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건담(1979) 뿐 아니라
가면라이더(1971)나 젤다의 전설(1986) 같은, 다른 나온 지 오래된 올드 시리즈들도 좋아하는데
왜 이 중에서 유달리 건담만 "건틀딱", "틀주세기" 소리 듣고,
심지어 공식에서 이런 짤까지 나올 정도로 왜 유달리 건담만 아재 콘텐츠, 고연령 콘텐츠 이미지가 강한지 좀 생각을 해 봤음.
1. 21세기 이후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이 거의 없다.
- 젤다의 전설이나 가면라이더 시리즈 같은 경우는, 나온 지 수십 년이 넘긴 했지만
최근에도 작품성과 흥행 양 쪽 모두를 성공적으로 잡아서, 뉴비들에게 추천하기 좋은 작품들이 무척 많음.
가령 젤다 시리즈는 야숨(2017)과 왕눈(2023), 가면라이더 시리즈는 이그제이드(2016)부터 빌드(2017), 세이버(2020), 기츠(2022), 갓차드(2023) 등등.
근데 건담 시리즈는 21세기 이후 나온 작품들 중에
현재까지 작품성 감상하기 좋으면서 상업성도 성공한 작품이 더블오(2007)가 끝이고
이후로 나온 AGE, 철혈, 수마가 죄다 용두사미로 끝나서 악평을 받음.
(유니콘은... 완전 신작이 아니라서 20세기에 나온 고전 건담 시리즈를 안 보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문제고.)
(빌드 파이터즈는 스핀오프인 데다 모형 배틀물이라 청소년이나 청년층 덕후들이 보기에 좀 진입장벽이 있음.)
그래서 팬들이 추천하는 명작들( 퍼스트, 제타, 역샤, G건담, 턴에이 등등)이
죄다 요새 청소년 및 청년들이 출생하기도 전에 나온 틀딱 픽이 대부분임.
때문에 요즘 시대 감성과 기술로 만들어진, 작화나 플롯이 세련되었으면서 OTT등으로 접근성도 좋은,
지난 10년간 나온 명작으로 입문하기가 힘듦.
2. 관련된 밈도 죄다 너무 오래됨.
- 상술한 이유 때문인지, 건담 팬덤계에서 재생산되는 유행어나 짤방, 밈 같은 것들도
거의 대부분이 20세기 산임. 근데 그조차도 거의 다 퍼스트(1979)나 제타(1985), 역샤(1988)에 편중돼 있음.
사실상
"야메나사이!", "내가 건담이다", "이 감각 틀림없는 사랑이다!", "토마룬쟈네죠", "야메로 이런 싸움은 모 야메룽다!"등등 빼고
나머지 거의 대부분의 명대사나 밈들이 다 20세기 것을 아직도 재탕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음.
당장 젤다 시리즈는 지금도 야숨이나 왕눈 둘만으로도 은근 짤방이나 밈이 계속 재생산되고
가면라이더 시리즈 역시, 더블 이후부터만 잡아도 밈이 적잖이 많은 편인데
건담은 여전히 밈도 몇십 년 전의 것이 지배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더라고.
어쩌면, 파이널 판타지 콘솔 시리즈(1987)도 이것 때문에 비슷하게 올드 콘텐츠 취급받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함.
파판 자체는 젤다보다 1년 후에 나온 시리즈인데,
정작 10을 마지막으로 그 이후에 나온 넘버링들이 대부분 하나같이 다 미완성이거나, 평이 안 좋고.
(12는 미완성, 13ㆍ13-2ㆍ라이트닝 리턴즈 평가 하락, 15는 미완성, 16은... 잘 모르겠음.)
그나마 평이 좋은 7 리메이크조차도, 이름은 리메이크인데 정작 원작을 안 해 보면 스토리 이해가 어려움.
때문에 젤다나 가면라이더 등에 비해 건담이나 파판 등은 팬덤 유입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고령화가 심해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음.
하긴 인기작인 시드 얘도 20년 넘었지
데스노트만 해도 고전만화 취급받는 세상인데 데스노트 키라(2004)보다 건담시드 "키라"야마토(2002)가 더 오래됐어 ㅋㅋㅋ
틀딱만 즐기는데 왜 내 건프라 재고는 없냐고...
빌드파이터즈도 올해로 10년된걸 보면…
빌드파이터 정도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데. 이후는 여러모로 아쉽긴해. 팬층이 늙었다는 말을 부정 못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