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공식 설정과는 다른 2차 창작입니다.
천계 히든 스토리가 업데이트가 난 후에 제 생각과 완전히 틀어져서 진행되기에 약간은 놀랐습니다.
이건 제가 생각했었던 세계관으로 소설이라기보단, 주로 인물들의 동기와 환경에 대해서 써보았습니다.
소설을 쓰기 위한 장치라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전쟁이 왜 일어났을까? 왜 사람들은 반란을 일으켰을까? 왜 중앙과 귀족은 싸우게 되는 것일까? 왜 중앙은 귀족들의 반대를 무릎쓰고 무법지대의 요인들을 포섭하려고 했던 것일까? 하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보았습니다. 왜 이런 데다 이런 글을 쓰냐. 하냐고 물으신들, 소설 탭이 있어서 써보았습니다. 는 말밖에는 못 쓸 것 같습니다. 한 번 쓰려고 하니 막상 생각했던 것들과는 또 다르게 이어져야 했기에 힘이 들었지만 나름대로 재미 있었던 것 같습니다.
세계관이란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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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법지대의 카르텔을 진압하고 안톤을 처치하는데 많은 전투가 있었다.
전투에 나섰던 많은 수의 군인들이 다치거나 죽었다.
국방력의 약화는 물론, 노동 가능한 인구수 또한 갑작스레 대폭 줄었다. 일이 이런데도, 정부는 이 전쟁의 책임을 피하려 하지 않고 모두 받아들이는 선택을 했다.
잭터 이글아이를 위시한 군부의 힘은 급성장했으나 이를 제지할 왕의 군권은 도리어 약화되었다. 이와 별개로, 무법지대에서 갑작스레 나타나 폭발적으로 힘을 키웠던 카르텔과 사도 - 안톤과의 전쟁에 막대한 국력을 소비할 수밖에 없었던 중앙과 달리 힘을 쓰지 않았던 지방 귀족들은, 제국의 카르텔 소탕 지원에 대한 막대한 보상금과 전쟁 피해 복구를 위한 기금과 세금에 대해서 책임 연대를 거부하고 봉기하기 시작했다. 현 경제는 전후 혼란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막대한 인플레이션이 먼저 나타났고, 그 뒤를 이어 식량을 위주로 하는 매점매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전쟁은 승리했지만 이렇다 할 전리품을 챙기지 못했던 중앙 정부는 공연히 책임져야할 사람들만 늘어났고 힘은 약해졌다. 시민들의 정부에 대한 신뢰는 급격하게 감소했으며, 배를 굶던 시민들은 중앙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중앙은 중앙대로 매점매석으로 필수품인 식량품과 식수만큼은 똑바로 감독해야 했으나, 시민들의 불신과 불만 그리고 전후처리의 혼란과 약해진 군권, 살기 위해서 성장한 군부와 거래를 한 관료들의 부정부패로 인해서 시장을 감시하고 감독하는데 완전히 실패했다.
책임자를 찾아내고 정부에서 지출을 아끼며 황녀가 나서 시민들에게 직접 사과하며 어찌어찌 시민들이 폭동을 일으키는 것까진 막아냈으나 당장의 혼란을 극복하는 데 처리해야할 것들이 산재해 있었다.
이에 따라 유르겐은 무법지대에 남겨진 카르텔 잔당을 소탕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채용해서 죄를 감하고 감한 죄만큼 노동과 국방을 책임지도록 하는 안을 제출했다. 이 안의 주요내용으로 전투 경험이 많은 카르텔 잔당으로 군을 구축해 군을 증설하는 것은 물론, 잭터 이글아이의 군부를 견제하기 위해서 지방군, 중앙군, 해안 수비대 세 개로 나눠 군이 서로를 견제하는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잭터 이글아이는 함구했으나 군내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왔다. 윗선에선 자신들의 권력을 축소시키는 것에 당연히 동의 할 수 없었고 병사들은 정상인인 자신들이 다친 동료들에 대한 책임까지 지는 것에 대해서 불만이 많았다. 적어도 그들은 외관상으로는 문제 될 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이 모든 것은 결국 돈을 필요로 했고, 돈은 언제나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전쟁이 끝난 후 원체 독립적 성향이 강했던 카르텔이 다시 합치는 걸 상상하기란 어려웠다. 그러나 연합하지 못하고 고립된다면 정비를 마친 천계 정부군에게 간단히 제압된다는 걸 모를 정도로 카르텔 수뇌부들은 우매하지 않았다. 자신들끼리 모여 봐야, 내부에서부터 분열된다는 걸 모를 정도로 경험이 적은 것도 아니었다. 석양의 로망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그 시기는 이미 지났고, 지금은 전날의 적과도 동맹을 맺을 수만 있다면 기꺼이 손을 내밀 준비가 된 자들만이 모여 있었다. 베릭트는 그걸 알고 있었기에, 유르겐이 제출하고 황녀가 승인한 정책에 적극 동조, 협조하여 카르텔에 단신으로 쳐들어가 카르텔을 설득하기 시작했다.
확실히, 베릭트는 규칙을 싫어했다. 남에게 지시를 받는 것도, 남에게 지시를 내리는 것도 싫어하는 석양의 사나이였다. 그렇게 오랜 시간을 살아왔던 사나이는, 운이 좋은 건지 애석한 건지 죽을 때를 훨씬 넘긴 지금까지도 살아있었고, 이제야 자신이 그토록 싫어하는 규칙만이 사람들을 자유롭게 만들어줄 수 있다는 걸 몸으로 체감하고 있었다. 죽은 사람들이 밤에 나타날 때면, 자신만이 도망친 건 아닌지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성성한 흰머리가 자신의 나이를 알려줬던 건 아니지만, 이제는 자신도 나이를 먹었음을 알게 되었다. 그 또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카르텔을 제대로 멈추지 못했던 죄책감도 있었거니와 자신이 몸 담았던 카르텔이 자신들의 욕망을 위해서 천계의 시민들에게 위해를 가한 것에도 죄책감이 들었으며 결국 사라져가는 카르텔에도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럴 때면, 자신이 그토록 혐오하던 규칙이 몇 가지 더 있었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 잠을 설쳤다.
베릭트처럼, 많은 수의 카르텔 잔당들은 전쟁이 끝난 후에야 자신들이 한 짓이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다. 애써 자신들이 했던 행위를 정당화하려고 해도, 정녕 힘없는 자들까지 괴롭혔어야 했던 것에는 회의감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렇게까진 안했어도... 란 생각이 들 때면 그들은 남 몰래 울었다. 여자처럼 울었다. 아이처럼 울었다. 그래서 참았다. 조금 부조리하더라도, 조금 괴롭더라도, 자신들이 그들을 위해서 하는 일에 대해서 그들이 몰라주더라도. 참으려고 했다. 욱하는 성향이 강한 사람들이 많았지만 그래도 먼저 사과하기로 그들은 마음먹었었다.
그러나 사건은 어처구니없게 일어났다.
잘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었더라면, 다들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날은 어째선지 너무나 더웠고, 식량을 배급하던 사람들의 지휘부는 책임을 지기도 싫고, 더러운 것에 신경을 쓰고 싶지도 않았다.
아슬아슬하던 위생 관리에 문제가 생겼다. 사람들은 식량을 배급하던 사람들에게 따지고 물었다. 위생 관리에 철저히 주의를 기해야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에 대한 원망을 카르텔에게 돌렸다. 가뜩이나 식량이 부족한 시민들의 분노가 들끓었고 거센 충돌이 일어났다. 절대 대응하지 말라는 카르텔의 지휘가 있었으나 카르텔 일원에 대한 시민들의 일반적인 폭력은 어디까지나 부조리해 보였다. 부조리하다고 납득할만한 이유가 되었다. 주먹에는 주먹으로 답하는 게 무법지대의 도리. 단지 그뿐이었다. 그러나 카르텔 지방군의 예상과 다르게 시민 측에서 총성이 울렸다. 주먹질은 하더라도 동료들에게 총을 쏘진 않는다는 암묵적인 룰을 지키고 있는 카르텔도, 피를 흘리며 사람이 쓰러지자 긴장이 최고조로 급박하게 올라갔다. 서로가 총을 겨누고 거친 말싸움이 오고가다가 뒤늦게 합류한 시민들에 의해서 카르텔 지방군은 진압되었다. 그들을 지키기 위한 총이 그들을 죽이기 위한 명분이 되었다. 총을 든 시민군들은 책임을 져야 했으나 주동자가 누군지는 알 수도 없었고 알려고 하지도 않았다. 시민들의 무장을 해제하기 위해 파견된 카르텔 지방군들은 죽어 있는 자신들의 동료를 보고 말을 잃었다. 야. 이 정도면 이제 할 만큼 하지 않았냐? 이제 충분하잖아. 그런 말들이 카르텔 지방군 내부에서 흘러나왔다. 카르텔 지방군을 믿지 않았던 시민들은 총을 놓지 않았다. 카르텔 지방군은 상부의 명령에 따라 자신들이 맡은 임무를 철저하게 수행했다. 카르텔 지방군의 시민 진압 소식은 소문이 되어 천계에 널리 퍼졌다. 지방의 귀족들과 시민들은 철저하게 정부에 등을 돌렸으며 지방의 업무를 다하기 위해 남아 있었던 무법지대 출신의 관료와 카르텔 군에 대한 무차별적인 폭행과 살인을 저지르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