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79년 10월 함경도
"어휴. 여기 요새 방비 상태 봐라. 개판이네. 병사들은 뭐 활도 쏠 줄 모르고. 경계도 허술하고.
여기 전에 이후백이 순무어사 할 때는 평가 좋던데 지금은 왜 이렇게 개판이요?"
"어휴. 경비 상태 훌륭한 상태의 동구비보를 보려고 오셨으면 한 8개월 전 쯤에 오지 그러셨수. 요즘 신임권관이 와서 널널한데."
"오. 널널해요?"
"예전 권관은 개빡쎘는데 요즘엔 좀 풀어짐 ㅋㅋㅋ
사실 뭐... 남쪽에서 부방온 병사들은 부방온 병사들대로 이런 오지에서 근무하느라 힘들고,
본래 함경도 소속인 병사들은 병사들대로 이 동구비보 자체가 생업을 이어가기가 힘든 곳에 위치해서 너무 힘든 탓에 권관이 빡쎄게 안조이면 풀어질 수 밖에 없어용."
"북방은 강군이라고 소문났는데 의외요. 남쪽에서 부방온 병사들은 몰라도 토병들은 쎌 거 같은데."
"아휴. 뭐 먹고 살 수 있어야 쎄지지. 먹고 살기도 힘든데 뭐 어떻게 쎄지겠수. 변장이나 토호라는 놈들은 맨날 재물만 밝히고,
심지어 적대적인 여진인 뿐만 아니라 조선이랑 잘지내려는 여진인들 상대로 공이나 재물을 탐내면서 걔들을 도발하거나 죽이고.
당장 1년전에도 여기 군수(김우추)가 애 먼 번호여진인 하나를 공세운다고 쳐죽여서 다들 이러다 또 여진이 복수하려고 쳐들어오는 거 아니냐고 난리였잖수.
근데 댁은 뉘슈?"
함경도 순무 어사, 학봉 김성일
"순무어사."
(아 시발 졷됐다...)
"그래. 이 곳에서 생업을 이루며 방어를 하기가 그리도 어렵다고 들었다. 그렇다면 그대들은 차선책을 어찌 생각하는가?"
"예. 어사 나으리. 이 곳으로부터 동북쪽으로 10여리를 가면 자작구비라는 곳이 있는데 그 곳은 이 곳보다 지력이 좋고 방어하기에도 입지가 좋아
다들 그 곳을 의지하여 방수를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부디 저희의 사정을 헤아려 주시고..."
"ㅇㅋ ㄱㄷ"
잠시후
"과연 그대들의 말 대로 이 곳보다 방어가 요긴하고 토병들의 생업도 좋을 것 같다. 그런데 지금까지 권관들은 이를 건의치 않았는가?"
"저희 역시 그 점을 압니다만 9품 권관이 무슨 힘이 있어 감히 나라에서 정한 보루를 함부로 옮기네 마네를 상언할 수 있겠습니까. 그저 저희의 의무를 다할 뿐입니다."
"변방의 고충이 크다. 내가 이 점을 순무어사로서 조정에 알려 상황을 조처해 보겠다."
이 이후 동구비보는 폐쇄되고 새로이 자작보 내지는 자작구비보가 설치되었는데 사료에서 명확한 설치 연원은 보이지 않으나
김성일의 해당 순무감찰 이후 이루어진 일이므로 그 역할이 존재했을 것으로 보인다.
"참. 8개월 전에는 이 곳 예전 권관이 군기 개빡쎄게 잡았다는데 걔가 누구냐?"
"아. 거 뭐... 이순신이라는 사람인데."
"그게 누구... 아, 성룡이 친구 이름이 그거랑 똑같던데. 걘가 보네. 맨날 칭찬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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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색 : 물론 순무 어사는 암행어사 같은 것이 아니었다 보니 김성일이 처음에 신분 숨기고 저러진 않았다. 그냥 유머임.
솔직히 이순신 후임으로 들어오면 누구든지 AM으로 보일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