 1편보다 진행 속도가 빠르기도 했고.....
마을 둘러보다가 만난 커여운 떼껄룩입니다. 2편 유저들이 그렇게도 찬양하는 사랑스러운 샤라고아였습니다. 전작의 알비나는 약간 체셔 캣 같이 생겨서 살짝 비호감이었는데, 얘는 이견 없는 미형이더군요. 키아란 목소리로 힣힣힣힣 거리는데 웃음소리만 빼면 목소리도 꽤 매력적이었습니다. 3편에서는 시리스 뒷설거지해줘야 간신히 얻던 은묘의 반지를 처음부터 판매하는 유용함까지.... 초반엔 비싸서 그림의 떡이었지만.
여하튼 아직까지는 은근 새롭고 재밌었지만, 조작감이나 이런저런 면에서는 여전히 3편이 마려운 게임이었습니다.
분위기나 색조도 밝고 배경이 유난히 아름답다던지, 전작과 후속작에 비해 미형 NPC들이 많다던지 차별점은 분명히 있습니다.
뒤잡 모션도 다양하고 좀더 디테일한 제스처 모션과 스테미너 고갈나도록 뛰면 캐릭터가 헉헉댄다던지, 기타 여러가지 깨알같은 디테일은 1편과 3편에는 없는 부분이 꽤 많더군요.
갑옷 룩이나 캐릭터들 외형이나 게임 자체 색조와 분위기 등이 유난히 밝고 화려해 눈은 즐겁습니다. 다크 소울에 일반적인 JRPG의 비주얼을 적당히 섞은 느낌을 주더군요.
하지만 구리다 생각한 1편의 조작감을 재평가하고 싶을 정도로 이질적이고 구린 조작감은 엄청난 마이너스였습니다. 심지어 에스트 마시는 속도까지 느려터져서 초반에 적응하느라 애먹었죠.
아직 초반이라 다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다크 소울이라 할만은 합니다. 유난히 단점이 눈에 자주 밟히긴 하지만 1, 3편과 다른 2편만의 느낌 덕에 감수할만한 수준이었죠. 스캇라라느니 외전이라느니 욕먹기는 해도 작년에 했던 유사소울 중 하나인 코드 베인보다는 훨씬 선녀급이었습니다.
어쩌면 2편이 이런 새로운 시도로 호평과 불호를 동시에 받았기 때문에, 1편을 거의 그대로 계승해 발전시킨 3편이 성공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2편을 3편 같이 만들었다면 우려먹기란 소리가 나왔을지도 모르죠. 3편이 2편 이후에 나왔음에도 1편과 크게 달라진게 없다고 까이기도 했으니..... 3편 자체만으로도 잘 만든 명작이지만 그래도 2편 덕에 선녀처럼 보인 감도 없잖아 있을 겁니다.
당분간 한 달 내지 두 달은 이거 하나로 뽕 빼먹을 수 있겠군요. 이러니저러니 해도 다크 소울은 역시 다크 소울이었습니다.
알고보면 말아먹을 정도로 소울 시리즈 답지 않게 만들어진 탓에 중간에 그걸 뜯어고쳐서 다듬은 게 지금의 다크 소울 2라고 합니다.(...) 헌데 2는 치명공격 모션은 훨씬 더 화려하고 멋지고 회복용 아이템이 에스트 말고도 있다던가 나름 장점이 충분히 있습니다만, 잘 다듬은 1과 3편의 그 무엇에는 미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3에서 부정 당한게 그렇게도 많을까 하죠. 치명공격의 화려함이랑 전투기술이 잘 섞였으면 훨씬 더 멋졌을 것 같은데... 멀미 때문에 제대로 플레이도 못하고 포기했던 2였지만,... 이따금 잠깐 본 부분들은 확실히 인상을 남겼습니다.
알고보면 말아먹을 정도로 소울 시리즈 답지 않게 만들어진 탓에 중간에 그걸 뜯어고쳐서 다듬은 게 지금의 다크 소울 2라고 합니다.(...) 헌데 2는 치명공격 모션은 훨씬 더 화려하고 멋지고 회복용 아이템이 에스트 말고도 있다던가 나름 장점이 충분히 있습니다만, 잘 다듬은 1과 3편의 그 무엇에는 미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아서 3에서 부정 당한게 그렇게도 많을까 하죠. 치명공격의 화려함이랑 전투기술이 잘 섞였으면 훨씬 더 멋졌을 것 같은데... 멀미 때문에 제대로 플레이도 못하고 포기했던 2였지만,... 이따금 잠깐 본 부분들은 확실히 인상을 남겼습니다.
개인차가 있지만 전체적인 의견으로는 2가 제일 힘들다고 그러더라구요 ㅋㅋ 길찾기가 빡씨다고 하더군요.
무기 양손에 한개 씩 들고 f키였나 꾹 누르면 쌍수모션으로 바뀌는건 솔찍히 잘만듯것 같아요ㅎㅎ
목소리 좋은 페이트!!! "ㅁ" 사랑스런 냐옹씨!! 스콜라는 DLC가 제맛입니다 !!! 그냥 초반에 우물로 뛰어 들어서 스토리 진행하시는것도 추천드려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