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3년에 제작된 TVA 무책임함장 테일러의 경우 일본 애니메이션사에서 의외로 중요한 타이틀을 하나 가지고 있는데,
TV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제작위원회 방식을 채택했다는 것이다.
제작위원회 시스템으로 돈을 많이 투자하고 제작도 방영 1년 전부터 시작해서 넉넉하게 잡아 TV 애니메이션이지만 OVA급 작화를 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수익은 OVA처럼 영상물 판매로 충당하고 미디어 믹스로 수익을 냈다.
완구 팔기 외에도 투자와 수익 구조를 제시하면서 이후의 애니메이션 비지니스의 기초를 쌓은 작품이다.
덕분에 영상미가 뛰어났고 원작 이상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소설보다 이 애니메이션으로 테일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작중 주역이 되는 소요카제 함 승조원들은 어딘가 문제가 있지만 실력이 좋거나 재능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후에 나온 기동전함 나데시코가 테일러에서 설정을 참고한 것처럼 보인다.
물론 그걸 통해 보여주는 드라마의 지향점은 전혀 다르지만
한국에선 잘 알려진 사실은 아닌데, 원작자 요시오카 히토시는 이 작품을 매우 싫어한다.
마시모 코이치를 필두로한 애니메이션 제작진측에서 원작과는 상관없는 재해석이나 설정을 넣어버려서 자신만의 작품색이 없고,
예전에 팬을 만났을 때 "테일러의 이 장면이 정말 좋았어요." 라고 하는데
자신이 하나도 관여하지 않은 애니메이션 이야기라 큰 충격을 받은게 원인이라고.
특히 애니메이션화로 큰 수익이 발생했음에도 원작자인 자신에게 저작권료도 제대로 지불되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이 죽으면 자신의 사상이 담기지 않은 애니메이션이 테일러로 기억되는 것이 아닐까 두렵다 밝힌 바 있다.
그래서 2021년 귀멸의 칼날을 보고 "원작의 대화와 주제를 그대로 살리면서 저렇게 훌륭하게 애니화하다니 너무나 부럽다.
내 애니메이션은 내 거가 아닌데." 라고 발언했다.
단, 자신의 작품색이 담기지 않아 서운하단 것일 뿐, 애니메이션 자체의 완성도는 대걸작이라고 생각한다 밝혔다.
또한 원작도 애니메이션의 인기를 무시할 수 없어 애니메이션과 비슷한 방향으로 노선을 수정하고 애니메이션의 일부 설정도 수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