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세키로는 일본풍 그 자체라 나온 당시에도 그닥 관심이 없었는데....
블러드본이 PC로 나오니 마니 루머만 무성하더니 무산된 느낌이라 그냥 포기했었죠.
기대도 안했지만 실망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라, 그걸 나름 달래보겠다고 산게 세키로였습니다. 할인버프와 모드가 있었던 것도 한몫했지만.....
다른 걸 차치하고라도, 꽤 오랫동안 절 괴롭히던 소울뽕이 프롬뽕으로 진화해버린 탓도 큽니다. 굳이 다크 소울 신작이 아니더라도, 그냥 뭐가 됐든 프롬 게임이 하고 싶더군요....
하지만 세키로 주인공이 크게 마음에 드는 디자인은 아니었던고로, 스킨으로 덮어씌우며 다른 게임을 하게 되는 것은 필연적이었습니다. 주인공도 나름 멋지기는 하지만.....
그래서 스킨 좀 바르다보니 어느새 다크 소울: 섀도우 다이 트와이스가 되어 있었습니다. 외전?
그나마 다크 소울 캐릭터 중에서 세키로와 가장 위화감이 없다고 하면, 역시 2편에서 등장한 보스인 기사 아론이 아닌가 싶습니다. 일단 같은 사무라이기도 하고..... 사실 아론이나 동방의 시바 같은 사무라이 캐릭터들은 뭔가 전통적인 사무라이 느낌은 아닙니다. 그냥 다크 소울 특유의 '동양풍 기사' 느낌에 가깝죠.
위화감은 없지만 아예 전통적인 일본풍 무사들이 등장하는 세키로에선 좀 특이한 디자인입니다.
유튜브에서 고인물들이 튜토리얼 겐이치로를 탈탈 털어버리는 탓에 호구 이미지가 있지만, 쌩판 모르는 입문자가 처음부터 발라버릴 만큼 녹록한 상대는 아닙니다. 저도 간신히 튕겨내기 3합 정도나 버티고 순식간에 광탈했죠. 그 강려크한 기사 아론이 팔이나 잘려나가는 굴욕을 당해야 했습니다. 어째 이렇게만 보면 아론이 자기 고향인 동방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외전 느낌....
개털리고 나서 만나는 약사 에마. 에스트에 해당하는 표주박을 강화시켜준다던지, 이런저런 잡다한 팁을 준다던지 뭔가 화방녀 느낌이더군요. 세키로가 소울과는 전혀 다른 게임인데도 여전히 자가복사 수준은 똑같습니다. 어쩌면 이런 것 때문에 프롬 게임들이 팬에게는 더 친숙한 것도 있지만....
뭔가 마음이 꺾인 전사 포지션으로 보이는 죽지 못하는 한베. 그래도 세키로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 팁과 대련을 해주는 분이라 소울의 그놈들과는 위상이 다릅니다. 이걸 보면서 프롬 게임 주제에 튜토리얼이 꽤 알차다는 느낌을 받았죠. 이것 뿐만 아니라 중간중간 웬만큼 알려줄 건 다 알려주더군요.
기본적으로 소속감이 닼소3에 있다보니 잠시 재의 귀인 코스프레를 하기도 했습니다. 심히 위협적인 돼지를 표창으로 졸렬하게 체간 깎고 죽이는 소울스러운 전법을 썼죠....
그러다 아르토리우스로 갈아탔습니다. 로어 프렌들리로는 기사 아론이 가장 낫지만, 뭔가 늑대 공이니 늑대여 하는 호칭 때문에 은근 아르토리우스도 어울리더군요. 아무래도 이분 자체가 늑대기사라고 불리다보니....
대검이 없어서 도 형태의 월광검을 쓰시는 늑대기사님... 심지어 원작에서 왼팔이 다쳤다는 설정이 의수 때문에 맞아떨어지는 괴이한 컨셉이 됐습니다. 왼팔이 맛이 가서 커리어가 작살난 원작과 달리 의수 달고 환골탈태....
프롬 게임답게 경치도 예쁩니다. 소울 스킨을 써도 애초에 같은 엔진이라 그런지 위화감은 그다지 없더군요. 일본풍 배경에 서양기사들이 돌아다니는데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여하튼 정신을 차려보니 결국 세키로에서도 다크 소울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것도 얼마나 갈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프롬 게임이라 그런지 손맛은 여전히 찰지더군요. 전투의 속도감과 박진감 하나는 소울을 뛰어넘습니다. 덕분에 난이도가 심히 빡세진 단점은 있지만;
주변에도 세키로는 일본풍이라 그냥 걸르겠읍니다 ㅎㅎ 이래놨는데, 결국 스킨 덮어씌워서 다크 소울 외전을 하는 듯한 느낌이 됐네요. 결국 이것도 소울뽕인 듯......
저는 3편 게시판을 사랑하는지라 이걸 또 따로 세키로 게시판까지 가서 연재할 일은 없을 듯합니다. 이 글도 소울 스킨 덮어씌운 얘기니까 결국 다크소울 얘기임! 하는 억지를 부려 쓴 글이니.... 이전에 닼소 1, 2편 이야기를 3편과 엮어서 한 것도 그냥 익숙한 게시판에 글을 쓰고 싶어서였습니다.
결론은 뭐가 됐든 프롬 게임은 뽕이 차오르는 물건들밖에 없습니다. 예전처럼 거의 1년에 한 작품씩 나오는 수준이면 좋겠지만, 얘들도 이젠 듣보잡 중소 찌끄레기가 아닌지라 이젠 그러기 힘들 듯....
고독한 맞딜러
ㅋㅋㅋㅋㅋㅋㅋ 그건 사실인데 망자는 아니라구욧!
소울중독이시군요. 간호사 분 이 환자에게 잔불을 처방해주세요
진통제 ㅋㅋㅋㅋㅋㅋㅋ
망자님ㅋ
아닙니다 ㅋㅋ;
어... 이미 석유화가 진행중이신 분이셨군요.
석유화니 망자니 운운하기엔 플레이타임이 짧아요... ㅋㅋㅋㅋ; 그나저나 왜 갑자기 덧글창에 물타기가 ㅋㅋㅋㅋㅋㅋㅋ
아르토리우스가 찌르는 장면 왜 뻘하게 웃기지
찔리는 놈 표정 때문인지도... ㅋㅋㅋ
역시 다크소울만한 갓겜이 없죠.
다크소울도 그렇지만 전반적으로 프롬틱한 게임에 중독된 듯합니다...
와..저랑 비슷하네용..ㅋㅋ 세키로도 재미있지만 닼소가 원탑..
세키로가 다른 건 몰라도. 튜토리얼에서 "가르쳐 주는" 부분 하나는 정말 칭찬을 해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컨이 심하게 나쁜 축에 속하다보니 아무리 게임을 잘 알아가며 다양한 비겁당당한 수단을 써먹어가며 해도 피지컬에 의존하는 공략을 하기는 힘들고 때문에 연습을 통해 남들 몇십번 정도로 해도 될 것을 몇백번을 실패하면서 반복을 합니다. 그러다보니 블러드본에 있던 강한 적과의 전투는 정공법으론 너무 빨리 죽어서 연습이 안되는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다크 소울 시리즈라면 방패와 중갑으로 어떻게 되지만, 블러드본은 영... 때문에 가르쳐주기 때문에 배우는 것에 죽어가면서 (멘탈 터지면서) 플레이를 하는 게 아니라. 재활 훈련(...) 을 하는 닌자라는 느낌으로 플레이를 해낼 수 있더군요. 그리고 다른 장점은 역시 제대로된 "점프" 와 어지간한 곳은 알아서 잘 올라가고 매달릴 수 있다는 점. 갈고리(다른 표현이 있긴한데 이런 동작 전반이 다 갈고리로 퉁치게 되죠.)를 쏴서 빠르게 벗어나거나 빠져나와서 재정비를 해내기 쉽다는 점과 높은 곳에 올라가서도 인살 하나로 간단하게 지상의 적을 정리하고 빠르게 튀거나 위협으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 점. 그리고 그 부분은 진지한 잠입을 중시하는 닌자 게임의 어려움 급은 아니라는 점. 의외로 굉장히 헐렁헐렁한 면모도 느껴졌죠. 그러나 기본 1회차 난이도 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액션이 중점인 게임이니. 늑대기사가 어울리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발목이 심하게 얇다는 것도 있겠습니다. 플레이어용 모델링 파일은 이상할 정도로 발목이 거의 없다시피 젖가락이 되어버렸는데 이게 또 세키로의 잘 먹고 자라질 못한 채 어른이 되어 피골이 마른(...) 주인공과 매치가 되는 면모도 있네요... 주인공 진짜 먹는 것에 비해 엄청 굴러가면서 컷고 맛난 거 한번 못 먹었던 게 느껴지는 장면이 떡... ...별난 곳에서 안쓰러움을 느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