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키로 잠깐 했다고 소울 넘어가니까 은근 후유증이 크더군요. 이건 1편 2편 하다가 3편 했을때도 그랬지만, 세키로는 아예 다른 게임이라 더했습니다.
하물며 그냥 포켓 소울을 하다가 본편을 해도 후유증이 있었죠. 소울 자체를 제대로 안한지 좀 된 탓도 있지만서도.....
세키로는 여러번 죽고 단련한 덕인지 나름 순조로웠습니다. 고전할 것 같았던 사무라이 대장을 생각보다 쉽게 때려잡았죠. 한베센세 보고 계세요...?
백사와의 숨바꼭질 파트도 길을 모르니까 살짝 헤맸지만, 애초에 제가 메탈기어 경험자라 잠입 자체는 싱거운 수준이었습니다. 가마 안에서 눈알 따버리는 기믹은 진짜 얻어걸린 수준이었지만.... 이건 그냥 별 생각없이 숨었다가 인살 뜨길래 성공한 거죠.
어찌저찌 순조롭게 해나가던 세키로였지만....
피빕캐 판다고 키우던 캐릭터로 회차나 돌아야징 하고 닼소 켰다가 벌어진 참사입니다. 이 게임 사고 처음으로 법왕 기사한테 맞아죽는 초특급 굴욕을 당했죠. 초회차 쌩뉴비 시절에도 이놈들한테 맞아죽은 적은 없었거든요.... 어그로 관리에 실패해서 두 놈한테 쳐맞은 탓도 있지만, 이놈의 엇박 공격을 패닉 구르기로 대응하다 패는대로 맞은 탓도 큽니다. 결국 솟구치기 시작하는 짜증을 안고 재시작해 빙빙 돌기 뒤잡으로 다 패죽였죠.
한 번 어이없게 죽고 나니 다시 소울감이 되살아나서 설렁빡겜 모드로 들어갔습니다. 다크 소울을 진삼국무쌍 하듯 느긋하게 진행하면 숙련된 닼린이라도 맞아죽게 됩니다. 약간의 긴장감 덕에 크레이튼 정도는 가볍게 패죽였죠. 아무리 녹슬었다 해도 아직 이놈한테 맞아죽을 정도는 아닙니다.... 유린당하지는 않겠다!
아직 죽지 않았음을 시험하기 위해 예정에 없던 설리번까지 스트레이트로 갔습니다. 원래 구간 하나만 뚫고 끄려다 결국 보스룸까지 오게 됐죠. 이놈까지 와서야 정말 스스로가 굉장히 녹슬었음을 통감하게 됐지만....
문제는 이놈 상대로 패링 시도하다 신나게 얻어터졌습니다. 패링도 두 번밖에 성공하지 못했죠. 사실 한창 플레이할 적에도 설리번 상대로 패링이 그닥 능숙하진 않았습니다. 결국 신나게 얻어터지다 패링 두 번 치고, 바로 2페이즈 넘어가자마자 그냥 회피 플레이로 때려잡았습니다. 에스트를 싸그리 마셔버리고 겨우 끝낸건 덤....
세키로가 소울 경험자들에게 더 힘들 수도 있다는 건 허위가 아니었습니다. 같은 프롬 게임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자꾸 무의식적으로 소울에서 하던 습관대로 하게 되더군요.
세키로의 정석 플레이는 미친듯이 몰아붙이면서 패링으로 합을 나누고, 격렬하게 체간을 깎아먹은 끝에 인살을 꽂아넣는 실로 스피디하고 공격적인 방식입니다. 거기다 세키로는 스테미너가 없다 보니 더 저돌적이 되는 감이 있습니다. 소울처럼 습관적으로 회피를 하니 자꾸 죽어나갔는데, 초회차처럼 가드 올리고 돌다가 차분하게 간파-점프나 몰아붙이는 식으로 하니 더 쉬워지더군요. 그래서 대방패 들고 빙빙 돌던 유저들이 더 쉽게 적응한다는 이야기가 있었구나 싶었습니다.
문제는 세키로에서 이러고 놀다보니, 소울로 복귀해서도 세키로처럼 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스테미너 깎이는 것도 까먹고 저돌적으로 공격한다던지, 자꾸 가드 올리다가 패링하려고 가드를 풀었다 놨다 한다던지..... 이런건 얼마간 플레이하다보니 나아졌지만, 그 다음엔 단순히 안한지 오래됐다는 이유로 패턴을 다 까먹었다는 문제가 생기더군요.
그래도 해온 짬밥이 있어서 클리어를 방해할 정도는 안 됐지만, 그래도 제 나름 회차에는 숙련됐다고 자부하던 중에 확 녹슬어버리니 씁쓸하긴 했습니다.
피빕이고 뭐고 이전에 녹슨 피지컬과 소울감부터 재활치료해야할 듯......
그래도 맞춤 리쉐이드를 했으니 재활치료가 지루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크게 안 건드리고 색감만 조정하니 눈도 덜 부담스럽고 이쁘더군요. 다른 곳보다도 경치가 이쁜 구간들이 더욱 돋보이게 됩니다.
여하튼 프롬 게임은 한 가지만 해야 합니다. 아니면 두 가지 다 빡세게 하던가..... 세키로 잠깐 했다고 소울감을 잃어버릴 줄은 상상도 못했네요.
잘보고갑니다
오 오랜만에 뵙는군요 ㅋㅋㅋ
이런 게시글 쉽게 못찾아서ㅎㅅㅎ
패링은 내다버리고 구르기는 되지도 않아서 타이밍 맞춰서 피하는 식으로는 정말 쓰기가 어려워서 포기했지요... 구르기는 원거리 전투용 마법캐로 할 때는 쓰지만, 그 조차 타이밍 맞게 피하는 게 아니라 그냥 뭔가 시작 되면 빨리 이동해서 안 맞는 위치로 간다는 식으로만 씁니다.(거리만 제대로 벌리면 맞지는 않을 수 있는 경우가 많지요.) 중갑에 대방패라는 선택지가 있다보니 방어적인 플레이를 우선으로 삼고 신중하게 진행을 하는 성미와 습관은 소울 시리즈를 쉬다 할 때 참. 득이 되곤 합니다.(무시하고 멋진 스샷 찍어보려다 1대 치면 죽을 보스 상대로 털리는 꼴을 보면 역시 회피는 안맞는 플레이라는 걸 실감 합니다.) 물론 그게 안되면 원거리 전투. 라는 선택지가 있다보니 소울 시리즈는 편안하지만,... 세키로는 플레이할 때. 가드가 된다는 것이 블본과 달라서 좋았고 세키로식 회피(미리 위치를 빠르게 움직여서 그냥 처음부터 안 맞는 곳으로 움직이는 것은 잘 먹히는 부분이 있죠.) 는 오히려 더 잘 맞았던 편입니다. 하지만, 점점 튕기기가 어려워지면서 동시에 움직임이 따라가질 못해 맞으면... 중갑에 대방패가 없다는 것이 큰 문제로 다가왔죠... 무기로 가드를 하고 튕기는 것 자체는 블러드본 보다 오히려 더 좋았지만, 공방의 빠르기가 훨씬 더 격렬해지는데다 튕기기의 실패에 대한 대가가 너무 큰 아픔이 문제였던 세키로... 소울 시리즈는 그런 게 없어도 잘 되다보니 좋더군요. 무기로 가드를 하는 것도 익숙한 편이고.(물론 무기 가드 효율이 좋은 무기에 한정됩니다.) 참기를 내세운 맞딜 전법은 감각을 되찾는 게 그리 어렵지 않아서 좋은 소울 시리즈 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도 엘던 링에서는 먹힐지 어떨지 모르니 원... 프롬이 이번에도 중갑에 대방패 같은 방어적인 요소가 반드시 있기를 바랍니다.
저는 세키로 다른 망자 유저님이 하신걸 몇번 구경했는데...너무 괴랄라하게 피튀기는 이펙트가 ㅎㄷㄷㄷ 해서 (목따면 거의 분수쇼 같은...) 구매의욕 조차 안나더라구요 ㅎㅎㅎ 그래도 그 3가지 원숭이(맞나..?)나 그리고 일본 배경의 겜에서 백제의 늬앙스를 풍기는 하얀 용가리 등등이 제법 신선하고 재미있게 봣던 기억이 납니다.. 뭔가 보스급의 다양성은 닼소보다 더 다양해서 인상깊었네요. 저는 닼소를 좋아해서 다른 소율류 겜도 좋아할 줄 알았는데..어째 아직까지 선호하는 다른 겜이 없더라구요 ㅎㅎ 암튼 웰컴 투 닼소 입니다 ㅋㅋㅋㅋㅋ
프롬 게임을 좋아하는 거랑 소울을 좋아하는건 좀 다르더군요. 그래도 프롬제라 그런지 자꾸 손맛 때문에 다시 켜게 됩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