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게임은 정말 만들다 만 게임입니다.
어릴 적 로보캅 1을 봤던 그 추억으로 했지만 PSN 무료게임 아니었으면 절대 내 돈 주고 사서 할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재미가 아예 없는 건 아닌데, 편의기능과 디테일을 전부 국에 말아먹은 퀄리티가 이 게임은 내돈 주고 할 게 아니라는 반증입니다.
일단 전투는, 나름 적들이 팡팡 터지고(?) 호쾌하긴 한데, 로보캅의 주무기인 오토 9이 총알을 발사할 때 내뿜던 불꽃 같은 디테일이 전혀 없습니다. 그냥 소리만 드르륵 드르륵 이러고 땡 입니다.
그리고 점프야 뭐 원작에서도 그런 거 없었으니 알겠는데 은폐 엄폐 정도는 넣어야 함에도 그냥 꼿꼿이 서는 거 밖에 없네요. 그러다보니 전투 자체가 재미가 없어요. 수류탄 날라오는 것도 그냥 다 맞아줘야 하는데, 이런 디테일을 못살리니 재미가 급락합니다.
에임도 이상합니다. FPS나 총기 액션 게임 경험이 어느 정도 있으면 이쯤 쏘면 맞겠다 싶은 타이밍에 거진 빗나가더군요. 거기다 내 기억으론 로보캅은 반동 자체가 없었는데 겁나 튀네요. 다른 무기는 몰라도 전용 무기는 일직선으로 쫘라라라락 갈기는데 왜 반동제어가 안되서 팔이 들리는지;;
전투용 스킬 중에 쓸만한 건 실드 뿐이고 돌진이나 충격파는 정말 쓸모가 없습니다. 죄다 원거리 전투인데 걔네들한테 가는 길에 총알받이 되서 뒤지기 직전이 됩니다. 그리고 귀중품이나 주요 템들 맵에 띄울 수 있게 해주는 스킬도 어떤 맵에선 OCP박스가 안뜨는 것도 자주 있습니다. 적어도 다른 무기 쥐고 썼을 때 유용한 스킬은 넣어야 하는데 하나도 없습니다. 암만 다른 무기 써봐야 좀만 쓰면 탄 수급도 안되서 그냥 주무기만 쓰는 게 낫습니다.
ED-209가 원작에서 무슨 짐승소리 내고 그로울링 했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갑자기 오작동 일으키는 개연성이 좀 뜬금없었고 피통만 더럽게 큰 적이고, 내가 약점을 타격했을 때의 이펙트도 없고..어렸을 때 영화로 봤던 임팩트가 하나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히든퀘든 서브퀘든 메인퀘든 완료했으면 각각 카테고리를 따로 나눠서 보게끔 해야 하는데 전부 완료 아래로 뭉뚱그려놔서 나중에 보면 이걸 언제 했는지 어디서 나온 건지 추적이 어려워요. 그리고 메인퀘를 제외한 나머지는 어디서 무슨 퀘가 뜰 지 특정 지역을 이동해야 알 수가 있어서 맵을 싹싹 뒤지지 않으면 놓치고 그냥 넘어갑니다.
저 같은 경우는 원래 이런 류의 게임을 할 때 맵 싹 흝고 다니는 편인데도 하나 놓쳤네요.
맵 보는 것도 층별로 볼 수 없게 해놨습니다. 개인적으로 제일 이해가 안되고 어처구니없던 거였습니다. 맵 자체가 복잡하진 않은데 그렇다고 층별 구분도 아주 확실하게 됐다고도 못합니다. 그런데도 구분해서 볼 수 없다니..기본이 안되있구나 싶더군요.
이건 개인적인 거지만 로보캅이라는 캐릭터 특성을 너무 죽여놨습니다. 심박수도 볼 수 있고 체온으로 숨어있는 적도 볼 수 있는 걸로 기억하는데 기술이 딸린 건지 그거까지 만들 돈과 시간이 없었던 건지 엄청나게 너프를 먹여놨습니다. 차라리 쓸데없는 스킬 쳐내고 그런 기능들을 스킬로 나오게끔 하던가..
치명적이진 않은데 짜증나는 버그 몇가지라면, 탄환 발사 수(한 번 발사할 때 몇발 나갈 지)가 조절이 안됩니다. 한 번 변경 후에 다시 바꿀수가 없어서 그냥 포기했습니다. 그리고 트로피 이미지 버그도 있네요.
장점이 그나마 몇가지 있다면, 트로피 따기 정말 쉽습니다. 좀만 움직이면 어지간해선 못푸는 퍼즐, 못찾는 템 없습니다.
범인 잡는 재미도 나름 있고 1인칭이라서 로보캅에 몰입하는 느낌은 그나마 잘 살렸다고 봅니다.
그리고 주요 NPC들과 대화하면서 뭘 선택하느냐에 따라 엔딩이나 관계에 변화가 생긴다는 점도 좋더군요.
트로피 다 딸 겸 천천히 하니깐 38시간 걸렸는데, 다회차 요소가 아예 없다곤 못하지만 굳이 다회차를 해야 할 필요도 없습니다. 앞서 말한 단점과 까먹은 단점들 다 합해서 이건 플래 땄으면 그대로 끝인 게임이며
로보캅이라는 나름 유명한 ip를 가져와서는 제대로 살리지도 못하고 유명세에 기대 날로 먹으려는 게 곳곳에 보여서 PSN 플러스 아니었으면 쳐다도 안봤을 절대 69,800원 값어치는 못하는 게임이기 때문입니다.좀 더 역량있는 제작사가 맡았으면 훨씬 몰입하면서 즐겼을텐데..
이게 제작사의 가진 바 최선의 결과물이라면 앞으로 다른 작품을 만들어도 이거처럼 만들다 만 걸 풀프라이스로 내놓겠구나 싶네요
