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대한 중요한 내용이 있을지도 모르니 게임을 끝까지 안 해보신 분은 읽지 않으시길 추천합니다.
별거 없을지도 모르지만요.
저는 PC로 했습니다. 3600XT, RTX 3070입니다.
10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초반 인상은 좋은 게임이었어요.
게임만 그런건 아니지만, 초반이 어떤가가 그 물건이 팔릴지 안 팔릴지를 크게 좌우하지요.
그리고 거인 흡혈 아주머니도 인기가 많으니 아마 괜찮은 판매량이 나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RE7, 2리메이크, 3리메이크, 그리고 이번 RE8 빌리지, 이렇게 RE엔진으로 만든 게임은
기본적으로 하드웨어 요구사항이 과하지 않으면서도 좋은 화질을 보여주므로 캡콤의 그런 기술적 전진방향은 좋았습니다.
좋았지. 2 리메이크 했을때 정도까지는 좋았지.
AA를 뭘로 해도 자글자글하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만든 본인들은 프로이니 이런걸 눈치를 못 챘을리는 없고, 예상할 수 있는건 RE엔진 자체에 결함이 있다는거겠죠.
예산이 모자라나?
또, 최적화에도 큰 문제가 있습니다.
움직임이 있는 물체가 먼 곳에 있을수록 움직임을 표현하는 초당 프레임 수가 낮아지도록 돼 있다는게 2 리메이크때 보였고,
3 리메이크에서도 그대로였습니다.
이번 8에서도 그대로입니다. 무슨 로봇댄스 하는 것 같이 끊기면서 움직이는걸 볼 수 있습니다.
게임 거의 막바지에서 촉수들이 많이 나오는 배경에서는 정말 많이 이상합니다.
이것도 캡콤에서 일하는 프로들이 몰랐을 리는 없지요.
RE엔진 자체에 결함이나 한계가 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제작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부분이니 캡콤이 심각하게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길 바랍니다.
그런데 심각하게 생각한다면 아직도 이 모양일 수가 있을까요?
연출은 5때부터 한심스러운 블록버스터 영화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원래도 독보적인 스타일이 있다기보다는 아예 별 신경을 안 쓴것 같은 연출이었기는 하지만
금칠 한 대량생산품 액션영화 같이 만들 바에는 차라리 힘을 빼고 게임성에만 집중하던가
아니면 연출 방향성을 잡고 그에 맞는 독자적 스타일이 있는 연출가를 별도로 고용하던가 둘 중에 하나로 하는게 좋지 싶습니다.
특히나 한심스러운 부분은 게임의 가장 중요한 조미료라고도 볼 수 있는 보스전에서의 변신 디자인과 연출입니다.
본래 형체를 알아볼수도 없는 변신을 한 다음에 괜히 웃고, 괜히 소리 지르기만 하는건 언제까지 계속될까요?
그런 연출 외에는 아이디어가 없다면 차라리 입을 다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만,
어쩌면 그게 RE 스타일이라고 강변하는 부분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음악은 3 리메이크에서는 아예 시시해서 존재감이 없더니, 이번 8에서는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음악과 시시한 것들을 섞었습니다.
죠스가 나올 것 같기도 했다가, 시카리오에서 빌려 온 음악을 깔은 것 같다가, 음악이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다가 합니다.
RE 시리즈는 음악적 정체성은 없습니다.
음향적으로는 효과음과 총기음을 전작들로부터 전부 재활용했기 때문에 느낌이 이어진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구두쇠.
7에도 했던, 분위기 한층 저렴해지게 만드는 테마송이 처음부터 안 나오는걸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해야겠습니다.
하지만 엔딩에 테마송이 나옵니다.
아이 저렴해.
바이오하자드는 원래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특수부대가 생물병기 바이러스 유출로 벌어진 사태를 수습한다"만 세워놓고 만든 게임으로 기억합니다.
개임성은 많이 변했고, 연출은 대체 뭘 어떻게 하고 싶은건지 모르게 정신없이 막 만드니
결국 이상해져서 저는 6는 하지도 않았습니다.
7 만들었을 때는 일단은 이름이 바이오하자드니까 해보기는 했고, 그럭저럭 괜찮은 게임이긴 했지만
지금도 왜 바이오하자드 이름을 붙인건지는 이해가 안 됩니다.
마지막에 크리스 레드필드 나오니까?
아무 상관도 없는 게임에 크리스가 나타나는 것 뿐이라고 하는게 더 정확하지요.
8은 7에서 이어지는 스토리입니다.
하지만 크리스 레드필드가 스토리의 주요인물이고, 우산회사 엄브렐라 로고가 힐끔힐끔 나온다는 점에서는 좀 더 바이오하자드와 연결점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억지스러운 느낌이 상당합니다.
더 많이 넣으면 너무 이상할까봐 아주 조금만 넣었나?
그래서 8도 바이오하자드라는 브랜드와는 상관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7에서 아예 새 IP를 시작했어야 했습니다.
이미 늦었으니, 다음 바이오하자드 게임에서 무슨 억지를 부릴지 봅시다.
저는 알버트 웨스커가 좋아요.
알버트 웨스커를 주인공으로 한 원래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에서 완전히 상관이 없는 게임으로 보면,
빌리지는 괜찮은 총 게임입니다.
도망 다니면서 총 쏘고 다니기에는 불리한 체계로 만들어져 있어서 결국은 상황에 맞게 무기를 돌려쓰며 다 뽀개버리는 스타일이 되지만,
가끔은 약점을 노려야 하는 적도 나오고, 궁지에 몰렸을 때는 방어를 굳히거나 타이밍에 맞춘 더 효과적인 방어를 사용하는 등,
재미있게 총놀이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물고기 아저씨랑 인형 아가씨는 좀 많이 재미 없었지만,
인기 높은 거인 아주머니와 털보 매그니토는 보기에도 괜찮아서 분위기도 좋습니다.
드리트리스쿠를 상당히 소모적으로 사용 해 버렸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제작측이 드리트리스쿠 인기를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던 인터뷰가 진심이었다는걸 확인할 수 있었어요.
캡콤은 가슴을 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게다가 보스전에서 변신 한 모습은 원래 모습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형태다보니 좋은 기회를 날려버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성우들은 전부 줄창 과장된 연기를 하지만, 그런걸 좋아하는 분들도 있겠지요.
게임 분량도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즉사 이벤트가 여기저기 있어서 안 죽고 클리어하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무기 종류는 다양하다고는 못 하겠지만 기본적인 종류들은 있고,
"이 종류 적에게는 반드시 이 무기" 같은 철칙 없이, 무기 위력과 발사속도만 생각해서 쓰면 되는 부분이 좋았습니다.
용병모드가 드디어 들어가서, 더욱 총 게임으로 갖고 놀고 싶으신 분들에게 어필하겠지요.
아버지의 이야기는 끝이 났다고 합니다.
엔딩에서 에단 딸의 정체를 묘하게 만드는 언급이 있으니, 차기작은 7,8 스토리 줄기를 이어갈거라고 생각해도 되겠습니다.
생물병기 바이러스 얘기는 이제 안 나오나..
웨스커 안 나오나..
캡콤에게는 7을 할 때도 생각했던 질문이 그대로 남습니다.
그래서 이게 왜 바이오하자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