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평)
"뭐가 말입니까?"
"방어하기 너무 힘든 지형 아냐?
성벽이라는 것도 저 낮은
담장으로 둘러쌓인 촌락 뿐이고,
낮은 언던들이 많아서 기병들이
어렵지 않게 기동하겠는데?"
"그렇다면 길목을 막으심이 어떻겠습니까.
길은 협소하고, 강은 저희가 상류에 있으니,
적들은 필히 참패를 면치 못 할 것입니다."
"아냐. 그건 뭔가 하책같아
그냥 저 산에 진을 치는게 어때?
낮긴 해도 나무들 때문에
기병이 오르기 힘들어보이는데?"
"그게 문제 아니겠습니까?
방어용 산은 계획적으로 나무들을 심어놓고
군사 운용을 용이하게 짭니다.
하지만 저 산은 아무렇게나 자란 나무들 탓에
저희 군도 기동이 어렵습니다."
"그렇지만 저 산은 적군이 오는 길목이 훤히 보이잖아?
나쁘지 않을거야."
"적군을 관측하는 것과 방어는 엄연히 다릅니다.
또한 이 산에는 수원도 없으며 명백히 하류입니다.
고립되면 고전을 면치 못 할 겁니다."
"설마, 비가 안 올까.
우기잖아? 비가 내리면 우리가 유리해."
"전장의 판도를 하늘에 맡기신단 말입니까?
그건 하책중 하책이지 않습니까?"
"하늘은 날 버리지 않아.
승상께서도 그런 날 믿어주신 게지."
"그럼...
그렇게 하십시요."
비가 많은 형주 출신인 마속이 옹양주의 건조한 날씨를 생각 못하고 비만 믿고 산을 탔다는 추측이 있긴하던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